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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고소득자 자산 '밀착관리'로 인터넷은행에 승부수


은행 중·저신용 대출 시장 점유율 감소…고소득 차주는 63.2%

카카오페이 자산관리 서비스  [사진=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 자산관리 서비스 [사진=카카오페이]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은행권이 카카오뱅크를 비롯한 인터넷전문은행 등 다양한 플레이어의 등장으로 중·저신용 차주 비중이 줄고 고신용·고소득자 유입이 늘면서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WM) 서비스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30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6년말에서 지난 3월말까지 중저신용 대출 시장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35.2%에서 30.1%로 감소했다. 중저신용자 대출시장 점유율 증가세도 1.9%에 그쳤다. 같은 기간 고신용자 대출시장 점유율은 2016년말 83%에서 2021년 3월말 85.2%로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은행권 신용·고액자산가 유입 늘어…자산관리 서비스 박차

은행권은 지난해 고신용자 대출이 2017~2019년중 연평균 11.2%에 비해 21.2%로 크게 증가했는데 주택과 주식 등 자산시장으로 유입되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지난해 주택가격이 크게 상승한 지역에서 고신용자대출이 증가한 경향을 보인 것을 고려하면 고신용·고액자산가 유입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올해 1분기 말 은행권의 고신용 차주에 대한 대출비중은 75.5%로 전년말 대비 0.2%포인트 상승했으며, 고소득 차주 비중은 63.2%에 이른다. 2020년말 국내은행의 자산신탁 상호거래 규모 또한 239조3천억원으로 가장 크다.

은행권에 고신용 고액자산가가 유입되는 기간동안 중·저신용 대출은 비은행 기관으로 흘렀다. 같은 기간 카드사와 저축은행 등 비은행금융사의 중·저신용자 대출은 연평균 7.6% 증가했다.

은행권의 중·저신용 대출 경쟁력을 공격하는 건 비은행 뿐이 아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단순한 상품과 서비스로 중저신용대출을 늘리며 기존은행권을 위협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오는 2023년까지 중저신용 대출 비중을 ▲토스뱅크 44% ▲카카오뱅크 30% ▲케이뱅크 32%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박선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수석연구원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상품구성과 서비스는 사용자 중심의 단순함을 추구하는데 이는 무겁고 복잡할 수밖에 없는 기존은행의 에플리케이션(앱)에서는 발현되기 어려운 특징"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해 비대면 무점포 방식의 영업방식을 도입, 조직 내 활력과 효율성 개선의 동기를 마련할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시중은행에선 인터넷전문은행 및 비은행권과의 차별화 방안으로 자산관리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4년여만에 강북지역서 30억원 이상의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클럽원 한남'을 개설했으며 상속·증여, 부동산 세금, 가업승계 등 다양한 분야의 축적된 컨설팅 노하우를 담은 '세금·법률 상담 핸드북'을 발간해 전 지점에 배포했다.

우리은행은 고액자산가 대상 자산관리 특화 점포 '투 체어스 익스쿨시브' 2개점과 '투 체어스 프리미엄' 7개점 등 9곳으로 늘렸다. 이들 점포는 금융자산 30억 이상의 초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세무·부동산 분야 등 자산관리 전문 PB가 배치돼 한 번에 종합금융컨설팅을 제공 받을 수 있는 곳이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서울지역 4곳에서 시범 운영했던 자산관리 특화점포 '올(All) 100 종합자산관리센터'를 올해 들어 전국으로 확대·편성했다.

신한은행도 전국 26곳에서 자산 50억원 이상의 PWM프리빌리지 등 복합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국민은행은 자산 30억원 이상의 스타PB센터와 은퇴자산관리 특화 점포 6곳을 운영 중이다.

◆WM수수료 수익도 쑥…자산관리 기반 핵심경쟁 강화해야

고액자산가 유입이 늘며 WM수수료 수익도 늘었다. 국민은행은 올해 상반기 2천910억 원의 WM 수수료 수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28%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19% 증가한 1천514억원을, 우리은행은 14% 늘어난 1천390억원을 거뒀다. 치열해진 경쟁 환경에서 새로운 활로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한 결과다.

박 연구원은 "시중은행의 경우 고유의 강점인 영업조직과 고객 로열티를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노력과 신규 사업참여 움직임이 강해진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자산관리부문 강화와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높아진 관심 자체가 이러한 노력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전문가들은 은행은 자산관리 역량을 기반으로 핵심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은 대출위주의 영업에서 대출과 자산관리 서비스를 연계하는 서비스로 전환하고, 초개인화된 서비스 개발을 통해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등 서비스 역량을 강화해 핵심 비즈니스 경쟁력을 제고해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또 "은행이 기존의 점포 네트워크, 전문인력, 서비스 역량 등에서의 강점을 토대로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킨 하이브리드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다면 빅테크에 대한 경쟁우위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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