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교육 선구자' 장만기 인간개발연구원 회장 별세(추도사)


장태평 전 장관 "'사람경영 전도사' 기억"

장만기 인간개발연구원 회장 [사진=인간개발연구원]

[아이뉴스24 박은희 기자] 국내에서 처음으로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한 조찬 모임을 이끈 장만기 인간개발연구원(HDI) 회장이 지난 7일 별세했다. 향년 83세.

1968년 서울대 경영대학원을 1기로 졸업한 고인은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 코리아마케팅 대표를 거쳐 1975년 인간개발연구원을 설립했다. 그해 2월 5일 제1회 '인간개발 경영자 연구회'가 열린 이래 42년 동안 목요일마다 한 주도 빠짐없이 이어졌다.

장태평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11일 아이뉴스24에 'CEO교육의 선구자 장만기 회장’이라는 제목의 추도사를 보내왔다.

장태평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사진=인간개발연구원]

이하 추도사 전문

'인간개발연구원'을 설립 운영했던 장만기 회장의 부음을 듣고, 우리 사회의 큰 스승을 잃은 슬픔에 마음이 아프다. 장회장의 명복을 빌며, 경영자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는 '좋은 사람이 좋은 세상을 만든다'는 일념으로 심혈을 기울여 사람교육에 평생을 바쳤다. 우리나라를 경제대국으로 발전시키고, 선진 문화강국으로 우뚝 세울 방법이 무엇인가를 늘 고민했었고, 자원빈국인 우리나라에서 사람만이 희망임을 그는 확신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1975년에 순수 민간기구인 '인간개발연구원'을 설립하여 다양한 CEO 경영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쉽지 않은 길을 꿋꿋하게 지켜온 우리 사회의 보물이었다.

교육은 새벽 7시에 조찬모임으로 진행했다. 교육대상자들이 업무에 바쁜 CEO들이기 때문이다. 일과시간에 지장이 없도록 새벽잠을 깨운 것이다. 이후 많은 유사한 조찬모임들의 모델이 되었다. 강사는 이론과 실무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들이 초청되었다. 강의 내용은 기업경영에서 산전수전을 겪은 CEO들의 성공사례도 있었고, 아직 국내에는 파급되지 않은 최신 경영이론도 있었다. 정부 고위인사들의 정책설명도 있었고, 경우에 따라서는 정치인들의 비전과 선거공약 설명도 있었다. 학교에서는 담당하기 어려운 다양한 내용의 사회교육이었다. CEO들에게는 기업경영에 실질적으로 피와 살이 되는 보약이었다. 이러한 공부방식은 점차 파급되어 많은 민간단체와 대학에서도 CEO최고위 과정을 운영하여, 우리나라 특유의 기업인 공부 문화를 만들었다. 이렇게 그는 우리나라 CEO들의 경영실력 혁신과 우수 경영기법 파급, 그리고 기업간의 상생협력 분야에 획기적인 기여를 하였다.

세상에는 많은 나라들이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두 세대 만에 이렇게 부유한 나라로 발전한 나라는 없다. 물적 자원은 너무나 빈약했다. 우리 국민들의 헝그리 정신과 ‘하면 된다’는 도전정신, 그리고 지도자들의 뛰어난 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결국은 사람자원의 승리였다.

장만기 회장은 일찍이 더 좋은 세상을 만들려면 더 좋은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꿰뚫어 보았다. '인간개발'이라는 용어에 이미 꿈이 서려있다. 기업이나 국가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계속 실력있는 좋은 구성원들이 충당되어야 한다. 그것이 발전의 요체이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도 기업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기술이나 자본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것을 역설하였다.

장만기 회장은 '사람경영'의 전도사였다.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존재'로 창조능력을 가진 '사람'은 자원 중에서 최고의 자원이고, 기술 중에서 최고의 기술이라 주장했다. 그래서 우수한 '사람'을 만들어 내는 기술이야 말로 기업발전의 핵심임을 CEO들에게 심어주고, 체계적으로 훈련을 시켰다. 그는 지방자치단체 등 정부부문에도 이 정신을 확장하였다. 주식회사 장성군 개념은 정부부문 혁신의 좋은 사례가 되었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장래를 걱정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우리나라는 발전의 한계에 직면하고 있는데, 바깥세상은 4차산업의 혁명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직면한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수단은 특정 자원이나 기술이 아니다. 가장 강력한 핵심 수단은 다시 한 번 '사람'이다. 장만기 회장이 품어왔던 국가발전의 핵심인 '사람'을 다시 상기하게 되는 시점이다.

박은희 기자 eh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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