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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은행권, 인터넷뱅크 공습에 위기감…개인대출 뺏길라


카뱅·케뱅 대출 등 점유율 증가…급성장에 은행권 위협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로고 [사진=아이뉴스24 DB]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로고 [사진=아이뉴스24 DB]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은행권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공습에 위기감을 드러냈다. 이들 인터넷은행들이 소매(리테일)금융 시장을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나이스신용평가에 의하면 지난 2019년과 2020년 카카오뱅크의 총자산 성장률은 각각 87.4%, 17.3%로 같은 기간 시중은행의 총자산 성장률인 8.2%, 8.4%보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 3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자산규모는 28조6천억원으로 지방은행인 광주은행의 26조8천억원과 제주은행의 18조6천억원을 추월했다. 케이뱅크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제휴에 힘입어 지난해 말 4조3천억원에서 올 3월 말 9조4천134억원으로 117% 성장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인터넷은행들의 빠른 개선세가 돋보인다.

카카오뱅크는 영업 3년차인 2019년 순이익 137억원으로 흑자전환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는 467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또 총자산순이익률(ROA)도 0.7%로 시중은행과 유사한 수준을 보이고 있는데, 지난 2018년 -0.2% 수준에 그쳤던 것을 고려하면 4년 만에 시중은행을 따라잡을 만큼 성장한 것이다.

◆인뱅, 리테일 대출시장 점유율 증가…증감속도 희비교차

이런 성장세는 소매금융에서 신용·가계대출을 중점 취급한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 3월 말 카카오뱅크의 대출비중은 가계신용대출 73.9%, 담보대출 26.1%다. 케이뱅크는 신용대출이 86.9%, 담보보대출이 13.1%를 차지했고 시중은행의 경우 가계대출 38.7%, 기업대출 44.8% 공공 및 기타대출 15.4%의 고른 분포를 보였다.

때문에 기업대출을 제외한 신용대출시장에서의 인터넷은행들의 점유율이 가팔라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개인신용대출 점유율은 9.2%, 신규대출점유율은 13%를 기록했다.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점유율은 평균 24% 가량이다. 아직까진 시중은행이 앞지르고 있는 모습이지만 가계신용대출 점유율 증감 속도에선 큰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한국신용평가가 지난 2017년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시중은행과 카카오뱅크의 가계대출 점유율 증감 속도를 비교한 결과 카카오뱅크는 5.8%를 보인 반면 하나은행은 4.1%가 감소하고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각각 1.3%, 1.5% 줄었다.

이를 들어 전문가들은 인터넷은행들의 성장 추세가 지속될 경우 기존 은행들이 가계신용대출 점유율을 뺏기고 은행권의 리테일 영업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위지원 한국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실장은 "인터넷전문은행 성장 추세가 지속돼 가계신용대출 시장 내 시장지위가 변동되고 디지털금융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라면서 "기존 은행은 디지털금융 대응이 미흡할 경우, 고객과의 접점이 줄어들어 리테일 영업기반이 축소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 달라진 은행권 위기의식…중장기적 플랜 필요한 때

은행권에서도 유래 없는 디지털전환과 맞물린 인터넷은행들의 성장에 따른 위기감을 드러냈다.

지난 21일 우리금융지주의 상반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황원철 우리은행 디지털그룹 부행장은 "해외에서도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금융규제 변화가 굉장히 빠르다"면서 "많은 변화가 이뤄지며 빅테크와 핀테크의 시장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는데 금융분야에서도 제조판매의 분리가 이뤄질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전날 하나금융지주도 실적발표와 함께 카카오뱅크 등의 성장을 의식한 리테일강화 전략을 내비쳤다.

이후승 하나금융지주 부사장(CFO, 재무총괄책임자)은 "카카오뱅크를 비롯해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중금리대출 시장을 중심으로 고객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리테일핵심 상품인 전세대출, 모빌리티, 부동산 등 다양한 제휴를 통해 생활금융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리테일강화 전략을 제시했다.

KB금융지주도 컨퍼런스콜에서 인터넷전문은행과 다른 시중은행의 비대면 상품 출시와 관련해 KB의 대응전략을 묻는 질문에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의 프로세스를 보완하고 개선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금융권에서도 작년과 비교해 위기의식이 크게 팽배해졌다는 소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작년까지는 네이버에서 소상공인대출을 출시했다 해도 빅테크와 인터넷은행에 크게 위협을 느끼지 않는 분위기였으나 현재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면서 "은행들이 자체 대환대출 플랫폼을 만들겠다 언급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은행들이 자본확충으로 인한 대출여력이 확대되며 중장기적으로 리테일시장의 위기의식을 불러오고 있는 만큼 기존 은행들이 중장기적으로 대응전략을 짜야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기필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실장은 "카카오뱅크가 IPO(기업공개)를 하면 2조5천억원 정도의 자금을 충원할 수 있고, 케이뱅크도 1조2천500억정도 유상증자를 했는데 그만큼 대출을 할 여력이 생겨 리테일시장 경쟁력이 커진다"며 그런 차원에서 은행들의 우려가 있는 건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인터넷은행들의 수익성과 시장 지위가 커지고 있는 데다 대환대출 플랫폼 등을 통해 핀테크의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어 당장 수익이 하락하진 않더라도 은행의 장기적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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