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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온에어] 고립무원 K-OTT…'넷플릭스'만 웃는다


콘텐츠 칸막이 칠 것이 아니라 공동투자 필요…업계 "치킨게임 그만둬야"

 [사진=그래픽=조은수 기자]
[사진=그래픽=조은수 기자]

[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토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K-OTT)가 '콘텐츠 칸막이'를 세우고 스스로 고립무원의 길로 빠졌다.

최근 OTT 콘텐츠 사용료 분쟁 이후 '티빙=CJ ENM, 웨이브=지상파' 등으로 영역이 구분되면서 결과적으로 CJ ENM, 지상파 등을 모두 제공하는 넷플릭스만 어부지리로 이득을 얻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17일 관련 업계는 콘텐츠 사용료 분쟁에 따른 'OTT 블랙아웃'은 결국 국내 OTT 경쟁력만 상실하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IPTV-CJ ENM 간 콘텐츠 사용료 갈등은 OTT에서의 사용료가 핵심이다. 지난 11일 LG유플러스 'U+모바일tv'에서 CJ ENM 실시간 방송이 종료된 상태다. 업계는 KT '시즌'에서도 CJ ENM 콘텐츠 송출이 중단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CJ ENM 측은 OTT에서의 콘텐츠 사용료 1천%를 올려달라고 하는데, 이는 결국 콘텐츠를 주지 않겠다는 말이나 마찬가지"라며 "결국 티빙에서만 CJ ENM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명분을 만들고 있던 셈"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자, 국내 OTT 간 '콘텐츠 칸막이'는 결국 지상파 3사 콘텐츠부터 CJ ENM까지 모두 볼 수 있는 넷플릭스 배만 불리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란 불안감이 커진 형국이다.

넷플릭스 하나면 SBS 드라마 '라켓소년단' 부터 tvN 드라마 '마인'까지 모두 시청할 수 있는데, 굳이 CJ ENM 콘텐츠를 보기 위해 티빙에 가입하고 지상파 콘텐츠를 보기 위해 웨이브에 각각 가입하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와 전문가들은 국내 OTT들은 치킨게임을 그만두고, 콘텐츠에 대한 공동 투자를 통해 협력해야 한다며, 넷플릭스에 대적할 양질의 콘텐츠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할 때 라고 당부했다.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도 "이런 식으로 토종 OTT가 콘텐츠 칸막이를 나누다 보면, 결국 넷플릭스에 유리한 쪽으로 상황이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플랫폼 자체를 연합해 단일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토종 OTT 공동투자 형식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함께 만들고, 이를 토종 OTT에만 업로드 하는 전략을 취해 넷플릭스와 경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성 교수는 "콘텐츠에 대한 절대적 우위를 점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국내 영상 콘텐츠 소비 비율은 국내 콘텐츠 6, 해외 콘텐츠 4로, 여전히 국내 콘텐츠가 경쟁력이 있다"며 "이런 상황을 국내 사업자들이 활용만 해도 넷플릭스에 무방비로 당하지 않을 것으로, 초창기 정부의 정책이 부재했던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방송 업계 관계자 역시 "이렇게 배타적인 콘텐츠 전략으로 '콘텐츠=플랫폼'을 만들고, 우리끼리 경쟁하다 보면 다 같이 망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한정된 재원을 놓고 치킨게임을 하는 꼴밖에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 OTT들은 글로벌 자본으로 국내에서 콘텐츠 만들어 다시 글로벌에 팔면서 수익을 내지만, 국내 사업자는 매번 몇백억짜리 대작 드라마를 만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협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SK텔레콤은 웨이브와 티빙 합병을 통한 '넷플릭스 협공'을 기대했지만, 결국 이뤄지지 못했다.

지난해 7월 유영상 SK텔레콤 MNO 사업대표는 "웨이브와 티빙이 합병한다면 바로 넷플릭스를 이길 수 있다"며 "웨이브는 (티빙과의 합병을) 원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어 유 대표는 "합병으로 단일화 되도 넷플릭스 상대로 이길까 말까 한 상황으로 이대로 1년이 지나면 크게 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도 국내 OTT 간 콘텐츠 제휴와 협력을 강조한 바 있다. 지난해 8월 'OTT 사업자 간담회'에서 한상혁 위원장은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내 사업자 간 콘텐츠에 대한 전략적인 제휴와 협력"이라며 "정부 정책 지원 활성화 및 해외 진출을 위해 'OTT 활성화 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관련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은 협력 의사가 있었으나, CP이자 플랫폼 사인 CJ ENM 측에서 별다른 반응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초 'OTT 및 콘텐츠 발전 간담회'에 참석한 양지을 티빙 대표는 웨이브와 협력에 대해 "같은 업계에 있고, 꾸준히 계속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송혜리 기자(chew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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