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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인사 키워드 ③] 커지는 女 파워…여성임원 역할론 전방위 확대


'성과주의' 기조로 핵심 보직에 女 임원 속속 진입…"변화 위해 성별 다양성 필요"

김은희 한화역사 대표 [사진=한화그룹]
김은희 한화역사 대표 [사진=한화그룹]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10대 주요 그룹 절반 이상이 정기 임원 인사를 마무리 지은 가운데 여성들의 임원 승진 사례가 쏟아져 나오면서 재계 내 여성 파워가 더 강해지는 흐름이다. 최근 몇 년간 이어져 온 여성 임원 확대 기조 속에 경영 전략, 연구개발 부문 등 핵심 보직에도 여성 임원들이 속속 채워지는 분위기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사장단 인사, 지난달 임원 인사를 단행한 한화는 올해 68년 그룹 역사상 최초로 여성을 CEO로 임명했다. 올해 42세인 김은희 한화역사 대표가 그 주인공으로, 신규사업 추진 기획의 전문가로 불린다. 한화는 이번 인사를 통해 변화와 혁신의 속도를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여성 인재 발탁에 가장 속도를 내고 있는 곳은 LG그룹이다. 지난해 LG에선 LG전자 등을 글로벌 기업에 올린 주역들이 물러나는 대신 30대 여성 임원 3명이 배출되는 등 새 임원이 대거 등장했다.

올해 인사에선 전무 승진 4명과 신규 임원 선임 11명 등 역대 최다인 15명의 여성이 임원으로 발탁됐다. 2018년 6명과 2019년 11명 대비 여성 임원 승진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

이로써 그룹 내 여성 임원 규모는 지난해 말 39명에서 51명(부사장 1명, 전무 9명, 상무 41명)으로 증가했다. LG 전체 임원 중 여성 임원 비중도 2018년 말 3.2%에서 2020년 말 5.5%로 늘었다.

특히 올해는 전략·기술·R&D·생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 임원들이 쏟아졌다. 김희연 LG디스플레이 경영전략 그룹장과 여명희 LG유플러스 CFO 경영기획담당, 김새라 LG유플러스 컨슈머사업부문 마케팅그룹장 등은 회사 최초의 여성 전무로 이번에 이름을 올렸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에 있는 윤수희 사업부장도 첫 여성 전무로 선임됐다.

이 외에 구지영 LG전자 글로벌마케팅센터 MI담당 상무와 남주현 LG에너지솔루션 글로벌 HR혁신담당 상무, 지혜경 LG생활건강 중국디지털사업부문장 상무 등도 승진했다. 특히 지 상무는 1983년생으로, 이번 인사에서 가장 어린 나이에 임원이 됐다.

지혜경 LG생활건강 중국디지털사업부문장 상무 [사진=LG생활건강]
지혜경 LG생활건강 중국디지털사업부문장 상무 [사진=LG생활건강]

SK 역시 여성 임원 규모가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날 발표된 임원 인사에선 예년과 같은 7명이 신규 선임됐고, 그룹 전체 여성임원 규모 또한 34명으로 증가했다.

총 신규 임원 103명 가운데 여성 임원 비중은 6.54%로 작년 6.42%보다 소폭 늘었다. 이 중 최소정 SK텔레콤 구독미디어담당 겸 드림어스컴퍼니 전략그룹장은 1982년생으로 최연소 임원에 올라 주목 받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임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젊고 유능한 여성 임원 후보군을 조기에 발탁해 체계적으로 육성해 나아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말 임원 인사를 실시한 롯데그룹도 지난해보다 한 명 늘어난 총 4명의 신규 여성 임원이 탄생했다. 올해 정기 인사에서 신규 선임 임원이 64명에서 50명으로 줄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 임원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여성 신규 임원 비율은 전체 신임 임원 가운데 4.7%였지만 올해 8%로 늘었다.

이번에 승진한 이들은 송효진 롯데칠성음료 상무보, 이주영 롯데백화점 상무보, 정란숙 롯데멤버스 상무보, 권기혜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상무보 등이다. 앞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오는 2022년까지 여성 임원 60명, 여성 간부 30%를 육성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올해 임원 20%, 본부장급 임원 70%를 교체한 신세계는 장혜진 신세계인터내셔날 상무만 유일하게 여성 임원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마트에서도 정민주 이마트 몰리스 BM 상무 홀로 여성 신규 임원 승진자가 됐다. 신세계와 이마트의 여성 임원 비율은 각각 7%, 11%, 그룹 전체 여성 임원 비율은 9%로, 다른 그룹들에 비해선 높은 편이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조직의 유연성 확보와 다양성 강화 차원에서 능력 있는 여성 인력들을 위한 기회를 점차 확대하는 분위기"라며 "유능한 여성 인재가 능력을 충분히 발휘해 차세대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업들도 이에 발 맞춰 움직이는 듯 하다"고 말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사진=아이뉴스24 DB]

이처럼 사회적 분위기가 많이 변화됐지만 여성들은 이전까지 남성에 비해 임원이 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남성 중심의 조직 체계 구축으로 같은 성과를 내도 승진에선 밀려나기 일쑤였다.

이는 수치에서도 드러났다. 여성가족부가 조사한 2천124개 상장법인의 올해 1분기 성별 임원 현황에 따르면 여성 임원은 1천395명으로, 남성 임원(2만9천402명)의 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에는 '성과주의' 기조가 재계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여성 인재들에게도 기회가 점차 확대돼 '유리천장'에도 서서히 균열이 가는 분위기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100대 기업의 여성 임원은 28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2%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 여성 임원 비율은 3.5%에서 4.1%로 증가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조직 내 권력구조, 의사결정 구조 및 의사소통의 방법, 인사평가제도 등 본질적인 변화를 위해선 임원 계층의 성별 다양성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며 "주요 기업들이 여성 임원을 선임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긴 하지만, 근로자 대비 임원 수의 남녀 격차가 아직까지 큰 것을 보면 여전히 개선해야 할 것들이 많은 듯 하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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