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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서점직원, 블로그 글 때문에 해고돼


 

영국 에딘버러의 한 서점에 근무하던 사람이 블로그에 올린 글 때문에 해고됐다고 BBC, 가디언 등 영국 언론들이 1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올해 37세인 조 고든. 프린스 스트릿에 있는 워터스톤즈 서점 체인에서 11년 동안 근무했던 조 고든은 자신의 블로그(www.woolamaloo.org.uk/)에 '사악한 보스(Evil Boss)' 등의 용어를 사용한 혐의로 해고됐다.

워터스톤즈 측은 고든이 블로그에 올린 글들이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고든은 블로그에 대한 명확한 기준도 없던 회사가 느닷없이 자신을 해고한 것은 명백한 '표현의 자유 침해'라고 맞서고 있다.

블로그에 올린 글 때문에 직장에서 해고된 것은 영국에서는 처음 있는 사례. 미국에서는 지난 해 11월 US 에어라인의 한 직원이 블로그 때문에 해고된 뒤 복직 투쟁을 벌이고 있다.

◆ '사악한 상사' 등의 용어가 문제돼

풍자적인 글들이 많다는 점만 빼면 고든의 블로그는 다른 블로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편이다. 자기 주변의 일이나 좋아하는 영화에 대한 단상들로 가득차 있다. 특히 이 블로그에는 독서의 장점와 관한 글들과 함께 고돈이 좋아하는 공상과학 소설에 대한 글들도 상당수 올라와 있다.

또 미국 대통령 선거부터 에딘버러 시에 있는 자신의 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 다소 풍자적인 글들을 올렸다.

고든은 자신의 블로그에 가끔 직장 생활 얘기를 올렸다. 여기서 그는 '망나니같은 워터스톤즈'란 뜻의 '바스타드스톤즈(Bastardstone's)'란 말을 만들어 쓰기도 했다. 또 자신의 상사를 '사악한 보스(Evil Boss)'라고 지칭했다.

고든은 지난 해 11월 16일 올린 글을 통해 "사악한 보스는 내 생일인 12월 31일에 휴가를 달라는 요청을 거절했다. 또 1월 첫 주 휴가를 가게 해달라는 요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사악한 보스)는 또 뻔뻔스럽게도 휴가를 거절했던 바로 그 주의 은행 휴일 중 하루엔 출근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적고 있다.

바로 이 부분이 문제가 된 것.

회사 측에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고든은 지난 해 크리스마스 직후 직접 상관의 사무실에 소환되기도 했다. 결국 지난 1월 5일 회사내 징계위원회에서 바로 해고됐다고 고돈은 주장했다.

물론 고든은 회사 측의 이같은 조치를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회사의 명예를 해칠 의도가 있었다면 풍자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좀 더 직접적으로 글을 썼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해고 조치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고든은 워터스톤즈엔 블로그에 대한 정확한 정책이 없었다면서 갑작스런 해고 조치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고든은 "나는 회사를 모욕하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어떤 영업 비밀도 유출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워터스톤즈의 대변인은 "고든은 해고장을 받아든 뒤 두 차례가 항변할 기회가 있었다"면서 "현 시점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 네티즌들 '고든 구명운동' 동참

고든의 해고 사실이 알려지자 전세계의 인터넷 커뮤니티들이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고든은 다른 블로거들로부터 하루 수 십통의 이메일을 받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이들 중 일부는 워터스톤즈 불매 운동을 벌이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소매서적연합(RBA)도 고든 구명 작업을 적극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RBA는 워터스톤즈는 자신들의 직원이 블로그같은 온라인 매체에 직무와 관련된 내용을 올릴 때 적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에 이어 영국에서도 블로그에 올린 글 때문에 해고된 사례가 발생하면서 온라인 상의 표현의 자유 문제가 핫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미국의 인터넷 사전인 어번딕셔너리닷컴(UrbanDictionary.com)에는 '자신의 블로그나 저널, 웹사이트 등에 글을 쓰다가 일자리를 잃는 것(losing your job for something you wrote in your online blog, journal, website, etc)'이란 뜻의 'dooced'란 단어가 등재되기도 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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