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유성기 음반서 찾아낸 산조…박세연 가야금 앨범 2장 발매


오디오가이와 손잡고 ‘한성기·김죽파 가야금 산조’ ‘죽파풍류’ 선보여

가야금 연주자 박세연이 레코딩 스튜디오 및 음반 레이블인 오디오가이와 손잡고 ‘한성기 가야금 산조/김죽파 가야금 산조’와 ‘죽파풍류-김죽파 전승 민간풍류’ 등 2장의 앨범을 발매했다.

[아이뉴스24 민병무 기자] 가야금 연주자 박세연이 두 장의 의미 있는 가야금 음반을 선보였다. 한국 가야금 산조 역사에 큰 업적을 남긴 한성기와 김죽파의 연주를 2020년에 다시 재연했다. 1930년대 유성기 음반에 들어 있는 짧은 음원을 모아 재구성하거나 1980년대 초에 녹음된 소리를 참고해 더 풍부하게 해석한 ‘보물급 앨범’으로 탄생시켰다.

박세연은 레코딩 스튜디오 및 음반 레이블인 오디오가이(Audioguy)와 손잡고 ‘한성기 가야금 산조/김죽파 가야금 산조’와 ‘죽파풍류(竹坡風流)-김죽파 전승 민간풍류’ 2장의 앨범을 26일 발매했다. 우리 소리에 대한 깊은 탐구·연주·전승에 앞장서고 있는 박세연과 오디오가이가 힘을 합쳐 만든 음반이다.

가야금 연주자 박세연 오디오가이와 손잡고 ‘한성기 가야금 산조/김죽파 가야금 산조’를 발매했다.

우선 ‘한성기 가야금 산조/김죽파 가야금 산조’는 박세연이 지난 9월 6일 한국문화의집KOUS에서 열었던 독주회 공연실황 음반이다. 오디오가이 20주년 라이브 레코딩 프로젝트에 선정돼 녹음됐다.

이 앨범의 가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사를 훑어봐야 한다. 가야금 산조는 19세기말 김창조(1865∼1919)와 한숙구(1850~1925) 등의 1세대 산조 명인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가야금 산조 2세대 격인 한성기(1889∼1950)는 김창조의 수제자면서 한숙구의 조카이기도 하다. 그는 김창조에게 배운 음악을 김창조의 손녀 김죽파(1910∼1989)에게 전수했다.

김죽파가 처음 가야금을 접한 것은 물론 조부로부터 풍류를 배우면서부터였지만, 할아버지 타계 후 한성기에게서 본격적인 산조 수업을 받으면서 김죽파 산조의 근간이 됐다.

이처럼 사제 관계로 맺어진 세 사람은 ‘김창조-한성기-김죽파 산조’로 그 계보를 잇고 있으며, 현재 김죽파류는 가장 활발히 연주되고 있는 대중적 가야금 유파 중 하나다.

한성기 가야금 산조는 전승이 끊겨 안타깝게도 현재 연주되고 있지 않다. 이번 음반에 수록된 한성기 산조는 박세연이 1930년대 유성기 음반 다이헤이(1933년)와 시에론(1932년)에 들어 있는 짧은 길이의 음원 자료를 직접 모아서 흐름에 맞게 하나의 긴 산조로 재구성한 것이다.

가야금 연주자 박세연이 오디오가이와 손잡고 ‘죽파풍류-김죽파 전승 민간풍류’ 앨범을 발매했다.

오디어가이는 매년 아티스트들의 음반제작을 지원하는 ‘울림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국악부문에서 박세연을 선정했고 그 결과물로 내놓은 것이 ‘죽파풍류(竹坡風流)-김죽파 전승 민간풍류’다.

김죽파는 풍류의 달인이기도 했다. 그는 조부인 김창조에게 풍류의 잔령산(세령산)부터 굿거리까지를 배웠고, 할아버지 타계 이후에는 한성기에게서 풍류와 산조를 습득했다.

그리고 훗날 서울에서 기생집이 번성하던 시절에 다방골 나 의관(議官·조선시대 말기 중추원 소속의 관직)의 사랑방에서 수없이 풍류 합주를 하며 서울 풍류의 영향을 받았다.

‘죽파풍류’와 국악원 전승의 ‘줄풍류’는 전체 맥락은 동일할 지라도 장의 구별이 약간씩 서로 다른데, 이러한 현상은 민간의 음악이 주로 악보 없이 구전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연주하는 악기도 법금이 아닌 산조 가야금으로 연주하고, 연주법도 정악의 수법이 아닌 민속악의 산조 주법으로 연주한다.

박세연은 2009년 서울대 박사과정에서 렉처콘서트로 민간풍류를 준비하던 중, 국가무형문화제 제41호 가사 명예보유자 김호성 선생이 소장하던 김죽파 민간풍류 가즌회상 전바탕 음원(1982년 KBS녹음)을 구할 수 있었다.

지난 2012년 부암아트홀 초청 독주회에서 박세연은 이 음원을 참고해 민간풍류 전바탕을 무대에 올렸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올해 ‘울림프로젝트’ 선정을 계기로 약 75분에 이르는 죽파풍류 전바탕을 녹음해 음반으로 남기게 됐다.

이 음반에서는 다스름으로 시작해 본풍류(본(상)령산·중령산), 잔풍류(잔(세)령산·가락제지·상현도드리·잔도드리·하현도드리·염불도드리·타령·군악), 뒷풍류(계면가락도드리·양청도드리·우조가락도드리·남도굿거리)에 이르는 죽파풍류 전바탕을 장구 반주만으로 녹음했다.

박세연은 현재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가야금 수석이다.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를 졸업했으며 서울대 음악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DMA)를 취득했다. 가야금 앙상블 ‘사계’의 동인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2011년부터 현재까지 아홉 차례의 개인 독주회를 통해 전통음악뿐만 아니라 아방가르드 현대음악까지 가야금 음악의 모든 장르를 넘나들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2009년 문화체육부장관상 수상, 2001년 전국 탄금대 가야금경연대회 일반부 대상, 2020년 KBS 국악대상(현악) 수상 등 실력을 인정받았다.

한국교원대학교와 국립국악고등학교 강사를 역임했고, 현재 서울대학교와 서울예술대학에 출강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 이수자와 아시아 금(琴) 교류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민병무 기자 min6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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