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메인 관리기관 분리 논쟁은 '철학'의 문제...법률 공청회 이모저모

 


인터넷주소자원(도메인)은 공공자원일까, 아니면 민간재일까. 인터넷 주소 정책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공공적인 측면이 강조되고, 주소를 관리하는 기능 자체로 보면 산업적인 성격이 크다.

15일 국회도서관 지하 회의실에서 유승희 의원(열린우리)이 주최한 '인터넷주소자원에관한법률 개정안 공청회'에서는 시장주의 신봉자, 예산정책담당자, 정부관료, 법조계 및 업계 인사, 시민단체, 네티즌 등 다양한 사람이 모여 도메인의 성격과 이에따른 법적인 체계 마련을 논의했다.

이날 공청회는 유승희 의원이 지난 해 '인터넷주소자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제출하면서 각계 의견을 듣기 위해 준비된 것.

유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의 골자는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인터넷주소관리기관의 업무를 분리하자는 것이다. 예산편성 및 운영에도 문제가 있고, 공공적 업무(분쟁조정)와 영리적 업무(등록업무)가 혼재돼 발행되는 혼란을 줄이자는 말이다.

공청회에서는 정통부 담당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업계 대표로 참가한 (주)아사달의 서창녕 사장은 ".kr에 대한 인터넷주소관리업무가 진흥원에서 분리되더라도 완전 민영화해 2단계 도메인의 확장자별(co.kr, or.kr, pe.kr 등)로 별도의 관리기구를 운영하는 것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비현실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인터넷주소관리업무(KRNIC)가 진흥원에서 분리돼도, 당분간은 비영리법인 형태로 운영되면서 .kr에 대해 한꺼번에 관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예산전문가로 나선 전용수 분석관(국회예산정책처)은 "진흥원의 예산구조를 보면 일반 인터넷 이용자가 부담하는 도메인 등록수수료가 국가의 공공사업에 투입되는 것(인건비 등)으로, 소비자의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도 "미국의 경우도 캘리포니아 주법에 따른 비영리 법인인 ICANN이 초기에 미국 상무성 예산 지원을 받는 등 미국도 완전히 민영화되지는 않았다"고 밝혀 인터넷주소자원(도메인)에 대한 정부 개입에는 아직 국제적인 논란이 있음을 시사했다.

◆자유주의자와 정통부 관료간 논쟁...민간재 vs 공공자원

이날 주제발표자로 나선 김정호 자유기업원 원장은 "도메인네임 그자체는 공공재가 아니다"라면서 "공공재라면 민간이 공급하지 못하는 서비스거나 국민에게 공짜로 주는게 좋은 것이어야 하는데, 도메인은 민간이 공급가능하고 무료로 공급하면 세금으로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만큼 좋지 않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에따라 "정부는 주소자원의 유일성을 보장하고, 분쟁을 조정하는 역할만 하면 된다"면서 "인터넷 주소 관리권을 완전 민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강장진 정통부 서기관은 "도메인 이름이 공공재는 아니지만, 사적 재화도 아닌 공공자원"이라면서 "모든 인터넷 이용자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중요 정보통신 기반 시설인 만큼, 공공성과 책임성이 강조되려면 인터넷주소정책의 수립, 집행, 분쟁해결을 진흥원에서 모두 처리하는 현재의 법체계를 유지하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네티즌, 공공적 성격있지만, 분리돼야 맞다

하지만 이에대해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정책위원은 "인터넷 주소정책에서 공공적인 측면이 있다고 주소정책의 일반업무외에 기술적으로 주소를 관리하는 업무까지 국가 특수기관인 진흥원에서 담당해야 한다는 것은 틀린 말"이라면서 "전세계 등록도메인 20만 이상의 국가코드도메인 레지스트리를 살펴보면 총 15개 중에서 정부가 운영하거나 산하기관이 운영하는 국가는 3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비영리법인 시절의 한국인터넷정보센터(KRNIC)을 지난 2003년 법률을 만들면서 국가특수법인(한국인터넷진흥원)에 두게돼 오히려 후진국화됐다는 것이다.

김기중 동서법률 변호사도 "국가특수기관인 진흥원내에서 주소관리업무를 하게 되면, ICANN과의 계약시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ICANN과 계약시 정부가 캘리포니아주법에 근거한 비영리단체와 계약을 체결할 것인가, ICANN이 국내표준과 다른 기술을 계약으로 요구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국제법상의 문제를 제기했다.

이춘식 드림위즈 도메인동호회 관계자는 "한국인터넷진흥원 설립으로 인해 kr 도메인의 공공성과 상업성이 부조화되고 있다"면서 "특히 진흥원이 운영을 위해 kr 관련 비용을 레지스트라로 부터 너무 많이 받아가 레지스트라들이 kr에 대한 영업을 소홀히 하는 등 문제가 심각하며, 진흥원이 공인기관 선정시 친한 업체위주로 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는 이해봉 과정위 위원장, 홍창선 법안소위위원장(열린우리당 간사), 강성종 의원, 권선택 의원, 김낙순 의원, 서혜석 의원 등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당장 법안이 4월중 국회를 통과하면, 조직에 큰 변화가 생기는 한국인터넷진흥원 관계자는 패널로 참석하지 않아 아쉬움이 남았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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