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세가 된 보험사 제판분리…안착을 기원하며


미래에셋생명과 한화생명 본사 [사진=각사]

[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제조와 판매를 분리해 비용을 절감하고 판매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리스크를 자회사에 전가해버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최근 보험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제판분리에 대해 묻자 보험업계 관계자로부터 돌아온 답이다.

보험업계에서 제판분리의 흐름이 강하게 불고 있다. 제판분리란 상품 및 서비스의 제조와 판매 과정 분리를 의미하는 용어로, 기존 전속 보험설계사 조직을 떼어내 자회사형 GA(법인보험대리점)로 이동시키는 것을 말한다.

미래에셋생명이 제판분리의 포문을 열었다. 지난달 미래에셋생명의 자회사형 GA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가 출범했다. 미래에셋금융서비스는 전국 41개 사업본부와 3천500여 명의 설계사로 영업을 시작했다.

앞으로 미래에셋생명은 상품 개발과 고객 서비스 등에 집중하고, 미래에셋금융서비스는 보험상품 비교 및 분석을 통해 고객들에게 최선의 포트폴리오를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생명이 뒤를 이었다. 지난 1일 한화생명의 자회사형 GA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영업을 시작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에는 한화생명 전속설계사 1만9천여 명과 본사 임직원 1천300여 명이 이동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총자본 6천500억원, 매출액(지난해 한화생명 기준) 1조원으로 출범과 동시에 GA업계에서 부동의 강자로 떠올랐다.

보험사들은 저금리 기조 장기화와 저출산·고령화 등 시장 포화로 인해 성장의 한계에 직면하자 제판분리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제조사와 판매사가 각자의 영역에만 집중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보다 유연화되고 날렵한 조직을 구성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봤다.

시간이 지날수록 GA채널의 영향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험사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소비자들은 다양한 보험사의 상품들을 비교해 판매하는 GA를 통한 가입을 선호하고, 상당수 설계사들도 수수료 등의 문제로 GA로 이탈했다.

제판분리를 통해 보험사가 누릴 수 있는 이점들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향후 발생 가능한 리스크들을 자회사에 전가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보험사의 리스크는 상당수가 판매 과정에서 발생한다. 최근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으로 인해 향후 상품 판매를 둘러싸고 더 많은 민원과 불완전판매 등의 갈등이 생겨날 수 있다. 제판분리가 되면 이를 자회사가 대부분 떠안아야 한다.

구조조정 등 고용불안에 대한 문제도 자회사의 몫이다. 이미 제판분리를 통해 판매전문회사를 설립한 보험사들도 이러한 문제로 노조와 갈등을 거쳤거나 현재 진행형이다. 당장의 합의점을 찾아냈더라도 미래의 일은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아직 초반이기에 많은 시행착오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불필요한 잡음과 고통보다는 판매사와 자회사가 서로 상생하며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허재영 기자(hurop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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