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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모와 태아 위험한 ‘전치태반’…하이브리드수술로 막는다


서울아산병원, 제왕절개와 자궁동맥색전술을 함께 시행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태아의 생존과 성장에 필요한 영양을 공급하는 태반은 보통 자궁 내부 위쪽이나 옆쪽 등에 위치한다. 태반이 자궁 입구 가까이에 계속 위치해 태아가 나오는 길목을 덮고 있는 경우를 ‘전치태반’이라고 한다.

전치태반은 분만 전후 많은 양의 출혈을 일으킨다. 호흡곤란이나 쇼크 발생 가능성이 있다. 산모와 태아를 위협하는 질환이다. 분만 과정에서 과다 출혈이 예상되거나 분만 후 출혈이 지속하는 경우에는 자궁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을 막는 자궁동맥색전술을 신속하게 시행해야 한다.

전치태반 산모들의 출혈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고 안전하게 치료하기 위해 하이브리드수술실에서 제왕절개와 자궁동맥색전술을 함께 시행하는 시스템이 있다.

이미영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왼쪽 세 번째)가 산후출혈로 인해 자궁동맥색전술을 받은 전치태반 산모에게 분만 후 처치를 시행하고 있다. [사진=서울아산병원]
이미영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왼쪽 세 번째)가 산후출혈로 인해 자궁동맥색전술을 받은 전치태반 산모에게 분만 후 처치를 시행하고 있다. [사진=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산후출혈대응팀(원혜성, 정진훈, 이미영, 김소연 교수)이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전치태반으로 진단받은 고위험 산모에게 시행한 자궁동맥색전술의 성공률이 약 95%였다.

자궁동맥색전술은 사타구니의 대퇴동맥을 통해 작은 카테터를 삽입해 자궁에 혈액을 공급하는 자궁동맥에 접근하고 지혈제제를 직접 주입해 혈관을 막는 시술이다. 합병증이 매우 적은 편이다.

지난 10년 동안(2011년~2020년) 서울아산병원에서 출산한 산모는 총 2만6천914명이다. 이중 약 5%(1천312명)는 전치태반에 해당하는 고위험 산모였다. 전치태반은 태아가 자궁 입구를 통해 출생하는 것을 막고 있어 분만 전 많은 출혈이 발생할 수 있어 자연분만이 불가능하다. 서울아산병원을 찾은 전치태반 산모들 역시 모두 제왕절개를 통해 출산했다.

전치태반 산모 중 출산 후 출혈이 지속해 자궁동맥색전술을 받은 산모는 총 108명이었다. 이중 자궁동맥색전술 이후 자궁을 적출하게 된 6명을 제외하면 성공률은 94.4%로 나타났으며, 출혈로 인한 사망은 없었다.

과거에는 수술실에서 전치태반 산모에게 제왕절개를 시행한 후 출혈이 많은 경우에는 혈관조영실로 이동해 자궁동맥색전술을 시행했다. 이동 과정에 30분 이상이 걸렸다. 이동 시간만큼 출혈량이 증가하고 많은 수혈이 필요해 산모의 위험도 컸다.

최근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산후출혈대응팀은 전치태반 산모들의 출혈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고 안전하게 치료하기 위해 하이브리드수술실에서 제왕절개와 자궁동맥색전술을 함께 시행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하이브리드 수술실은 혈관의 중재적 시술뿐만 아니라 외과적 수술이 가능하도록 혈관조영 장비와 수술 장비를 모두 갖춘 첨단 수술실이다.

하이브리드수술실에서는 산부인과 의료팀이 산모의 제왕절개 수술을 진행하며, 영상의학과와 마취통증의학과 의료팀 협진이 이뤄진다. 영상의학과 의료진은 분만 전 전치태반 산모에게 카테터를 삽입해 시술을 준비하고, 분만 후 곧바로 자궁동맥색전술을 시행한다. 마취통증의학과 의료팀은 실시간으로 산모의 활력 징후를 체크하며 안정적으로 수술과 시술이 진행될 수 있도록 관리한다.

원혜성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장은 “전치태반 산모가 하이브리드수술실에서 제왕절개 수술과 자궁동맥색전술을 바로 안전하게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며 “산모에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이러한 노력으로 전치태반 산모의 출혈량을 현저히 줄일 수 있게 됐고 산모의 부담도 많이 감소시킬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정진훈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다른 병원에서 분만 후 과다 출혈로 위험에 처한 산모가 발생한 경우, 서울아산병원 산후출혈대응팀 교수와 바로 연락을 취해 즉각적으로 자궁동맥색전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핫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신속하게 시술을 준비하고 즉각 시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산모들을 안전하게 치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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