[지금은 과학] 플라스틱 쓰레기 처리, 해법 찾았다


화학연, 플라스틱 분해 미생물 빠르게 찾는 키트 개발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플라스틱은 잘 썩지 않는다. 바다에 둥둥 떠다니며 잘게 부서져 물고기가 먹고 이를 인류가 다시 먹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플라스틱 분해 미생물을 쉽고 빠르게 찾아낼 수 있는 키트가 개발됐다. 키트를 통해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미생물을 많이 확보하면 앞으로 플라스틱 쓰레기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와 일회용품 사용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플라스틱은 자연에서 분해가 잘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미생물들은 플라스틱을 먹이로 삼지 않는다.

플라스틱 마이크로 스프레이 선별배지 제작과 미생물 분리 과정. [사진=화학연]

특정 미생물들은 분해 효소를 분비해 플라스틱을 영양분으로 섭취한다. 지구에는 인간이 아직 밝혀내지 못한 미생물이 90% 이상 존재하기 때문에 어디에 플라스틱 분해 미생물이 있을지 모른다.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연구팀이 석유계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미생물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기존에 이 미생물들을 찾는 방법은 수년에서 수십년의 시간이 걸렸다. 플라스틱 조각을 흙이나 강·바다에 놓고 썩을 조짐이 보일 때까지 기다린 다음, 그것을 꺼내 썩은 부분 주위의 미생물들을 채취하고 배양하는 방법이다. 플라스틱은 잘 썩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어려웠다.

플라스틱 분해 미생물을 빠르고 간편하게 찾아낼 수 있는 스크리닝 키트를 한국화학연구원 오동엽·신기영 박사팀이 개발했다. 이 키트를 활용하면 1주일 안에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미생물들을 찾아낼 수 있다.

스크리닝 키트는 손바닥 크기의 둥근 샬레(유리로 만든 납작한 원통형 용기)다. 우선 빈 샬레에 미생물이 살 수 있는 얇은 땅(배지)을 깐다. 그 위에 플라스틱을 녹인 용액을 스프레이로 뿌려 마이크로 사이즈로 코팅한다.

이어 수많은 미생물이 살고 있는 강물이나 해수, 흙탕물 등을 뿌리면 이 안의 특정 미생물들이 플라스틱 코팅된 부분을 먹어치운다. 플라스틱이 없어지면 배지만 드러나 이 부분 색깔이 투명해진다. 투명해진 부분에 있는 미생물들을 도구로 조심스럽게 긁어서 채취한다.

이 모든 과정은 일주일 안에 끝난다. 플라스틱을 작은 크기인 직경 20 마이크로 미만의 사이즈로 코팅했기 때문에 표면적이 넓어 미생물이 빠르게 분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플라스틱을 영양분으로 삼은 미생물이 짙은 농도로 번식하고 생장하는 것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추출도 간편하게 할 수 있다.

키트를 통해 연구팀은 플라스틱 필름을 분해할 수 있는 미생물을 하수 처리장과 토양으로부터 3일 이내에 추출해냈다. 추출한 미생물을 배양한 곳에 1cm x 1cm 면적의 100마이크로 두께 필름을 넣으면 2주 안에 분해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이 키트를 활용해 플라스틱 분해 미생물 균주를 다양하게 확보하고 대량생산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미생물들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플라스틱을 분해하는지 등을 연구해 생분해 플라스틱 제조 기술에도 활용할 예정이다.

연구책임자 오동엽 박사는 “플라스틱 자연 분해는 미생물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공정, 유통하고 공급하는 과정 등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에 당장 상용화되기는 어렵다”며 “기후위기가 심각해지고 있어 플라스틱 분해 미생물들의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연구실들은 플라스틱 분해 미생물 리스트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국가적 자산으로 확보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분해 미생물들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키트가 상용화되면 국내 연구실들이 플라스틱 분해 미생물을 빠르고 쉽게 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박사는 “현재 플라스틱을 처리하는 방법은 소각과 매립 등인데 앞으로 이 또한 환경문제와 포화 상태 등으로 어려울 것”이라며 “지자체별로 처리장을 만들어 미생물을 이용한 분해를 통해 플라스틱 문제에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 동영상 보기(https://youtu.be/mGm9F3FvFCs)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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