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금융지주사들이 높아진 지배구조 개선요구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사모펀드 사태에 따른 책임론과 장기연임을 둘러싼 권한집중 비판에 도덕성 잣대가 높아진 까닭이다.
2일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8일 금융지주회사의 회장 또는 대표이사의 일명 셀프연임을 방지하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금융지주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 사외이사를 3분의 2이상 포함해야 한단 것이 골자다.
금융지주사 회장 또는 대표이사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 직접 참여하거나 위원들에 영향력을 행사해 임추위의 존재 의의를 훼손하고 임추위가 대표이사의 임기 연장을 위한 들러리로 전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현재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선 임추위에 대해 '3명 이상의 위원으로 구성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독립적인 사외이사를 얼마나 포함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없다. 때문에 대표이사의 영향력 하에 있는 임추위원들로 포진될 경우 결국 대표이사에 의해 좌우되며 '셀프연임'을 위한 거수기로 전락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임추위에 독립적 사외이사를 2명 이상 포함하도록 해 지주회사 회장들이 셀프연임을 방지해야 한단 주장이다. 임추위가 들러리로 전락해 지주회사 회장들의 장기연임을 돕는다는 지적은 양대 금융노조에서도 제기하고 있다.
더불어 장기연임 연도를 지정하는 법안도 예고됐다.
◆임추위 구성부터 집권 임기 지정까지…법제화 속속
지난 1일에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지주 회장들의 장기연임과 임원 겸직 등을 금지하는 내용의 '금융회사지배구조에관한법률 개정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현행 법조항에 연임을 1회로 제한하고 총 임기를 총 6년을 넘지 못하도록 해 장기연임을 제한하고 회장과 계열사 대표 등을 겸직하는 것도 봉쇄하기 위함이다. 지주회사 회장 임기는 상법 제383조 제2항에 따라 3년을 초과할 순 없지만 정관에 따라 주주총회에서 선임하는 만큼 연임이 가능하다.
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 4연임을 둘러싼 비판은 국정감사 때도 제기되며 지속된 비판여론에 시달려온 문제다. 지난해 10월 23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선 금융지주 회장들의 장기연임 관례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집중 조명됐다.
당시 여야 정무위원회 의원들은 일제히 목소리를 높여 장기연임에 관해 개선책을 요구했다.
강민국 국민희 힘 의원은 장기연임의 부적절한 사례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꼽으며 "DLF 사태 책임으로 금감원으로부터 문책경고 중징계를 받았지만 금융위원회가 우리은행 과태료를 감면해주면서 금감원의 제재를 무력화하고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에게 힘을 실어줬다"면서 손 회장의 연임을 질타했다.

장기연임에 대한 지배구조 개선 요구는 국회와 양대 노동조합뿐만 아니라 시민단체에서도 목소리를 높여왔다.
지난 3월 16일 참여연대 등의 시민단체는 '사모펀드 피해 재발 방지를 위한 금융지주회사 책임 강화 모색 토론회'를 열고 금융지주회사 회장들은 자회사의 주식 100%를 소유하고 있어 경영에 실질적 영행력을 행사하는 만큼, 완전 자회사인 은행 대표이사의 의사결정권을 제한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이날 발제를 통해 "금융지주회사의 대표이사가 합법적이고 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하더라도 그 영향력 행사의 경로가 불명확하고 이에 대한 명문규정이 없다"면서 현행 지배구조법 개선을 주장했다.
◆"장기연임만으로도 도마에 올라…연도지정은 개선 필요"
금융권에선 이같은 비판여론이 법제화 되는 데에 대해 불편함을 내비쳤다. 경영실적을 잘 일궈도 장기연임 하나로 도마 위에 오르며 비판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장기연임을 했다고 하지만 이전 사례와 비교해 결과가 어땠느냐"면서 "성과를 잘 내고 다른 물의를 일으키지 않아도 장기 연임을 했단 사실만으로 비난 여론이 반복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선 임추위를 사외이사로 구성하는 것은 타당하나 장기연임에 대해선 기간을 지정해두는 건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임추위 독립성을 위해 과반을 사외이사로 구성하는 건 타당하다 본다"면서 3분의 2가 아닌 전원을 사외이사로 구성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연임에 관해선 임기에 연도를 지정해두는 건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라고 사료된다"면서 "정당한 절차를 거쳐 선임이 이뤄졌고 성과가 좋고 물의 등이 없으면 반대할 이유가 사실 없지만 그 선임과정과 절차 만큼은 투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