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과학] 오래 가고, 가볍고, 유연한 열전소재 나온다


화학연, 상온 인쇄공정으로 제작할 수 있는 유기 열전 소재 개발

제작된 유연열전소자. [사진=화학연]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오래 가면서 가볍고 유연한 열전 소재가 나왔다. 웨어러블 기기는 물론 사물인터넷, 스마트센서 등에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성능이 오래 가면서 가볍고 유연하며 인쇄 공정으로 값싸게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유기 열전 소재를 개발했다.

열전 소재는 열을 가했을 때 전기가 발생하는 소재를 말한다. 역으로 전기를 주입했을 때는 열을 발생시키거나 냉각시켜주는 소재이다. 열전 소재로는 크게 무기 소재, 유기 소재 등이 있다. 최근 고분자로 이뤄진 유기 소재에 관한 연구가 새롭게 진행되고 있다. 유기 소재는 무기 소재와 비교했을 때 가볍고, 잘 휘어지며, 상온에서 비교적 쉽고 저렴하게 만들 수 있다.

전기를 주입하면 열이 나거나 냉각되는 소재는 자동차 시트쿨러, 와인 냉장고, 냉온 정수기 등에 상용화돼 쓰이고 있다. 반대로 열을 가했을 때 전기가 발생하는 소재는 아직 상용화에 여러 제약이 있어 전 세계적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무기 소재는 금속 양이온으로만 구성돼 있거나 금속 원소들이 음이온과 결합해 만들어진 물질을 말한다. 반면 유기 소재는 탄소를 포함한 화학반응을 통해 만드는 화합물이다.

유기 열전 소재 중 대표적인 것이 ‘폴리티오펜’이라는 고분자 소재다. 고분자 소재는 보통 전기가 잘 흐르지 않는다. ‘폴리티오펜’이라는 특정 고분자 소재에 다른 물질을 첨가(도핑)하면 열전성능이 높아진다. 최근 이를 활용한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폴리티오펜을 활용한 소재는 일주일만 지나도 열전성능이 80% 이상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 중의 산소, 수분 등의 이유 때문이다. 화학연 조성윤 박사팀은 공기 중에 3주 이상 노출돼도 열전성능을 유지하는 새로운 폴리티오펜 활용 소재를 개발했다. 공기 중에서 장시간 성능이 지속하는 폴리티오펜 열전 소자 제작은 처음이다.

슬롯 다이 프린팅으로 열전 소자를 제작하는 과정. [사진=화학연]

연구팀은 ‘폴리티오펜’ 소재 위에 적은 양의 염화금을 녹인 용액을 발랐다. 폴리티오펜 소재와 염화금이 만나면 화학반응이 일어나 염화금 이온과 금 나노입자가 생성된다. 독특한 고분자 결정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 결정 구조 속 염화금 이온은 열전성능을 높여준다. 금 나노입자는 열전성능이 오래 유지될 수 있게 도움을 준다. 연구팀은 가장 오래 성능이 지속할 수 있는 염화금 농도를 찾아 극소량만 도포해도 성능이 지속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 개발한 소재는 신문을 인쇄하듯 찍어내는 프린팅 공정으로 상온에서 간단하고 값싸게 제작할 수 있다. 면적이 넓은 칼날이 붓처럼 소재를 바르는 방식의 ‘슬롯 다이 프린팅’으로 폴리티오펜 소재를 찍어낸 후 그 위에 염화금 용액을 도포하는 형태다.

연구결과(논문명: Highly efficient and air stable thermoelectric devices of poly(3-hexylthiophene) by dual doping of Au metal precursors)는 에너지 소재 분야 학술지 ‘나노 에너지(Nano Energy)’ 4월호 논문에 실렸다.

만들어진 유기열전소재는 가볍고 유연하기 때문에 앞으로 웨어러블 기기, 스마트센서, 사물인터넷 등에 적용할 수 있다. 차량이나 선박에 적용하면 폐열을 전기로 생산할 수 있다. 글로벌 마켓 리서치 회사인 IDTechEx의 시장조사를 보면 열전 소자 세계 시장규모는 2018년 2억 7천400만 달러에서 2022년에는 7억4천600만 달러로 연평균 약 54%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성윤 박사는 “그동안 유기열전소재와 관련해 많은 연구가 이뤄졌는데 공기 중에서 성능이 안정적으로 지속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소재는 전기전도성도 좋고 성능이 오래 가 앞으로 다른 전극 소재로도 적용이 확장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