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액세스 가속화 위해 도서관들이 뭉쳤다


KISTI-한국대학도서관연합회-한국전문도서관협의회 협약 체결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학술정보의 자유로운 이용을 위한 '오픈액세스' 확산을 위해 도서관과 연구소 등 관련 단체들이 힘을 합쳤다.

22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원장 김재수)과 한국대학도서관연합회(KUCLA,회장 오세훈) , 한국전문도서관협의회(KSLA,회장 오정훈)는 오픈액세스 협력 추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각 기관이 주관 또는 운영하고 있는 기존 구독기반 전자정보 컨소시엄을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오픈액세스 기반으로 전환함으로써 고비용·독점적 학술정보 이용환경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체결됐다.

이들 기관은 국제 학술지에 논문을 출판하고 구독하기 위해 매년 수백억원의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국내 대학, 연구소들이 세계적인 대형 출판사들과의 구독 계약을 위해 분야별로 각각 구성한 컨소시엄을 운영하고 있다.

KUCLA는 국내 학술지 구독료의 약 80%를 지불하는 대학도서관 컨소시엄(KCUE 컨소시엄) 운영기관이며 KSLA는 연구소, 공공기관, 의료기관 등 전문도서관으로 구성된 협의체로서 전문도서관 컨소시엄(KESLI)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KISTI는 KESLI 컨소시엄 주관기관으로 오픈액세스 관련 연구 결과와 축적된 인프라를 지원한다.

국내 학술정보 수요자의 대부분을 커버하고 있는 세 기관이 오픈액세스 정책 확산과 오픈액세스 전환계약 추진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함으로써 대형 출판사를 대상으로 한 협상력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KISTI-KUCLA-KSLA가 오픈액세스 가속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왼쪽에서 네번째부터) 한국전문도서관협의회(KSLA) 오정훈 회장, KISTI 김재수 원장, 한국대학도서관연합회(KUCLA) 오세훈 회장[사진=KISTI]

학술지 구독료는 지난 수 십 년간 매년 물가상승률 대비 2~3배 가량 지속적으로 인상되면서 도서관의 구독료 부담을 가중시켜 왔다. 신규 저널과 과학논문 생산의 증가, 학술지 출판사 M&A에 의한 전자저널 패키지 대형화 그리고 독점재로서의 비탄력적 가격 등 구조적인 특성들이 학술지 구독료 인상의 주요 원인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보편화된 전자저널 빅딜에 의해 초창기에는 도서관들이 이용 가능한 전자저널을 비교적 적은 구독료로 크게 확대할 수 있었다. 초기 빅딜에서는 인쇄저널 시대의 출판사별 구독료에 약간의 추가비용을 더하면 해당 출판사의 모든 학술지를 전자적으로 이용하고 관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엘스비어(Elsevier), 스프링거 네이처(Springer Nature), 와일리(Wiley), 테일러 앤 프랜시스(Taylor & Francis) 등 빅4 출판사들은 매년 큰 폭의 가격 인상으로 학술지 수요자들을 힘들게 했다. 국내 대학과 연구기관들은 "출판사들은 32~42%에 이르는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지만 도서관들의 지불능력은 한계에 직면하게 되었다"며 어려움을 호소해 왔다. 엘스비어의 경우 국내 대학과 연구소로부터 연간 약 500억원의 구독료 매출을 올리면서, 논문 한 편당 약 3천달러의 출판료를 따로 받고 있지만 연구자들은 이같은 비용이 과연 현실적인지 의문을 제기해 왔다.

이 때문에 미국과 유럽의 많은 대학과 도서관 컨소시엄은 출판사에 대항해 빅딜 계약을 취소하는 한편 기존 구독료를 오픈액세스 출판비로 전환하는 오픈액세스 전환계약을 요구하고 있다.

전 세계 오픈액세스 전환계약 등록 사이트(https://esac-initiative.org/)에 의하면 지금까지 세계 34개국 45개 출판사에 대해 326건의 오픈액세스 계약이 체결됐으며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오픈액세스 계약은 주로 출판사별로 전년 구독료 수준의 비용을 지불하면서 출판과 열람 권한을 함께 확보하는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12월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산하 25개 출연연이 KISTI의 지원으로 엘스비어 출판사와 3년간의 오픈액세스 전환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학술지 접근성 확대와 함께 상당량의 오픈액세스 출판 권한을 확보한 바 있다.

김환민 KESLI 사무국장은 "NST-엘스비어 간의 오픈액세스 전환계약으로 출연연은 연간 약 15억원 정도의 비용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며 "이번 협약으로 도서관 단체가 서로 힘을 모으기로 함에 따라 앞으로 국내 연구계의 협상력이 커지는 것은 물론 오픈액세스 운동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세훈 KUCLA 회장은 “오픈액세스는 대학 학술지 구독료의 심각한 문제와 이중지불 문제를 해결하고, 정보접근 장벽을 낮춰 연구자의 학술커뮤니케이션을 보다 활성화시키기 위해 꼭 필요한 사항으로 이번 협약이 우리나라 오픈액세스 진전을 위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정훈 KSLA 회장도 “이 협약으로 오픈액세스 추진에 대학도서관과 전문도서관이 상호 협력하고 KISTI의 역량을 활용할 수 있게 되어 의미가 크다”고 하면서 “연구기관과 연구자가 오픈액세스를 적극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재정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재수 KISTI 원장은 “KISTI는 오픈사이언스를 구성하는 오픈액세스, 오픈데이터 그리고 오픈컬래버레이션을 통해 국가 R&D 혁신을 지원코자 한다. 도서관계에 이어져 온 공유와 협력의 문화가 오픈사이언스를 향한 첫 이정표인 오픈액세스를 꽃피울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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