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삼성전자 3% 넘게 추락…반도체 업황 부담?

[아이뉴스24 오경선 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3% 이상 급락하고 있다. 삼성전자 우선주도 큰 폭으로 하락하며 6만원대로 주저앉았다.

디램 가격 하락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익성 악화 전망이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3% 이상 추락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3% 이상 급락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오스틴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 오스틴 반도체 LLC]

13일 오전 11시 2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2천700원(3.51%) 하락한 7만4천300원에 거래 중이다.

외국인이 628만4천주를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기관은 85만4천주를 순매수 중이다.

삼성전자 우선주도 3.48% 내린 6만9천3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해 3월 코로나19 사태 본격화와 함께 4만원대까지 추락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올해 초 9만원을 상회했다.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10만전자'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하지만 이후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도세가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며 완만한 하락세를 이어왔다. 최근엔 디램 가격 하락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익성 악화 전망이 힘을 얻으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의 주가 하락세가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메모리 반도체 업황 부진 전망 등 영향으로 최근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의 최근 3개월 주가 추이. [사진=네이버 증권]

모건스탠리는 지난 11일 '메모리, 겨울이 오고 있다(Memory-Winter is coming)'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기존 9만8천원에서 8만9천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1분기부터 경기 하강 국면에 접어들면서 디램 수급 구조가 재고 축적에 따라 공급과잉 상황으로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언택트 수요 둔화, IT 세트 출하 부진과 이에 따른 반도체 재고 증가 등 영향으로 향후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부정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PC, 스마트폰 등 전방 제품 수요 부진에도 불구하고 높은 출하 증가율과 가격 상승률을 보여온 디램 업황에서도 최근 강한 둔화 조짐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2분기까지 매분기 초반에 예상보다 높은 수준으로 체결돼 온 고정거래 가격이 3분기에 들어서는 7월 말에 가서야 예상보다 낮은 인상폭으로 결정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이는 고정거래 가격 인상에 대한 고객들의 저항이 강하기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3분기 고정거래 가격의 상승과 현물가격의 하락이 동시에 발생하며 주력 디램 제품의 현물가격이 고정거래 가격을 하회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역사적으로 볼 때 이러한 상황의 발생은 향후 고정거래 가격의 하락과 반도체 업황 및 업체 실적의 둔화를 암시하는 시그널로 작용한 경우가 많았다"고 관측했다.

이어 "현물가격이 3분기 고정거래 가격보다 15% 가량 낮은 상황이므로 고객들은 4분기 가격 협상 시 PC 디램 고정거래 가격의 인하를 주장할 것이며, 연쇄적으로 서버 디램, 모바일 디램 가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일각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으로 본격적으로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미국 내 170억 달러(약 19조원)의 첨단 반도체 공정 구축을 공식화했다. 공장 건설지로 파운드리 공장이 위치한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회사 측이 지역과 가동 시기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은 상황이다.

/오경선 기자(seono@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