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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동네방네]‘천덕꾸러기’ 은행나무가 ‘숨겨진 보물’ 된 사연


[아이뉴스24 윤준호 기자] 우리나라는 반만년 긴 역사만큼이나 지역마다 오래전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얘깃거리가 많습니다. 인구가 집중된 서울보다 화젯거리도 더 많습니다. 그렇지만 지방이라는 이유로 쏟아지는 뉴스 속에 묻히는 경우도 적지 않지요. 지난해부터 전국 취재망을 가동한 아이뉴스24가 전국의 얘깃거리와 화젯거리를 소개하는 'i동네방네'코너를 시작합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전라남도 장성군은 황룡강 상류지역인 황미르랜드에 조성된 ‘은행나무 수국길’이 숨겨진 명소로 알려지며 많은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은행나무 수국길은 황룡강 기슭에 위치한 작은 테마 정원이다. 황미르교를 건너 우측으로 향하면 만날 수 있다. 명칭 그대로, 은행나무와 수국이 조화를 이룬 곳으로 이색적인 풍광을 지녔다.

장성 황룡강 황미르랜드 은행나무 수국길.[사진=장성군]

이곳의 은행나무들은 여느 나무들과 달리 독특한 사연을 지니고 있다. 나무들은 80년대 장성군 동화면 면 소재지에 식재됐던 가로수다. 식재 초기에는 병충해에 강하고 가을마다 샛노랗게 거리를 장식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 나무가 자라나며, 열매들로 인한 악취가 마을 사람들을 곤혹스럽게 했다.

또 뿌리가 보도블록을 밀어내고 인근 가옥 및 주택 담벼락을 파손시키는 등 재산 피해도 유발했다.

참다못한 동화면 주민들은 나무를 제거해줄 것을 장성군에 요청했다.

군은 전담반을 구성해 자체 회의와 면밀한 현장 조사를 거쳤다. 그 결과, 굴취 작업 후 황룡강 황미르랜드 기슭에 이식하기로 했다. 주민들의 고충을 해결하면서 황룡강에 새로운 볼거리도 만들 수 있는 묘안이었다.

지난해 여름, 장성군은 총 101주의 은행나무 중 이식이 가능한 수목 69주를 황미르랜드 인근에 최종적으로 식재했다.

우여곡절도 겪었다. 심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장성 전역에 큰 장맛비가 내리는 바람에 은행나무 한 그루가 유실되고 말았다. 다행히도 비가 그친 뒤 발견해 다시 심을 수 있었다. 한동안 생명력을 회복하지 못하다가 올봄부터 새 이파리가 돋아나기 시작해 지역민들 사이에서 ‘희망의 상징’으로 알려지고 있다.

은행나무 주위를 아름답게 감싸고 있는 수국도 시선을 끈다. 초여름까지는 다채로운 빛깔의 원예수국(꽃수국)이 활짝 피었다가, 근래 들어서는 우윳빛 목수국이 절정이다. 은행나무 수국길과 함께 서삼장미터널 인근에서도 수국으로 장식된 아름다운 조경을 감상할 수 있다.

유두석 장성군수는 “동화면 주민들을 괴롭히던 천덕꾸러기 은행나무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숨겨진 보물로 다시 태어났다”면서 “장성 황룡강의 가을 풍경이 더욱 아름다운 노란빛으로 물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윤준호 기자(aa100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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