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 탄소중립위, 출범한 지 얼마 됐다고 문패 바뀌나

2050 탄소중립위, 출범한 지 얼마 됐다고 문패 바뀌나

탄소 중립 기본법안에 ‘녹색성장’ 포함 두고 여야 물밑작업

[사진=아이뉴스24 DB]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출범한 지 한 달 정도 된 2050 탄소중립위원회(탄소중립위) 명칭이 바뀔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탄소중립위원회'에서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탄소중립위는 지난달 29일 출범했다. 탄소중립위의 근거 법률이 되는 ‘탄소중립 기본법안’은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대통령령으로 출범부터 하고 관련 법률은 국회에서 이른 시간에 만들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탄소중립위 문패가 바뀔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 것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법안소위원장을 맡은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녹색성장기본법’을 폐지하는 것에 동의하지 못하겠다고 강경하게 나오면서부터다.

임이자 의원은 최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전 세계적 탄소 중립 흐름에 맞춰 여당을 중심으로 녹색성장기본법 폐지를 시도하고 있다”며 “녹색성장법을 폐지하는 정파적 행동은 기후위기 대응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녹색성장’을 유지하면서 탄소 중립 기본법안을 만들자는 의견을 제시한 것이다.

여권으로서는 당혹스러운 상황과 맞닥트렸다. 탄소중립위 기본법률을 빨리 만들어야 하는데 관련 상임위 법안소위원장이 ‘녹색성장’ 없이는 심사할 수 없다고 버티면서다. 이런 가운데 여권을 중심으로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녹색성장’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의 전후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한 고위관계자는 “환노위 법안소위원장인 임이자 의원이 ‘녹색성장’이란 말을 넣지 않으면 절대 법안을 통과시킬 수 없다고 강경하게 나오면서 (여권이) 탄소 중립 관련 기본법을 어떻게든 통과시키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여당의 한 관계자는 “녹색성장은 과거 ‘그린워싱(형식적으로 환경을 지향하는 행태)’으로 많은 비판이 있었다”며 “탄소 중립은 녹색성장과 다른 시대적 필요에 의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강조했다. 다만 임이자 의원이 법안소위원장을 맡고 있어 여권을 중심으로 ‘녹색성장’을 포함해도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흐름이 유지된다면 ‘탄소중립 기본법’이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법’으로 바뀔 가능성도 없지 않다. 관련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2050 탄소중립위원회’ 명칭도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로 이름을 바꿔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28일 환노위 법안소위 심사를 앞두고 기후위기비상행동, 정의당 기후에너지정의특위, 강은미 정의당 의원 등은 “우리나라의 기후 정책을 실패하게 만든 녹색성장을 계속하면서 탄소 중립을 하자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법안 명칭이 바뀜에 따라 지난 5월 29일 출범한 탄소중립위원회의 명칭조차 대통령 소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후위기비상행동 측은 “과거 자신의 정부에서 실패한 녹색성장 정책에 대한 아무런 문제의식도 없는 제 1야당(국민의힘)이나, 기후악당 국가를 어떻게 벗어날지에 대해 고민도 없고 의지도 없이 대충 법안에 합의하려는 집권 다수당(더불어민주당)이나 둘 다 책임을 면할 길은 없다”며 “환노위는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안’ 심사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후위기비상행동 측은 “28일 환노위 법안소위는 이른바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법안’을 다룰 것”이라며 “그동안 7명의 의원이 대표 발의한 탄소 중립 관련 입법안들이 병합돼 논의되는 사실상 첫 회의”라고 설명했다.

기후위기비상행동 측은 “환경부와 전문위원의 통합의견으로 제시된 이 법안(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법안)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외면하고 녹색성장이라는 잘못된 정책 방향이 엉뚱하게 추가된 졸속 야합 법안”이라며 “충분한 논의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 마저 6월 국회 통과를 언급했다”고 비난했다.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