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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LG폰 철수로 '삼성 갤럭시 독과점' 우려…LG·애플 연합 대항마 될까


삼성전자, 시장서 80% 점유할 가능성 높아…"애플 판매처 확대로 부작용 줄어들 듯"

LG전자의 스마트폰을 쓰던 이용자 대부분은 삼성전자의 '갤럭시'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정소희 기자]
LG전자의 스마트폰을 쓰던 이용자 대부분은 삼성전자의 '갤럭시'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정소희 기자]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LG전자가 다음달 말 스마트폰 사업을 종료하게 됨에 따라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삼성 천하'로 재편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삼성전자의 독과점 현상 심화로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축소될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스마트폰을 쓰던 이용자 대부분은 삼성전자의 '갤럭시'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한국갤럽이 최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LG전자 스마트폰 이용자의 54%는 삼성전자 제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애플의 '아이폰'을 선택한 사람은 2%에 불과했고, LG전자 제품을 계속 쓰겠다는 응답도 17%로 여전히 높았다. 26%는 "모르겠다"거나 응답을 하지 않았다.

전체 스마트폰 사용자 가운데서는 가장 많은 65%가 다음에 구입할 브랜드로 삼성전자를 꼽았다. 애플은 20%, LG는 3%였다.

업계 관계자는 "LG폰 이용자 가운데 상당수는 40만원 이하의 중저가 제품을 사용하고 있어 가격대가 다양한 '갤럭시'를 더 선호하는 편"이라며 "안드로이드에 익숙해진 LG폰 사용자들이 독자 운영체제인 iOS를 사용하는 애플 '아이폰'보다는 같은 구글 안드로이드 OS를 공유하는 삼성 '갤럭시'를 선호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 LG폰 철수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 재편…삼성 독주 예고

이에 따라 국내 스마트폰 시장 재편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에서 삼성전자(65%)가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애플(20%)과 LG전자(13%)가 뒤를 따랐다. 이 중 LG전자가 철수하면 삼성전자는 70~80%를, 20~30%는 애플이 각각 가져갈 것으로 점쳐진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이 8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의 10명 가운데 8명은 별다른 대안 없이 삼성의 스마트폰을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 재편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정소희 기자]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 재편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정소희 기자]

일각에선 이번 일로 인해 소비자들의 제품 선택권이 줄어들 뿐 아니라 가격 부담도 더 커지는 등 상당한 부작용이 나타날 것으로 관측했다. 제조사와 협상해 소비자에게 지급될 보조금을 책정하는 이동통신사의 교섭력이 상당히 떨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업계 관계자는 "독점적 지위에 오르게 될 삼성전자 입장에선 중저가 스마트폰의 경우 마케팅 비용을 지출할 필요성이 줄어들 것"이라며 "이는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구입 부담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줄어들면 스마트폰 가격은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이미 한국의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란 점에서 향후 시장 움직임이 염려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LG전자는 그동안 삼성을 견제하며 스마트폰 시장 발전을 이끌었다"며 "제조사들의 경쟁은 가계 통신비 부담을 줄이는 핵심 요소로, 삼성과 LG의 경쟁은 스마트폰 성능의 상향 평준화는 물론 소비자 선택권과 혜택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통신 대리점의 입장에서도 고객에게 다양한 옵션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 구도는 유리하게 작용했다"며 "하지만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로 삼성전자의 독과점 구조가 자리 잡히게 되면서 고객은 물론, 관련 협력업체와 독과점 지위를 갖추고 있는 업체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애플 판매처 된 'LG 베스트샵'…긴장감 높아진 삼성

이 같은 상황 속에 LG전자가 애플과 손잡고 '아이폰' 판매처를 LG 베스트샵을 통해 넓히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삼성전자는 상당히 견제하는 눈치다. 국내 시장 점유율을 더 넓힐 수 있는 상황에서 애플이 LG전자 유통채널을 통해 '아이폰'을 판매하게 되면 목표치 달성에 제동이 걸릴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그동안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에 따른 LG폰 사용 고객들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시장에서 중고폰 보상, 15만원 추가 보상 등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내걸며 경쟁을 벌여왔다. 특히 애플은 이례적으로 자체 재원까지 투입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LG전자는 오는 8월 1일부터 전국 400여 개 LG베스트샵에서 애플 아이폰을 비롯해 아이패드와 애플워치를 판매할 예정이다. [사진=아이뉴스24 DB]
LG전자는 오는 8월 1일부터 전국 400여 개 LG베스트샵에서 애플 아이폰을 비롯해 아이패드와 애플워치를 판매할 예정이다. [사진=아이뉴스24 DB]

또 최근 애플이 LG전자와 손잡고 'LG 베스트샵'을 통해 '아이폰' 판매에 나서기로 결정하자 다급해진 삼성전자는 긴급회의까지 진행했다. 애플이 5G폰을 앞세워 빠르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상태에서 국내 판매처로 'LG 베스트샵'의 400여 개 매장까지 확보하면 기존 시장마저 빼앗길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미 전 세계 5G 스마트폰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애플에 뒤처진 모습을 보여 위기감은 더하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말 첫 5G폰 '아이폰12'를 출시한 후 올 1분기 5G 스마트폰 점유율 29.8%로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어 중국 오포(15.8%), 비보(14.3%)가 각각 2~3위를 차지했고, 삼성전자는 12.5%로 4위에 올랐다.

여기에 국내 시장 역시 애플이 빈틈을 빠르게 파고 들고 있어 삼성전자의 고민은 더욱 깊다. 업계에선 LG전자의 철수에 따른 애플의 국내 점유율이 올해 30%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65%, 애플 20%, LG전자 13%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그 동안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켜왔지만, 지난해 말 5G폰을 출시한 애플에 최근 5G폰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주는 등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며 "5G 스마트폰 점유율 확대가 시급해진 삼성전자가 LG전자 매장에서 판매되는 '아이폰'까지 견제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됐지만 뚜렷한 대응 방안도 내놓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만 애플과 LG전자의 협업은 이동통신 대리점들의 반발로 난감해진 모습이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LG전자의 아이폰 판매는 중소 유통망의 매출 하락에 직격탄을 가하는 것으로, 동반성장협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협약 중 '변동 시 협의 가능' 조항을 두고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하는 '변동' 사항이 생긴 만큼 상생 협약 내용을 다시 협의할 의지가 있다고 보고 '아이폰' 판매를 예정대로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반성장위원회도 LG전자의 '아이폰' 판매가 협약 위반이라고 단정짓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아이폰'을 LG 베스트샵을 통해 판매하는 것은 상황에 변수가 생긴 만큼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일로 보인다"며 "이 일로 기존 스마트폰 유통 구조가 더 투명해지면서 삼성전자 독과점 구조에서 발생할 수 있을 부작용들이 다소 해소돼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을 듯 하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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