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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시대 개막, 분열·대립의 미국 회복할 수 있을까


[조이뉴스24 이다예 인턴 기자] 미국이 극도의 긴장감 속에 '바이든호(號)' 출범을 앞두고 있다. 취임식을 겨냥한 테러 경고가 잇따르면서 수도 워싱턴D.C.는 전시상태와 다름없다. 유례없는 혼란 속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분열과 대립으로 상처받은 미국을 치유해야 하는 막대한 과제를 안고 첫발을 떼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 지자자에 의한 6일(현지시간) 의회의사당 난입 사태가 보여주듯 미국의 '다름'은 단순히 이견을 넘어섰다. 서로에 대한 불신과 증오가 팽배하면서 민주주의 국가로서의 존립조차 위태로워진 것이다.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 일성으로 통합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취임식 주제도 '하나 된 미국'이다. 인종과 당파로 찢긴 미국 사회 치유를 역설한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뉴시스]

두 동강 난 미국 사회는 대선 결과에서도 분명히 드러났다. 바이든이 승리하기는 했지만, 초박빙 끝에 신승을 거둔 곳이 적지 않다. 트럼프에게 표를 던진 유권자도 7000만 명을 넘었다.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득표이자 가장 많은 표를 얻고 패배한 것이다. 바이든의 정책을 반대하는 유권자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바이든 당선인이 '트럼프 지우기'를 예고, 이민·복지·경제 등 여러 방면에서 대대적 변화를 강조했지만, 상황을 풀어가기 쉽지 않은 셈이다.

실제 미국 민심은 각종 정책에서 뚜렷하게 갈린다. 퓨리서치센터가 지난해 말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두고 민주당 지지자들과 달리 공화당 지지자들은 우려가 과장됐다는 인식을 보였다.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 100일 내 하루 100만 명씩 총 1억 명 백신 접종을 자신했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 속도를 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인종차별도 미국 사회를 뒤흔든 이슈다. 지난해 7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이후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는 미국 전역으로 번졌다. 이후 시위 과정에서 흑인 제이콥 블레이크가 미국 경찰 총격으로 사망하자 인종차별 문제는 미국 사회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반면 트럼프 지지자들은 24%만이 해당 이슈를 중요하게 여겼다. 이들은 흑인에 의한 폭력 범죄가 더 큰 문제라는 입장이다.

기후변화도 풀어나가기 어려운 과제다. 지난해 대선에서 바이든 지지자들의 68%가 기후 이슈를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지만, 트럼프 지지자들은 11%에 그쳤다.

극단주의자들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점도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한다. 일각에서는 이들 집단을 테러리스트로 지정할 것을 촉구하고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브라이언 레빈 캘리포니아 대학 '증오와 극단주의 연구 센터' 소장은 "표현의 자유 옹호자들과 정부 권한의 비대함을 우려하는 사람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 문제에 대한 해법도 이견이 크다. 민주당 지지자 중 94%는 코로나19 상황 억제가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트럼프 지지자 상당수는 상점과 학교, 일터를 개방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정반대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양분된 미국 사회는 바이든의 정책 추진이 그만큼 어려울 것임을 시사한다. 바이든과 민주당은 백악관과 상·하원을 장악하는 '트리플 블루'를 달성했지만, 정책을 밀어붙일 수 있는 구조도 아니다. 법안 통과 열쇠를 쥐고 있는 상원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50대 50으로 나눠 가졌다. 역사적으로 세 번밖에 없는 이례적 구도다.

퓨리서치센터 조사 결과, 트럼프와 바이든 지지자 가운데 각각 86%, 89%는 새 대통령이 지지층의 목소리에 함몰되지 말고 모든 미국인의 요구사항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대 목소리를 무시한 채 독주할 경우 역풍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조이뉴스24 이다예 인턴기자 janab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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