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권준영 기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소한 전 비서 A씨의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부인하는 일부 박 전 시장 지지자들을 겨냥해 "선동꾼들"이라며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를 살인죄로 고발하겠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성에 기반하지 않은 믿음은 곧 폭력"이라며 "그들이 꿈꾸는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라고 직격했다.
8일 김재련 변호사는 "북부지검 발표, 중앙지방법원 판결, 국가인권위 결정을 통해 왜 박 전 시장이 사망했는지, 피해자가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에 대한 사실관계가 정리·발표됐다"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를 살인녀로 고발하겠다는 주장에 동참하겠다는 사람이 1000명을 넘었다"라며 "피해자 실명과 소속 기관, 피해자 얼굴 사진이 인터넷을 떠돌아 다닌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피해자를 대리하는 노랑 대가리를 극단적 선택으로 몰아야 한다는 주장이 버젓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댓글에 달린다"라며 "그들에게 '사실'은 전혀 중요하지 않은 듯 하다. 국가기관이 인정한 사실도 그들 앞에서는 무력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박 전 시장 지지자들은 수천, 수만명이지만 피해자는 단 1명"이라며 "이런 상태에서 피해자가 어떻게 일일이 선동꾼들에게 대응할 수 있을까. 말도 안 되는 글과 주장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으면 그들의 주장이 참이 되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성에 기반하지 않은 믿음은 곧 폭력"이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이러한 선동에 대한 피해자의 입장이 무엇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선동을 우리 사회가 계속 수용해도 무방한지에 대한 고민에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끝으로 김 변호사는 "피해자에게 용기가 되는 것은 시민들의 동참"이라며 "그들의 선동으로 인한 상처는 시민들의 피해자에 대한 지지, 연대, 동참을 통해 치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는 여성단체에서 유출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피소 관련 내용이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를 통해 박 전 시장에게 전달됐다고 발표했다.
당시 남인순 의원은 박 전 시장 피소 사실 유출 의혹과 관련, "피소 사실도 몰랐고 유출하지 않았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작년 7월 24일 최고위원회 공개회의를 통해 이점을 밝힌 바 있고, 이와 관련해서 달라진 사실은 없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전원위원회를 열고 '전 서울시장의 성희롱 등 직권조사 결과보고' 안건을 상정해 심의한 결과, 서울시 등 관계기관에 피해자 보호와 재발방지를 위한 개선을 권고하기로 의결했다.
인권위는 "박 전 시장이 늦은 시간 피해자에게 부적절한 메시지와 사진·이모티콘을 보내고 집무실에서 손톱과 손을 만졌다는 피해자의 주장은 사실로 인정 가능하다"라며 "이와 같은 박 전 시장의 행위는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성적 언동으로 성희롱에 해당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희롱의 인정 여부는 성적 언동의 수위나 빈도가 아니라 공적 영역에서의 업무관련성 및 성적 언동이 있었는지 여부가 관건이므로, 이 사건의 경우 위 인정사실만으로도 성희롱으로 판단하기에 충분하다"라고 덧붙였다.
/권준영 기자 kjykjy@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