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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100% 국민전대論'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국민의힘 일각에서 민심을 모두 반영한 전당대회로 당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는, 일명 '100% 국민전당대회론'이 제기돼 논란이다.

민심을 등에 업은 지도부가 당을 이끌어야 내년 대선도 승산이 있다는 취지인데, '당원권 침해'라는 지적과 함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팽팽히 맞서고 있어서다. 국민의힘 당규에 명시된 기존 비율은 7(당원):3(국민)이다.

국민의힘 최일선에서 '100% 국민전당대회'를 주장하는 인사는 하태경 의원이다.

하 의원은 지난 14일 페이스북에서 "4·7 보궐선거에서 서울·부산시장 후보를 100% 국민여론조사로 선출해 승리한 것처럼 이번 전당대회도 국민의 뜻을 반영해야 한다"며 "이번 보궐선거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준 청년, 중도층 민심을 반영한 전당대회가 돼야 한다"고 했다. "당심 만으로는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다"고도 했다.

하 의원은 지난 15일에도 "40세 미만 당원이 7%, 50세 이상 당원이 80%를 차지하는 우리 당 구성원만으로는 다양한 민심을 아우르기 힘들다"며 "대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100% 국민전당대회를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국민의힘이 문호를 활짝 열어야 대선 국면 진입을 앞두고 전개될 야권 재편 과정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나 윤석열 전 검찰총장, 금태섭 전 의원 등의 합류도 보다 수월해진다는 계산이다. 하 의원은 이들을 거론하며 "정권교체에 뜻을 같이 하는 세력과 통 큰 단결을 위해 우리 당을 야권통합에 최적화된 정당으로 세팅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민심에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고 했다.

다만 당 안팎에서 '100% 국민전당대회' 주장에 우려의 시선이 감지된다. 당원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물론 전당대회 취지 자체를 퇴색시킬 수 있다는 이유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실현 가능성이 적다"며 "기본적으로 당 대표를 뽑는 문제이기 때문에 당원 의사가 없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윤 대변인은 "5:5 비율까지는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의원 보좌진은 "'전당대회'의 사전적 의미가 무엇인가"라며 "당원은 왜 존재하고 왜 당비를 내나. 여론조사 하라고 내는 것인가"라고 분개했다.

이어 "당의 중심은 당원"이라며 "그렇게 하면 국회의원, 당협위원장들에게 지역 내려가서 당원을 모집하라고 할 수 있겠나. 당원들의 대표를 뽑는 절차에 당원과 국민을 아예 구별하지 않는다면 왜 이 당에 굳이 가입해야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당에 애정을 갖고 당비를 내는 당원들을 무시하고 전당대회 100% 국민투표를 한다는 건 사실상 인기투표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당원들의 자존심도 상하는 일"이라고 했다. 박 평론가는 또 "대선을 앞뒀다고 해서 유불리를 따지며 그때 그때 당규를 바꾸면 온전한 정당으로 평가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반론도 있다. 대선을 앞두고 야권통합이 화두가 되고 있는 만큼, 당원 존중도 필요하지만 특수 상황임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 대표 선거는 당원 의견이 중요하다"는 전제를 깔면서도 "무리라고 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대선을 앞둔 당 대표이기 때문에 100% 국민경선을 하자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안철수 대표 등도 국민의힘에 들어와 같이 경쟁하자는 이야기"라고 했다.

신 교수는 "대선을 이기기 위해서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며 "이번에 한해서는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일각의 우려에 대해 "대선 필승이 전제가 되려면 국민 다수 지지를 받는 지도부가 나와야 한다"며 "40세 미만 당원 7%, 50세 이상 당원 80% 구성에서 전당대회를 치르면 강경보수 지지를 받는 지도부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하 의원은 지난 2019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시절 황교안 지도부를 예로 들며 "당시 전당대회가 100% 여론조사였다면 황교안 대표가 아닌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 대표가 됐을 것"이라며 "그럼 작년 4·15 총선에서 그렇게 참패하지 않았다고 본다"고 했다.

하 의원은 "계속 그러자는 게 아니다. 강경보수 지도부가 나오면 안 대표가 합당을 더 적극적으로 하려고 하겠나. 윤 전 총장도 마찬가지"라며 "국민을 잘 대변하는 지도부가 나와야 국민의힘과 손을 잡고 싶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우리가 필요한 건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 필승 지도부"라고 강조했다.

/정호영 기자(sunris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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