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적금 운용 '골머리'…판매중단·금리인하


신한·국민은행 등 예적금 판매중단…은행 수신 운용 쉽지 않다

KB국민은행 본점 전경 [사진=정소희 기자 ]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연초 일부 시중은행의 예·적금 상품이 판매 종료되거나 금리가 내려가고 있다. 초저금리 기조가 계속 이어지면서 수신 상품들도 재정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최근 은행들의 수신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어 향후 은행의 수신 상품 운용도 쉽지 않아 보인다. 개미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열풍,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에 부동산 시장 열기까지 더해져 계속해서 자금 이탈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 신한·국민·우리은행 예적금 상품, 금리인하에 판매 종료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2016년 2월에 출시한 'KB아시아나원(ONE)통장'을 다음달 11일까지만 판매하기로 했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 상품으로 매월 KB국민카드 결제실적, 급여이체, 예금평잔 조건 등 거래실적에 따라 항공 마일리지가 적립되는 상품이었다.

외국인 고객 전용 상품이었던 'KB 웰컴 플러스(WELCOME PLUS) 적금'도 내달 11일까지만 가입 가능하다. 2017년 3월 출시된 이 상품은 만기자금을 사전에 신청한 본국계좌로 자동 송금해주는 '만기안심 본국송금 서비스'와 '상해안심 보험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상품이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6월에 출시한 '신한 11번가 정기예금'을 다음달 1일부터 판매하지 않는다. 11번가, 신한카드와 함께 내놓은 이 상품은 출시 당시 금리가 연 최대 3.3%였고 지난해 11월에도 '타임딜' 이벤트로 연 최대 5%까지 적용해주는 이벤트도 했던 상품이다. 이에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 1일부터 '신한플러스 멤버십 적금'을 판매중지했다.

우리은행은 오는 15일부터 일부 수신상품의 금리를 내린다. '우리 SUPER 정기예금'은 가입기간에 따라 금리가 연 0.3~1%였는데, 0.1~0.25%포인트를 인하해 0.3~0.85%로 내려잡았다. 시니어플러스 우리예금(회전형, 즉시연금형)도 0.25%포인트 내려 이제 연 0.3%밖에 챙기지 못한다.

◆ 동학개미운동·부동산 열풍에 은행 예·적금 빠져나가…은행 상품 라인업 조정 불가피

은행들이 매년 새롭게 내놓은 예·적금 상품은 손으로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상품이 많은만큼 기존에 판매하던 상품이라도 고객이 찾지 않으면 정리할 수 밖에 없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수신상품의 상품성 정비와 슬림화된 상품 라인업 구축을 위해 다음달부터 'KB 웰컴 플러스 적금'을 판매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올해 초 은행들의 예·적금 상품의 판매 중단이 눈에 띈다.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0%대로 끌어내려 시중은행들은 고객들에게 금리 경쟁력을 약하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의 12개월기준 정기예금의 금리는 현재 최저 0.4%다. 상품에 따라 우대금리를 받아도 최고 1.3% 수준이다.

이벤트 성격으로 일시적으로 3~4% 이상의 높은 금리를 준다고 해도 자칫, 은행이 손해보는 '역마진' 우려도 있어 무턱대고 높은 금리를 줄 수 없다.

은행에서는 상품 라인업을 손보거나 금리를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 은행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지난달 신한·KB국민·하나·우리·농협은행 5대 주요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예·적금 잔액은 673조7천286억원으로 전월말대비 7조5천832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해 들어서도 예·적금 잔액 감소는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은행에 유리한 요구불예금(자유입출금 통장)도 썰물처럼 흘러나가고 있어 수신 운용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새해 들어 최근 약 열흘간 빠져나간 자금이 상당하다. 지난 12일 기준 신한·KB국민·하나·우리·농협은행 5대 주요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608조4천431억원으로 지난달 말 631조1천380억원에 비해 불과 12일만에 22조6천949억원이 감소했다.

뛰어오르는 주식시장에 편승해 여유자금으로 주식을 사들이는 개미투자자들,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의 과열 영향이 컸다. 올해도 시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는 부동산 시장으로의 자금 쏠림도 무시하지 못한다.

그동안 투자처를 찾지 못해 쌓여있던 요구불예금까지 주식시장으로 빠져나가면서 은행으로서는 부담이다. 순이자마진(NIM) 방어를 위해 요구불예금과 같은 저원가성 예금의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요구불예금은 수시입출금식 예금이나 시장금리부 수시입출식예금(MMDA)와 같이 이자가 매우 낮은 상품을 말한다.

고객이 맡긴 자금을 바탕으로 대출을 해주는 은행으로서는 돈을 맡긴 수신 고객에게는 적은 금리를, 돈을 빌리는 대출 고객에게는 높은 금리를 매길수록, 예금과 대출의 차익인 예대마진이 커지기 때문에 요구불예금과 같은 저원가성 예금을 많이 확보해 수익성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효정 기자 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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