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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식품 vs 제약' 건기식 시장 놓고 '격돌'…승자 누가 될까


지난해 건기식 생산 실적 증가세…홍삼 독보적 1위 속 다양한 제품 '봇물'

[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식품기업과 제약사의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과거 KGC인삼공사를 필두로 한 홍삼 제품이 대부분이던 건기식 시장이 다양한 제품군의 등장으로 지속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서로 전문영역을 확보하기 위한 기업 간의 경쟁 구도가 가열되는 추세다.

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기식 생산 실적은 2조 2천642억원으로 전년(1조9천464억원) 대비 16.3% 증가했다. 최근 건강기능식품 생산 성장세는 2018년 16.6%, 2019년 12.6%, 2020년 16.3% 등 매년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 제품들 모습 [사진=건강스토어 캡처]
프로바이오틱스 제품들 모습 [사진=건강스토어 캡처]

◆ 프로바이오틱스, 시장 성장 '가속'

해외에서 생산되어 직수입되는 제품군까지 더하면 시장은 갑절로 커진다. 지난해 국내 총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4조9천억원(건기식협회) 규모로 집계됐다. 업계는 2030년까지 시장이 2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홍삼의 점유율이 여전히 높다. 홍삼은 29.4% 점유율을 차지했고, 개별인정형 건기식(식약처 심사를 거쳐 인정받은 영업자만이 사용할 수 있는 원료)은 18.6%, 프로바이오틱스 13.8%, 비타민 및 무기질 11.7%, EPA와 DHA 함유 유지(오메가-3)는 3.9%으로 상위 5개 품목인 77.4%를 차지했다.

하지만 성장세로 보면 프로바이오틱스가 홍삼보다 가파르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최근 4년간 건기식 시장에서 독주하며 2.4배 성장했다. 홍삼이 여전히 1위지만 현 추세라면 5년 후 프로바이오틱스가 홍삼을 제치고 건기식 1위로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을 이끄는 건 종근당건강이 2016년 선보인 '락토핏'이다. 종근당건강에 따르면 지난해 락토핏 5종 판매량은 3천200만여통, 출고가 기준 매출은 2천650억원에 달한다.

판매가 기준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에서 1위 락토핏 점유율은 40%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락토핏에 이어 에스더포뮬러의 '여에스더 유산균'과 CJ제일제당의 'CJ바이오생유산균'이 시장점유율 2~3위를 달린다.

유한양행도 최근 유산균 전문업체인 메디오젠과 손잡고 프로바이오틱스 브랜드 '와이즈바이옴'을 만들었다. 경쟁 제품보다 균주 수를 대폭 늘려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이 밖에 일동제약 '지큐랩', 대원제약 '장대원', JW생활건강 '마이코드 신바이오틱스' 등이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hy(옛 한국야쿠르트)는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를 원료로 건강기능식품 사업 확장을 노리고 있는 기업에 균주 자체를 판매하는 방식이다. hy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4천750㎏의 프로바이오틱스 원료 분말을 기업에 판매했다. hy는 유산균 제조 기술을 중심으로 종근당건강 등에 원료를 공급하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 외에도 비타민, 오메가3, 루테인 등의 영역에서 업계의 치열한 점유율 경쟁이 예상된다.

매일유업 셀렉스 제품 [사진=매일유업]
매일유업 셀렉스 제품 [사진=매일유업]

◆ 식품업계, 건기식 사업부 강화·이종 협업 강화 움직임

회사별로 보면 CJ제일제당은 사업 강화를 위해 건강사업부(CIC)를 분할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맞춤형 건기식으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신한라이프와 업무협약(MOU)를 맺고 데이터를 통한 맞춤형 제품을 판매하기로 한 것이다. 신한라이프 고객은 신장, 체성분, 혈압, 스트레스 등 건강상태를 점검한 후,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 간호사에게 영양제를 추천받는다.

풀무원건강생활은 갱년기 제품과 장 건강 제품, 식물성 단백질 제품에 주력하고 있다. 풀무원건강생활 개인맞춤형 건기식 '퍼팩' 역시 소비자 장 건강을 위해 출시됐으며 올해 1월 마이크로바이옴과 유전자 분석 기업인 테라젠바이오와 장내 미생물 분석에 기반한 '개인맞춤영양' 건기식 제공 협약을 맺기도 했다.

매일유업은 전문성을 살려 '셀렉스' 브랜드로 단백질 보충제 등을 개발했다. 분말, 바, 음료 등 다양한 형태로 출시해 섭취 편의성을 높인 점이 특징이다. 셀렉스는 출시 2년여 만에 누적 매출 1천억원을 넘겼다. 이 회사는 우유 추출물로 만든 피부건강용 제품인 '셀렉스 밀크세라마이드'와 식이섬유 함량이 높은 유산균 제품인 '썬화이버 프리바이오틱스' 등으로 상품군을 늘리고 있다.

제약기업들은 전문성을 강화한 다양한 제품군을 내놓으며 시장을 다각화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백수오 건기식 업체인 내츄럴엔도텍의 전환사채를 매수하고, 갱년기 여성 건기식 시장에 진출했다.

JW홀딩스의 자회사 JW생활건강은 지난해 맞춤형 건기식 브랜드 '마이코드'를 론칭했다. 올해 '마이코드 쏘팔메토&옥타코사놀&아연', '마이코드 퓨어웨이C', '마이코드 엠에스엠' 등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 6월에는 제품을 조제약 형태로 단위 포장해 복용편의성을 높인 '마이코드 모먼트 팩' 3종을 선보였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건기식 신제품 6종을 출시하면서 신규 사업 확대에 나섰다. 최근에는 자사 건강기능식품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달부터 '2021 건강기능식품 영상 콘테스'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위해 신규 사업목적에 건기식을 추가한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있다. 셀트리온은 사업목적에 '화장품 및 건강기능식품의 제조, 수출, 도매 및 판매업'을 추가했다. 안국약품 역시 사업목적에 '건강기능식품 제조업, 수입업 및 판매업'을 추가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건강기능식품 매출을 일종의 캐시카우(현금 확보 수입원)로 만들기 위해 접근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신약 개발을 위해 많은 투자금이 필요한데 종근당 '락토핏'이나 동화제약 '박카스' 같은 스테디셀러 제품이 있으면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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