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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가 ‘트랜스포머' 한다


고하중 지지 가능한 형상 변하는 바퀴, 우주 탐사 로버 등 적용 기대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종이접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필요에 따라 모양이 변하며 1톤급 하중을 견디는 트랜스포머 바퀴가 개발됐다.

서울대 공과대학(학장 차국헌)은 기계공학부 조규진(인간중심 소프트 로봇기술 연구센터장) 교수 연구팀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공동연구팀이 1톤급 차량에 적용 가능한 트랜스포머 바퀴를 개발했다고 8일 발표했다.

서울대 연구팀의 설계 기술과 한국타이어 연구팀의 재료·제작 기술의 합작으로 이뤄진 이번 성과는 가변형 구조물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로 인정받았다. 국제 저널 ‘사이언스 로보틱스(Science Robotics)’ 4월 8일 자에 실렸다.

서울대 연구팀이 형태가 바뀌는 '트랜스포머' 바퀴를 개발했다.  [사진=서울대]
서울대 연구팀이 형태가 바뀌는 '트랜스포머' 바퀴를 개발했다. [사진=서울대]

개발된 트랜스포머 바퀴는 포장도로에서는 작은 바퀴 형태로 안정적이고 민첩한 주행이 가능하도록 했다. 비포장 험로에서는 돌기가 있는 큰 지름의 바퀴 형태로 바뀌며 높은 기동성을 확보하도록 설계됐다.

바퀴는 1톤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다. 지름을 450mm에서 800mm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 이 기술은 실내 서비스 로봇, 배달 로봇, 우주 탐사 로버 등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서 높은 기동성이 필요한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접는 행위를 통해 물체의 형상을 변화시키는 단순하면서도 독특한 방법은 일상생활이나 취미 활동뿐 아니라 예술, 교육, 수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받아왔다. 초소형 로봇에서 우주 구조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첨단 기술 분야로 그 활용 범위를 점차 넓혀가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사용한 방식인 직물이나 박막 형태의 재료에 단단한 판 조각을 붙여 종이접기 구조를 구현하는 방식은 경첩과 같은 기계요소를 사용하는 전통적 설계 방식과 비교했을 때 제작이 쉽다. 잠재력이 높다.

연구팀은 이번 논문을 통해 종이접기 구조가 고하중을 지지할 수 있도록 하는 설계·제조 방법을 제안했다. 종이접기 구조 중 접히지 않는 면 부분(Facet)에는 항공기 소재로 사용되는 알루미늄 60계열을 사용해 얇고 가벼우면서도 높은 강성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접히는 부분(Foldline)에는 타이어의 골격부를 이루는 카카스(Carcass, Textile cord)에 사용되는 나일론과 PET 소재를 풀어지거나 손상이 확대되지 않도록 특수 처리 후 제조한 직물을 이용했다. 큰 하중에도 전체 구조를 강인하게 연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고강성의 재료를 사용하더라도 높은 내하중을 확보하기 위해선 재료의 두께 증가 또한 필수다. 기존의 종이접기 설계 방법은 대부분 이상적 상황(재료의 두께와 탄성을 무시)을 가정하기 때문에 기존 방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 이번 연구에서는 재료의 두께와 탄성을 고려한 새로운 종이접기 디자인 룰을 제안하고 이를 통해 목표한 형상 변화를 달성했다.

제안한 종이접기 구조는 전통적 기계 관절 방식과 비교하면 제작, 조립에서 큰 이점이 있을 뿐만 아니라 직물로 이뤄진 유연한 관절로 외부 충격과 진동에 대해 높은 내성을 가진다. 복잡한 기계 메커니즘을 포함하고 있음에도 무게는 기존 승용차 바퀴 수준이다.

구본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연구개발혁신총괄은 “이번 프로젝트는 학교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업이 가지고 있는 기술력의 좋은 시너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타이어는 항상 형태가 일정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한 시도였으며 변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고자 하는 시도였다”고 말했다.

조규진 서울대 교수는 “2013년에 종이를 접어 만든 작은 바퀴로 시작된 연구가 타이어 제작 기술을 가진 기업을 만나 큰 도약을 할 수 있었다”며 “이번 연구는 가변형 바퀴 기술에 대한 가능성을 증명한 것으로 일반 모빌리티에 적용하기에는 추가 연구개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관련 동영상 보기(youtu.be/gcNKSPCdkU4)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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