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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전쟁] ④ GC녹십자, '삼바' 능가하는 코로나 수혜 기업된 까닭은


콜드체인 기반 필요한 mRNA 유통 시스템 갖춘 녹십자 매출 증가 예상

녹십자 백신 수송 모습 [사진=뉴시스]
녹십자 백신 수송 모습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GC녹십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백신전쟁'의 수혜자로 떠오르고 있다.

GC녹십자(녹십자)가 코로나19 백신인 모더나 국내 유통과 인허가 대행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비슷하거나 앞서는 매출을 거둬들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아직 마땅한 유통망을 갖추지 못하고 있어 녹십자나 다른 콜드체인 기반 바이오 유통 시스템을 갖춘 기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녹십자는 모더나 코로나19 백신(mRNA-1273)의 국내 유통과 인허가 대행으로 약 842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녹십자·정부·모더나 3자 계약에 따른 것이다.

◆ 녹십자, 정부와 모더나로 부터 유통 대행 비용 수령…"향후 매출 추가 증가 가능성도"

녹십자가 이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건 백신 유통에 대한 수수료를 정부와 모더나 측에서 두 번 받기 때문이다. 모더나는 mRNA 백신이기 때문에 콜드체인 유통이 필요하다. 이 지점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보다 강점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콜드체인은 온도를 저온으로 유지하면서 최종 소비지까지 저장·운송하는 유통 체계를 말한다. 원래 농산물 중에서도 극히 일부 품목에 사용되는 제한된 시장이었지만, 온도에 민감한 백신 등의 의약품이 등장하며 해당 시장의 중요성이 주목받는 추세다.

먼저 해당 유통 계약으로 녹십자는 정부로부터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2천만 명분(4천만 도즈)에 대한 유통 수수료 342억원을 받게 된다. 아울러 모더나로부터도 백신 유통 수수료를 받는다. 이 금액은 양 사 합의로 블라인드(비공개) 하기로 했지만, 업계에서는 500억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합친 금액이 842억 정도가 되는 것이다.

정부에서 받는 금액은 이미 확정됐다. 녹십자는 지난 2월 24일 조달청에서 공고한 '일반용역 모더나 mRNA-1273 백신 허가 및 국내 유통' 입찰에 단독 참여해 342억원을 써내 최종 낙찰자가 됐다. 이후 녹십자는 지난 3월 4일 모더나와 mRNA-1273의 국내 허가 및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녹십자 측은 "정부로부터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유통 수수료 342억원을 받는 건 결정된 사안이 맞다"라며 "모더나로부터 받는 수수료엔 녹십자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mRNA-1273' 품목 허가를 대행 수수료가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모더나 유통 대행을 녹십자가 딸 수 있었던 건 다른 대형 제약사와는 다르게 모더나가 한국에 지사를 두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통상 다국적 제약사의 한국지사가 국내 의약품 품목허가 업무를 담당한다. 이런 이유로 한국화이자, 한국얀센,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등이 자사 백신의 국내 품목허가 업무를 수행했다.

GC녹십자 CI [사진=GC녹십자]
GC녹십자 CI [사진=GC녹십자]

◆ 녹십자 모더나 유통 매출액, 삼성바이오로직스 계약건과 견줘도 밀리지 않은 규모

녹십자의 해당 매출은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완제생산(DP, Drug Product) 위탁생산(CMO)를 맡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예상 매출액과 견줘도 밀리지 않을 규모라는 분석이다.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더나 백신 DP 위탁생산 마진은 도즈당 1~2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그러므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마진 1달러에 4천만 도즈의 모더나 백신을 위탁생산하면 450억원, 2달러면 900억원 가량 매출액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계산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더나 백신 CMO 물량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업계 추정 수치를 보면 DP CMO 최대 마진율을 기록해야 녹십자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 투자 비용에서도 녹십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보다 이득을 본 것으로 예상된다. 녹십자는 독감백신을 유통하며 콜드체인(저온)전국 유통망을 갖춰놔, 모더나 백신 유통에 신규 투자 비용을 최소화했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백신 DP CMO는 처음이기 때문에 무균충전, 포장, 라벨링을 담당하는 DP라고 해도 시설구축과 공정에 일부 투자가 필요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 기반 코로나 백신은 민감한 제재이기에 기존 DP 설비로 다 커버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모더나 국내 공급량이 4천만 도즈 이상으로 늘어나면 녹십자는 다시 한번 수혜를 받을 전망이다. 국내에서 콜드체인 백신 유통이 가능한 업체는 녹십자와 SK바이오사이언스 둘 뿐이기 때문이다.

바이오업계 다른 한 관계자는 "삼바가 유통망을 자체적으로 갖추지 않는 이상 유통 대행 일부를 녹십자가 맡을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모더나 백신 구매량이 늘어날수록 녹십자가 추가 유통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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