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과의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 "지금은 평화가 유지되고 있지만, 언제든지 흔들릴 수 있는 취약한 평화"라고 말했다.
타임지는 24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문 대통령이 앉아있는 모습을 담은 7월 판 표지 사진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 조국을 치유하기 위한 마지막 시도에 나서'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 9일 화상으로 진행됐다. 공개한 표지에는 '마지막 제안(Final Offer)'이라는 제목과 함께 문 대통령의 전신 사진을 실었다. 문 대통령이 타임지 표지를 장식한 건 2017년 5월 이후 4년2개월 만이다.
타임지는 5월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보도하면서 백악관의 새 주인을 설득해 교착된 평화 프로세스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내년 3월 대통령 선출을 앞둔 상황에서 분단된 조국을 치유할 시간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음을 알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 대통령의 외교성과에 대해서도 상세히 실었다. 2018년 9월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서 한국 대통령으로서 처음 북한에서 연설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세 차례 정상회담을 비롯,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다섯 차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한 차례, 트럼프 대통령과 세 차례 정상회담 등 그간 엄청난 속도로 외교에 기세를 올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2019년 '하노이 노딜'로 북미협상이 교착되고 2020년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등 그 뒤 상황은 부진했다고 진단했다.
타임지는 인터뷰 중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남북 대화와 화해, 협력을 지지하고 있음은 분명하다"면서 칭찬을 쏟아냈다고 전했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 이후 보다 정치가로서 성숙한 바이든 대통령이 느리지만 조정되고 실질적으로 상황을 진전시켜 일을 마무리할 수 있길 바라고 있다며, 문 대통령이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고있다. 지금은 평화가 유지되고 있지만, 지금의 평화는 언제든지 흔들릴 수 있는 취약한 평화"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을 성격을 묻는 질문에 문 대통령은 "매우 솔직하고 의욕적이며 강한 결단력을 보여주었다. 국제적인 감각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타임지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김 위원장은 자신의 고모부와 이복형을 냉혹하게 살해했으며, 2014년 유엔 인권조사위원회(COI)의 역사적인 보고서에 따르면 몰살, 고문, 강간, 기근 장기화 야기 등 반인륜 범죄를 주도한 인물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타임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에 대해 비관적인 전문가의 의견도 비중 있게 실었다.
CIA 선임 애널리스트를 지낸 수미 테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매우 위험하다. 놀랄 만한 진전을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부산 동서대학교 션 오말리 교수는 "문 대통령은 퇴임 전 북한과 상당한 외교적 승리를 거두길 원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문 대통령은 실패한 대통령으로 여겨질 것이다. 문 대통령 역시 그렇게 생각하리라고, 나는 꽤 확신한다"고 말했다.
아시아 전문가인 존 딜러리 연세대 교수는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4월 재보궐 선거에서 참패한 데 대해 "한국 유권자들은 매우 국내적인 사안들에 집중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북한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진단했다.
타임지는 관여, 협상, 도발, 관계 소원, 화해라는 반복되는 고리를 어떻게 끊을 것인지에 관한 참신한 아이디어는 많지 않다며, 결국 이것이 문 대통령의 진정한 유산일 수 있다고 했다. 이에 테리 연구원은 "이 문제에 관한 진정한 해결책은 없다. 30년 넘도록 이런 식이었다"고 했다.
/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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