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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돋보기] 구글 수수료율 프레임 '허상'…"본질은 인앱결제 강제"


업계, '구글 갑질 방지법' 조속한 통과 촉구

[아이뉴스24 장가람 기자]구글이 최근 인앱결제 수수료율을 30%에서 15%로 할인하는 것을 두고 정치권·인터넷·학계가 '꼼수'라고 입을 모았다. 조건부 수수료 인하로 인앱결제 강제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왼쪽부터 정종채 법무법인 정박 변호사, 김재환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정책국장, 김용희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 홍정민 의원(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더불어민주당), 유정희 벤처기업협회 연구소장 순이다.
왼쪽부터 정종채 법무법인 정박 변호사, 김재환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정책국장, 김용희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 홍정민 의원(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더불어민주당), 유정희 벤처기업협회 연구소장 순이다.

22일 홍정민·한준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함께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관에서 '공정한 모바일 생태계 조성을 위한 구글 인앱결제 긴급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정종채 법무법인 정박 변호사, 유정희 벤처기업협회 연구소장, 김재환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정책국장, 김용희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 등이 참여했다.

이번 토론회는 구글이 지난 15일 모든 개발사를 대상으로 구글플레이 수수료 15% 인하안을 밝힘에 따라 마련됐다. 구글은 오는 7월부터 게임 및 디지털 콘텐츠 등 유료 콘텐츠를 판매하는 모든 개발사를 대상으로 최초 100만달러(약 11억원) 매출에 대해 15%의 수수료를 적용하기로 했다. 100만달러를 초과한 매출은 30%의 수수료가 적용된다.

구글은 99%의 앱 개발사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했으나, 업계에선 구글이 조삼모사 정책으로 인앱결제 강제 본질을 훼손하고 있다고 즉각 반발했다.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형 사업자에겐 30%의 수수료를 그대로 징수하면서, 일부 소규모 앱 개발사 수수료 인하로 생색을 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준호 의원 역시 "수수료율의 프레임에 갇혀서는 안 된다"라며 "구글이라는 거대 플랫폼이 국내 업체들에게 15%의 수수료를 강제하면, 30% 수수료가 15%로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없던 수수료가 15%가 생기는 것"이라며 이는 불공정한 행위라고 꼬집었다.

◆"구글 15% 수수료 인하, 손해 보는 장사 아냐"

홍정민 의원은 여기에 더 나아가 구글의 15% 수수료 인하 정책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파악했다. 홍 의원은 "한국모바일산업협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앱·콘텐츠 산업 매출액의 75%를 차지하는 246개 기업이 약 406억원의 수수료 할인 효과를 누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다만 2021년 246개 개발사의 예상 매출액은 6조885억원으로, 구글은 30%, 15% 수수료 정책으로 1조7800억원 이상의 수수료 수익을 올릴 것"이라고 판단했다. 406억원을 할인해주고 1조7800억원의 수익을 올리기 때문에, 결국 구글이 30%의 수수료를 유지하는 것과 같다는 지적이다.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인터넷 업계에서도 구글이 매출 상위 1%에겐 30%의 수수료를 강제하고, 나머지 99%에 대해선 15%의 수수료를 징수하기 때문에 무조건 이득이라며 인앱결제 강제를 금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종채 법무법인 정박 변호사는 "과거 인구가 줄면 소작농도 30%의 수수료를 냈다"라며 "인앱결제 강제는 우리 콘텐츠 사업자들을 4차산업 시대의 소작농으로 만들 것"이라고 꼬집었다. 경쟁으로 인해 수수료율이 30%가 된 것이 아닌,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결제 시스템을 강제하고 독점해 수수료를 인위적으로 올리는 행위가 문제라는 것.

그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사후적으로 조사할 수도 있지만 비효율적"이라며 "미국 애리조나처럼 우리도 국회에서 입법으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글 인앱결제 강제에 업계 반발이 거세다.
구글 인앱결제 강제에 업계 반발이 거세다.

◆"수수료 이야기 전 독점 문제 해결해야"

또한 참가자들은 수수료율 보다 구글의 독점 문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정 변호사는 "앱 마켓은 현재 애플과 구글이 독점한 상태인데, 경제학 이론에 의하면 독점 상태에선 전략적 협력 관계가 성립해 카르텔과 동일한 시장 상황이 나온다고 보고 있다"라며 "애플의 수수료 정책을 구글이 그대로 쫓아가는 것도 사실상 카르텔과 같은 행위"라고 해석했다.

구글이 애플과 동일한 수수료율 정책을 따라감으로써, 두 기업이 가진 시장 독점적 지위를 반증했다는 설명이다.

유정희 벤처기업협회 연구소장 역시 "핵심은 결제 수단 독점이 시장 경쟁 원리에 맞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중소 개발사에 수수료 인하 혜택으로 주는 것처럼 해, 인앱결제를 정당화하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다양한 시스템이 등장해 경쟁하게 된다면 좀 더 유리한 쪽으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기고, 중소 개발사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구글 갑질 방지법으로 독점 문제가 해결, 경쟁 체제로 나아간다면 수수료 문제는 저절로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홍정민 의원 역시 "구글이 독점적 지위로 특정 결제 수단을 강제하고 수수료를 올리거나 다른 갑질을 할 수 있다"라며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갑질을 막는 것이며 수수료는 부차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김재환 국장은 "수수료율이 인하되면 본질이 해결되는 것처럼 호도하는 목소리가 있다"면서 "인앱결제 강제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 않았다"라며 국회의 빠른 움직임을 촉구했다.

/장가람 기자(ja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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