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 등 특고 고용보험 의무가입 추진 두고 경제계 '일침'


경제단체 공동의견 국회 제출…"업종 특성·당사자 의사 충분히 반영한 입법 필요"

한 택배기사가 물건을 배달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내년부터 택배기사·캐디 등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들에 대한 고용보험 적용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계가 업종 특성을 충분히 고려한 법안을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회에 계류된 정부안이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일반 근로자 고용보험의 틀 속에 그대로 끼워넣은 탓에 부작용이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한국경영자총협회를 비롯한 전경련 등 14개 경제단체 및 업종별 협회는 지난 20일 정부의 '특수형태근로종사자 고용보험' 입법안에 대한 경제계 공동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22일 밝혔다.

고용노동부와 국회 예산정책처 등에 따르면 정부는 '전국민 고용보험 가입'의 일환으로 지난 9월 택배기사, 음식배달원, 골프장 캐디 등 특고를 내년부터 고용보험 의무 가입 대상에 포함하는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 연내 개정안 통과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특수형태근로종사자 고용보험' 관련 입법안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 고용보험 의무 가입 ▲사업주의 고용보험료 분담수준을 대통령령에 위임 ▲소득 감소로 인한 자발적 이직 시 실업급여 수급 가능 ▲근로자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고용보험 재정 통합 운영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개인 사업자로서 입직과 이직 등 계약의 지속 여부도 스스로 결정하고 노동이동이 활발해 고용보험의 전제조건인 '비자발적 실업'이 성립되기 어렵다. 또 업종에 따라 비즈니스모델 형태, 활동기간, 소득수준 등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획일적 고용보험제도 적용이 쉽지 않다.

경제계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 고용보험 입법에 대해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일반 근로자와 다른 특성을 갖는 만큼 고용보험 역시 이를 반영해 설계, 운용돼야 한다"며 "현재 국회에 계류된 정부안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일반 근로자 고용보험의 틀 속에 그대로 끼워넣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뉴시스]

실제로 정부안은 근로자와 동일하게 예외없는 의무가입만을 규정해 당사자들의 의사(가입선택권 부여)와 어긋난다. 또 독일, 스페인 등 임의가입을 실시하는 해외사례와도 맞지 않다.

정부가 사업 파트너인 사업주의 보험료 분담비율을 시행령에 위임하고 사실상 절반씩 부담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경제계는 이 같은 조치가 ▲사업주를 근로관계의 사용자와 동일시하는 것으로 부당하고 ▲사업주의 재산권 및 특고와의 계약 존속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사항을 시행령에 위임하는 것으로 '입법불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경제계는 "소득감소에 따른 자발적 이직에도 실업급여 수급을 인정함으로써 소득조절이 가능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반복적 실업급여 수급을 가능토록 해 도덕적 해이도 발생할 수 있다"며 "업무 여건이나 이직률, 실업급여 수급 가능성 등이 전혀 다른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근로자의 고용보험 재정을 통합함으로써 고용보험 전반의 재정 문제 뿐만 아니라 기금 조성에 더 크게 기여한 근로자들의 강한 반발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경제계는 사업주의 고용보험 비용부담으로 비즈니스 모델 전환과 위탁사업자 규모 축소가 진행돼 특고 직종의 일자리 감소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사회적 보호의 필요성이 낮고 사업주와의 관계에서도 우위에 있는 경우가 많은 고소득 특고를 의무가입대상로 할 경우 이들과 계약한 사업주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계약에 더해 고액의 보험료까지 부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총 관계자는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해 특수형태근로종사자 고용보험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다"면서도 "관련 법 개정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특성과 당사자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해야 하고, 국회 입법 과정에서 경제계 건의사항이 심도있게 논의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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