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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4.7재보선, 이번에도 최선이 아닌 차악을 뽑는 선거


무이자대출 경쟁 벌이는 서울시장 후보들…최소한의 금리 부담도 없는데 부실 괜찮을까

 [사진=아이뉴스24]
[사진=아이뉴스24]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투표하시나요?"

7일은 서울·부산시장 등을 뽑는 4.7재·보궐 선거 투표일입니다. 혼자 생각하기로는 투표 마감시간이 오후 8시까지니 아마도 퇴근길에 서둘러 집 근처 투표장을 가야겠습니다.

솔직히 마음 한켠으로는 지금 이순간에도 투표를 할지, 어느 후보를 뽑을지 고민이 됩니다.

원래 투표 하나만큼은 출석률이 꽤 높은 편인데도, 지금까지도 투표를 고민하는 이유가 뭔지 곰곰이 생각해보니 단순히 바쁜 평일에 하는 재·보궐선거라서는 아니었습니다.

요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전국 어디를 가나 먹고 살기 쉽지 않다는 얘기를 하는 상황이죠.

상황이 이러한데 서울·부산시장 후보들의 네거티브 공방이 거세지고 서로가 거짓말이라며 싸우는 모습에 지치는 것은 저뿐만은 아닐 겁니다. 서로간에 이렇게 문제가 많은 후보로 보였다면 지금 말고 진즉에 고발하지 싶은 생각까지 드니 말입니다.

어느 후보를 선택해도 고민스럽습니다. 과거 여당에 대한 기대감이 부동산 정책 실패 등으로 실망감으로 변했고, 그렇다고 정권심판을 위해 무조건 야당을 뽑아야 할지는 유권자로서 또 따져봐야 하는 상황이지요.

공약으로 한번 후보를 가려볼까 싶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후보들의 공약을 보면 1년3개월짜리 서울시장 후보 공약이라고 하기에는 부동산, 교통 등 모두 거창한 공약들이 즐비하죠.

취재를 위해 서울시장 후보들의 금융 관련 공약들만 모아봤더니 여·야 할 것 없이 '퍼주기식' 금융지원을 약속해 우려스럽기도 합니다.

박영선 후보, 오세훈 후보 모두 서울의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해 무이자대출을 약속했습니다. 서울신용보증재단(서울신보)이 원금을 보장하면 서울시가 이자를 내주는 방식입니다.

박 후보는 모든 소상공인에게 최대 5천만원, 집합금지·영업제한 대상 소상공인에게 임차료로 최대 2천만원까지 대출해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오 후보는 매출이 30% 하락한 소상공인에게 무이자·무보증·무담보·무서류로 최대 1억원까지 빌려주겠다는 공약입니다.

올해 서울신보는 지난 1분기에 벌써 연간 보증공급목표 3조5천억원의 '절반'이 넘는 보증지원을 했다네요. 두 후보 모두 서울신보에 대규모 출연으로 재원을 충당한다해도 이는 무한하지 않으니 분명히 받고 싶어도 못받는 사람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청년들을 위해 오 후보는 청년 월세지원의 확대를, 박 후보는 5천만원 무이자대출 실행 등도 약속했습니다.

전문가들도 벌써부터 걱정스럽답니다. 금융지원은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운 요즘같은 시대에 무이자대출은 소상공인들이나 청년들에게 당장은 도움이 되나 유한한 재원이나 향후 부작용을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죠.

최소한의 금리라도 부담을 해야 필요한 사람들이 금리 부담을 짊어지고도 대출을 받는, 선별의 효과가 있고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신용 또한 따지지 않고 무조건 대출을 해주겠다니 추후에 부실이 커지면 그것도 우려스럽다는 겁니다.

공약까지 살펴보니 정말 이번 선거는 투표를 해도 누구를 뽑을지 고민입니다. 선거때마다 왜 미국의 정치사상가 라인홀드 니버의 말이 언급되는지 알겠네요. 정치란 결국 상황에 따라 '최악'보다는 '차악'을 선택하는 것이 맞나 봅니다.

이 글을 쓰면서 저는 고민을 끝냈습니다. 결국 미미한 1표라도 던져서 보여주기로.

대신 오늘 어떤 후보를 선택하더라도 '차악'을 선택하는 것이지, '최선'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해야겠습니다.

"투표 하시나요? 차악이라도 선택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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