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초점] 동남아에 깃발 꽂는 K-편의점…왜


새 먹거리 찾기 위한 행보…'수익성'은 풀어야 할 숙제

지난 1일 CU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문을 연 'CU센터포인트점'. 매장에 입장하기 위해 현지 고객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사진=BGF리테일]
지난 1일 CU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문을 연 'CU센터포인트점'. 매장에 입장하기 위해 현지 고객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사진=BGF리테일]

[아이뉴스24 신지훈 기자] 국내 편의점의 해외 진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유통업계가 해외 사업장을 철수하고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행보이다.

국내 편의점이 5만개에 다다르며 사실상 포화 상태에 이른 만큼 잠재력이 큰 해외시장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 K-편의점 "말레이시아로, 베트남으로"

19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해외 시장 개척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CU와 GS25다. CU는 편의점 업계 최초로 몽골에 진출해 110개의 편의점을 운영 중이다.

또, 지난 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1호 점포를 열며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지난해 10월 말레이시아 기업 마이뉴스 홀딩스의 자회사인 마이씨유 리테일과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CU의 이번 말레이시아 진출은 기존과 달리 로컬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해외 기업에 국내 브랜드와 시스템을 도입하는 첫 시도다. 마이뉴스 홀딩스는 로컬 편의점 브랜드 마이뉴스닷컴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약 530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업계 2위 회사다. CU는 1호점을 시작으로 신규점을 개점함과 동시에 기존 마이뉴스닷컴 점포를 순차적으로 CU로 전환할 계획이다.

지난 2018년 베트남에 진출한 GS25도 최근 100호점을 오픈했다. 베트남 진출 초기 호치민 내 출점을 이어오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빈증과 붕따우 등 출점지역을 위성도시까지 확대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만 33개 점포를 늘리며 베트남 내 신규 점포 1위를 차지했다. GS25는 오는 2028년까지 2천개 점포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편의점 업계 후발주자로 꼽히는 이마트24도 올해 상반기 중 말레이시아 진출을 계획 중이다. 이마트24는 현지 대표 식품업체 마미더블데커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실무자간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마스터 프랜차이즈는 현지 업체에 브랜드를 빌려주고 운영 노하우를 알려주는 대신 로열티를 받는 형태의 운영 방식이다.

◆ 국내 시장 포화…'해외진출=신성장동력'

편의점 업체들은 국내 편의점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 편의점 한 관계자는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4만5천280개에 달한다"며 "국내에서 신규 출점 경쟁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이 때문에 해외시장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편의점 업계는 동남아시아 시장이 갖고 있는 잠재력에 주목하며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무엇보다 동남아시아의 젊은 인구 비중이 높은 반면, 편의점 사업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베트남 GS25의 모습.  [사진=GS리테일]
베트남 GS25의 모습. [사진=GS리테일]

말레이시아의 경우 편의점 주요 소비층인 20~30대가 전체 인구의 35%를 차지한다. 1인당 국내 총생산(GDP)도 1만1천달러에 이르며 동남아시아 국가 3위에 올라 있다. 소비 잠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반면, 말레이시아 편의점 업계 1위인 세븐일레븐의 점포 수는 2천300개 수준이다. 시장 상황이 비슷한 베트남도 2천개 이상의 점포를 운영하는 브랜드가 없다.

편의점 관계자는 "동남아시아는 편의점 시장 잠재 성장성이 높은 곳"이라며 "국내 편의점의 거듭된 발전으로 글로벌 편의점 업체들과도 비교해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 문화가 동남아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CU와 GS25도 전체 상품의 절반 이상을 한국 상품으로 채우는 등 맞춤형 전략을 통해 현지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지 반응도 상당하다. CU의 말레이시아 1호점인 'CU센터포인트점'에서 오픈 이후 열흘간 떡볶이, 닭 강정 등 한국식 즉석조리 식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에 달했다.

임형근 BGF리테일 해외사업실장은 "CU에 대한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라며 "이러한 성장 모멘텀을 바탕으로 국내 편의점 산업의 세계화에 공헌할 것"이라고 했다.

◆ '수익성 개선'은 풀어야 할 숙제

다만, 해외 진출 초기 단계인 만큼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편의점들이 풀어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실제 지난 2018년 센트럴익스프레스사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몽골에 진출한 CU의 경우, 100개가 넘는 점포를 운영하고 있지만 로열티로 받고 있는 금액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GS리테일도 지난해 베트남에서 19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대비 2배 늘어난 실적을 기록했으나, 투자 비용 등으로 6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편의점 관계자는 "현지에서 물류망을 갖추고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천여 점포 이상은 출점해야 한다"라며 "한국형 편의점에 대한 현지 반응이 상당한 만큼 이를 살려 지속적으로 점포를 확장해 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지훈 기자(gamja@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초점] 동남아에 깃발 꽂는 K-편의점…왜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