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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퇴짜 맞은 판타지오…유증 앞두고 '적대적 M&A' 대비책 마련


'초다수의결제' 도입…이사 해임 요건 '발행주식 3분의 2 이상'으로 강화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판타지오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앞두고 경영권 방어 수단인 '초다수의결제' 도입 등의 내용이 추가된 정정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잦은 최대주주 변경과 최근까지 이어진 경영권 분쟁에 따른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판타지오]
[판타지오]

◆ 경영권 방어 수단 '초다수의결제' 도입…적대적 M&A 대비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판타지오는 '초다수의결제' 도입 등 경영권 방어 수단을 명시한 정정 증권신고서를 금감원에 제출했다.

판타지오는 지난 2월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적대적 인수합병(M&A) 발생 시 기존 이사를 해임하거나 신규 이사·감사를 선임할 경우에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함께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도록 하는 내용을 정관에 추가했다.

상법은 이사 해임 등 특별결의 사안의 경우 출석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을 요구하도록 하고 있다. 판타지오는 상법이 제시한 기준보다 강력한 결의 요건을 도입해 사실상 적대적 M&A가 어렵도록 한 셈이다.

판타지오는 기존에 주주총회에 출석한 주주의 과반과 발행주식 총수 4분의 1 이상을 안건 결의 방법으로 해 왔다. 예를 들어, 주주총회에 70%의 주주가 참여한다고 할 때, 기존에는 출석 주주(의결권 위임 포함)의 과반(전체 의결권의 35%)만 넘겨도 의결권 정족수 기준인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보다 많아 이사 해임이나 신규 선임이 가능했다.

그러나 이제는 출석과 상관없이 전체 주주의 3분의 2인 이상인 66.7%의 찬성을 얻지 못하면 이사 선임과 해임안은 부결된다. 판타지오는 '적대적 인수·합병 등의 경우'로 조건을 달았지만, 사실상 현 경영진의 동의가 없이는 이사 선임과 해임이 어려워졌다.

◆ 금감원,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판타지오, 안정적인 지배구조 강조

판타지오가 이같이 강력한 경영권 방어 수단을 도입해 증권신고서에 포함한 것은 최근까지 이어진 경영권 분쟁에 따른 사업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떨쳐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판타지오는 지난달 26일 드라마 제작사 인수와 아이돌 그룹 육성 등을 목적으로 한 25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9일 금융감독원은 판타지오에 증권신고서 내용을 보완할 것을 요구하며 반려했다.

표면적으로 금감원이 문제 삼았던 것은 지난해 경영권 분쟁의 중심에 있었던 전 최대주주 엘앤에이홀딩스의 주식 담보 대출이다.

엘앤에이홀딩스가 판타지오의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던 지난 1월 6일 당시 보유주식 833만3천334주(지분율 10.50%)를 모두 '좋은사람들'에 담보로 제공하고 93억원을 빌린 것이 뒤늦게 확인됐다.

좋은사람들은 최근 회계감사 결과 '의견거절'과 대표이사 횡령·배임 혐의가 발생하며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상황이다. 엘앤에이홀딩스가 빌린 돈은 오는 10월 14일 상환 예정이다. 그러나 좋은사람들이 상장폐지 위기에 몰리며 담보권 실행 가능성도 있어 경우에 따라 엘앤에이홀딩스의 지분 전량이 매각될 수 있다.

엘앤에이홀딩스의 지분이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제3자에게 넘어갈 경우, 판타지오는 또다시 경영권 분쟁이라는 격랑에 휘말릴 수 있다. 판타지오는 이를 의식해 유상증자를 앞두고 증권신고서에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강조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최대주주는 미래아이앤지(지분율 8.39%)와 특수관계인인 아티스트코스메틱(6.30%)으로, 이들의 지분을 합치면 14.69%다. 주요주주인 엘앤에이홀딩스의 지분(10.50%)이 담보권 실행으로 전량 매각된다고 하더라도 경영권 유지에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여전히 낮은 수준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부담이다.

미래아이앤지와 아티스트코스메틱은 이번 유상증자에서 구주주를 대상으로 배정되는 물량(1주당 0.65주)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배정물량에 대해서도 100% 청약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증자에 따른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 희석 효과는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판타지오 측은 "현 경영진은 안정적인 경영권 유지를 위해 기존 이사 해임과 신규 이사 및 감사 선임 요건을 강화하고, 현 최대주주인 미래아이앤지를 대상으로 최근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해 지분율을 높였다"며 "의결 요건 강화로 향후 적대적 M&A 등 경영권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고, 향후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경우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판타지오는 배우와 가수 등 매니지먼트와 음반 제작을 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다. 오성우, 차은우 등이 소속된 아스트로, 위키미키 등이 소속돼 있다. 판타지오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으로 드라마 제작사 인수 등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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