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의 경우 당 중진, 원외인사들의 '출마 러시'라 부를 만큼 후보들이 쏟아지고 있다. 당 지도부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보수 야권 후보 단일화를 두고 연일 거센 비방전을 이어가며 여론의 관심을 고조시키고 있다.
정작 더불어민주당은 보궐선거와 관련해 별다른 이슈 없이 지나치게 '잠잠한' 게 문제다. 가뜩이나 정권 및 여당에 대한 심판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당내 경선 시작도 전에 초반부터 흥행 기세를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15일까지 민주당 주요 인사 중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인사는 우상호 의원 한 명이다. 유력 주자로 불리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장고를 거듭 중이다. 이달 들어 박 장관이 출마 가능성을 몇 차례 시사했으나 최근 들어선 "1월 중 결정할 것"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박주민 의원은 지난달 방송을 통해 "짧게 고민 후 답변을 내놓을 것"이란 입장을 나타냈으나 최근까지 묵묵부답이다. 우상호 의원이 연일 부동산 정책 관련 공약을 쏟아내고 있지만 좀처럼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이혜훈 전 의원, 김선동 전 사무총장, 조은희 서초구청장 등 18일 후보 등록을 앞두고 10명이 출마를 공식화했다. 민주당과 정반대 분위기다. 더구나 보수 야권 유력 후보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입당을 압박하는 과정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 등 당 지도부와 안철수 대표간 가시돋힌 언사들이 오가고 있다.
국민의힘이 경선 초반부터 과열 분위기라면 민주당은 냉랭하기만 하다. 경선 일정도 국민의힘보다 한참 늦은 내달 설 연휴 이후로 잠정 거론될 뿐이다. 우상호 의원이 급기야 "쓸쓸하고 외롭다"며 "후보를 내겠다고 방침을 세운 지 오래 됐는데 경선 계획조차 안 돼 있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박영선 장관, 박주민 의원의 장고가 길어지는 가운데 '제3 인물' 등장 가능성이 언급되는 게 그나마 민주당 내 경선 이슈다. 김동연 전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의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첫 경제부총리로서 상징성과 함께 오랜 공직 경험과 개혁 성향을 갖춘 인사로 평가받는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역임한 4선 중진 우원식 의원이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김동연 전 부총리를 두고 "역량이 대단한 분인데 '대안이 없을 경우 내가 (출마를) 검토하겠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하면서 김동연 전 부총리의 출마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김 전 부총리는 2018년 12월 퇴임 후 '유쾌한반란'이라는 이름의 사단법인을 세우고 강연, 봉사활동 등 활발한 대외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 때문에 대권 도전을 비롯한 정계 입문설이 꾸준히 나돈다.
민주당은 이같은 전망에 일단 선을 긋고 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15일 김동연 전 부총리를 포함한 '제3 후보설'에 대해 "당 경선이 구체화된다면 누가 어떻게 올지는 모르지만 현재까지 들어본 바 없다"고 말했다.
조석근 기자 mys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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