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식 "586 운동권 세력, '관념적 진보'의 틀에 갇혀있어"(인터뷰②)


"자신들이 적으로 규정해놓은 자들의 모습을 답습하고 있다"

김근식 경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 [사진=정소희 기자]

[아이뉴스24 권준영 기자] "586 운동권 세력이 주축이 된 정부여당은 '관념적 진보'의 틀에 갇혀있다고 본다. 정작 자신들이 적으로 규정해놓은 자들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근식 경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가 정부여당을 겨냥한 작심 비판 발언 중 일부다.

지난 13일 아이뉴스24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백화점에서 단독 인터뷰를 가진 김근식 교수는 현 정부여당에 대한 날 선 비판을 가했다.

1980년대 학생 운동권 출신인 김 교수는 DJ 시절에는 '햇볕정책'의 전도자 역할을 했다. 하지만 최근 진보 진영의 '이중성'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보수야당 정치인으로 탈바꿈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해 주목받았다.

정치 입문 과정부터 최근 서울시장 출마 선언까지, 진보에서 보수로 전향한 '정치인 김근식'에 대해 알아봤다.

Q. '중도보수 통합'을 주창했는데, 이에 대한 정확한 의미는 무엇이고, 생각하고 있는 방향성이 있다면.

A. '중도보수 통합'이 처음에는 제3지대 형성에 방점이 있었다. 그래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정치 협업을 했다. 그 당시에는 진보 진영에 대한 이중성에 대한 문제 의식도 있었고, 보수 진영 역시 부패 집단이라고 느꼈기 때문에 '제3지대'(중도정치)를 키워서 한국 정치 발전에 기여하자는 생각도 했다. 그래서 안 대표랑 국민의당 창당도 함께 참여한 바 있다.

이후 2020년 4·15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 통합추진위원회 위원으로 합류하면서 안 대표와 정치적 식견을 달리하게 됐다. 나는 문재인 정부의 폭정이 심해서 이를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졌는데, 안 대표는 중도라고 하는 자신의 정체성을 고수했다. 안 대표가 중도를 주창하면서 여·야 모두를 비판하니까 결과적으로 문재인 정부에 득이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서 이견이 생긴 것이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는 한국 중도 정치에 대한 희망을 키워보려 했지만 계속 실패했다. 그래서 나는 '중도 정치'의 가치를 제3지대에서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보수야당에 들어가서 중도의 가치를 합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중도와 보수가 결합해서 보수의 체제를 개선시키고 보수의 스탠스를 중도화 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느꼈다.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오만, 그리고 뻔뻔함이 극에 달해 있기 때문에, 이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보수 진영이 다시 살아나야 된다고 생각한다. 보수야당에서는 중도의 가치가 중심이 되고,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는 동력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중도 보수 통합'에 합류하게 됐다. 보수 진영은 태극기 부대와는 빨리 결별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중도보수 통합은 '합리적 중도'와 '개혁적 보수'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야권 단일화'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A. 4·15 총선이 끝난 뒤 안철수 대표에게 미래통합당에서 같이 하자고 제안했는데 안왔다. 안 대표는 독자적인 제3의 길을 가겠다고 했다. 안 대표가 이번에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한 것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한다. 대권을 포기하고 서울시장으로 눈을 낮췄기 때문이다. 안 대표의 이같은 결정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의 판을 키웠다고 생각한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야권 단일화'가 중요하다고 본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안 대표의 지금까지 행보에는 아쉬움이 있다.

'야권 단일화'의 당위성이 본인을 위한 단일화가 되면 안될 것이다. 안 대표가 지난 총선 때 미래통합당과 합당을 거부하면서 한 얘기가 '내가 들어가는 것이 야권 전체에 도움이 안된다. 혁신 경쟁을 통해서 파이를 키워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말을 안 대표에게 그대로 돌려주고 싶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각자의 파이를 키워서 마지막에 공정하게 합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Q. 과거 김대중 정부 시절, '햇볕정책' 전도자로 알려져 있다. 대북정책 입장을 선회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나.

A. 나는 DJ 정부시절 '햇볕정책' 전도사였다. DJ를 지금도 제일 존경하는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 일각에서는 '햇볕정책'에서 입장을 바꿨다고들 이야기 한다. 정확히 말하면 '현실이 바뀌었기 때문에 접근법 역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DJ, 노무현 대통령 시절까지는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 않았다. 북한이 핵실험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06년도다. 핵을 가지려는 김정일에게 핵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남북 화해 협력'을 제공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었다. 화해 협력 무드를 통해 북한이 핵을 개발해야 된다는 필요성을 해소하는 게 가능했다고 봤다.

하지만 지금은 현실이 다르다. 핵실험을 시작했고, MB 정부, 박근혜 정부, 문재인 정부까지 오면서 북한은 아예 '핵 보유국'이 되버린 상태다. 그래서 나는 '게임 체인저'가 됐다고 본다. 핵을 가지기 이전의 북한과, 핵을 가진 이후의 북한은 완전 다른 존재다. 이처럼 현실이 바뀌었기 때문에 대북정책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핵을 가지기 이전에 북한에게는 '햇볕정책'이 맞았을지는 몰라도, '핵 보유국'이 된 북한에게 '햇볕정책'은 효용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지금 현실에서의 '햇볕 정책'은 그야말로 '고장난 레코드판'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김근식 경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 [사진=정소희 기자]

Q. 정부여당의 핵심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대학생 시절 민주화 운동을 해서 감옥에도 갔다왔다. 나의 정치 시작은 진보 진영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진보 진영의 정치 문화의 일부 문제점들에 대해서도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재작년에 발생한 '조국 사태'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알려진 '진보 진영의 이중성'과 '민낯'을 오래 전부터 봐왔다. 내가 진보 출신이지만, '진보 정치 문화가 이래서는 안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문제점은 우선 '무능'이라고 생각한다. 국정을 책임 졌으면 대한민국을 이끌어가야 할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나는 이러한 능력이 없다고 본다.

일부에서는 민주당 586 운동권 세력을 겨냥해 '민주 건달'이라는 표현도 했던데, '학생 운동' 했던 경력 하나 가지고 지금까지 살아가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특히 586 운동권 세력이 주축이 된 정부여당은 '관념적 진보'의 틀에 갇혀 있다고 본다. 이를테면 재벌들은 무조건 때려잡아야 하고, 작업 현장에서 사망사고 나면 해당 회사 사장을 감옥에 무조건 집어 넣어야 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예로 볼 수 있다.

정치가 실패할 수도 있다. 그럴 때는 '미안하다. 내가 이 부분은 놓쳤다'라고 사과하는 것이 도의적인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부동산 정책과 같은 사실상 실패에 가까운 상황에 직면해도 문 대통령은 사과를 하지 않았다. 이른바 '삼김시대'에는 그래도 낭만이라는 것이 있었다. 그 때는 정치인들이 구설수에 오르기만 하면 사퇴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것이 정치의 품격이었다.

정부여당의 또 다른 문제점은 관련 인사들의 '이중성'을 꼽을 수 있다. 관념적 진보의 틀에서 자신들이 적으로 규정했던 자들의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잘 드러난 사건이 제작년에 발생한 '조국 사태'라고 생각한다. 진보의 이중성에 대해서는 이제 국민들도 전부 알 것이라고 본다.

Q. 본인이 생각하는 '올바른 정치인상'이 있다면.

A. 내가 정치를 하면서 스스로 다짐하는 건데, '인간적인 정치'를 하고 싶다. 한국 정치가 너무 이해관계, 출신 등을 따지고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려는 모습을 보여왔다. 매몰차고 살벌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인간적인 정치'를 하고 싶다. '인간적인 정치'는 '국민들께 감동을 주는 정치'라고도 할 수 있다. 정치라는 것이 때로는 계산도 필요하지만, 너무 계산만 하는 정치 보다는 '국민들께 감동을 줄 수 있는 정치'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인간적 정치'의 핵심은 '감동'과 '진실'이라고 본다.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유지하고, 지켜내는 기능을 하는 것이 정치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정치의 딜레마는 공동체의 순기능을 위해서는 필요한 부분인데 '권력'이라는 무기를 쓴다는 것이다. '권력'이라는 것은 상대방에게 강제력을 동원하는 것이다. 그래서 정치를 잘못 쓰게 되면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고, 잘 쓰면 공동체에 좋은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본다. 공동체를 위해서 희생하겠다 혹은 봉사하겠다는 자신의 '순수한 정치 동기'가 바탕에 깔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러한 것을 이루어 보려고 당 내 서울시장 경선도 열심히 해보려고 노력 중이다.

Q. 정치를 하면서 힘든 부분이 있다면.

A. 내가 욕을 제일 많이 먹는 것 같다. 우선 문재인 대통령 극성 지지 세력들에게 '변절자'라고 욕먹고, 태극기에서는 '위장 보수'가 아니냐고 비난한다. 요즘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극성 지지 세력에게도 욕을 먹고 있다. 이들은 과거 안 대표와의 인연을 가지고 공격한다.

소위 '팬덤 정치'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럼피즘' 역시 '팬덤 정치'의 극단적인 예로 볼 수 있다. 자신들만의 목소리를 키워서 민주주의 정치를 갉아먹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바른 말을 하면 빠들에게 욕을 먹는 것 같다. 이러한 '팬덤 정치'가 진영논리를 만들었으며 '극단적인 편가르기'를 심화시켰다. 그러고 보면, 정치는 '상처의 영역'인 것 같은 느낌도 든다. 그럼에도 올바른 목소리를 내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Q. 보수 진영이 앞으로 지향해야할 방향성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A.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사실상 보수가 궤멸됐다고 본다. 한국 정치에서 보수는 그간 부패 이미지가 강했다. 이러한 이미지를 탈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깨끗한 보수'를 지향해야 될 것이다.

보수의 장점도 분명히 있다. 나는 '유능함'이라고 생각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제 발전은 보수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한 것이라고 본다. 본래 한국 현대사 속에서 보수가 일궈낸 업적을 다시 찾아오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이를 위해서는 실력 있고 합리적인 보수가 중심이 되어야 할 것이다. 부패 집단이 아니라는 것을 국민들께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한국 보수가 '지킬 것은 지킨다'라는 정치적 신념과 원칙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킬 것이 무엇인지' 국민들께 선명하게 보여줘야 할 것이다. 자신의 기득권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 전체에 필요한 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참 보수'라고 생각한다.

권준영 기자 kjyk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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