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기업 규제부담 줄인다던 '규제비용관리제'…"사실상 무용지물"


신설·강화 규제 3천900건 중 321건만 적용…대상 부처 46.4%, '제도 불참'

[사진=아이뉴스24 DB]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국민과 기업의 규제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도인 규제비용관리제(Cost In, Cost Out)의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왔다. 규제비용관리제는 사업활동에 비용부담을 초래하는 규제 신설강화에 따른 규제비용(cost in)을 이에 상응하는 비용을 지닌 기존규제의 폐지완화(cost out)로 상쇄함으로써 피규제자의 부담을 경감하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전경련은 지난 2016년 7월부터 시작된 규제비용관리제 운영현황을 분석한 결과 신설강화 규제의 8.2%에만 제도가 적용됐다고 22일 밝혔다. 또 부처의 참여가 낮아지는데다 부처의 운영현황 공표의무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규제개혁위원회에서 발간하는 규제개혁백서에 따르면 2019년 말까지 규제비용관리제를 통해 절감된 규제비용은 8천533억 원이다. 연도별로는 2016년 5천587억 원(65.5%), 2017년 2천22억 원(23.7%)으로 시행 후 1년 반 동안의 감축액이 전체의 89.2%를 차지했다. 이후 2018년은 184억6천만 원(2.2%), 2019년은 712억6천만 원(8.4%)을 감축해 시행 초기보다 제도의 실효성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표=전경련]

규제비용관리제 제도적용 대상 28개 부처가 4년간 신설강화 한 규제는 3천900건이고 이 중 제도가 적용된 것은 321건(8.2%)으로, 신설강화 규제 10건 가운데 9건 이상이 규제비용관리제 적용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규제비용관리제 시행 이후 적용대상 규제가 한건도 없는 부처가 전체 대상 부처의 25.0%인 7개 부처, 4년간 3건 이하(연평균 1건 미만)인 부처가 6개(21.4%)였다. 제도 적용대상 28개 부처의 46.4%인 13개 부처가 사실상 규제비용관리제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규제비용관리제 시행 초기에 비해 규제비용을 절감한 부처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시행 이후 규제비용이 감소한 부처 비중은 2016년 48.1%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2019년에는 28.6%로 첫해 대비 19.6%p 줄어들었다. 규제비용관리제를 적용했음에도 규제비용이 증가한 부처비중은 22.2%(2016년)에서 35.7%(2019년)로 늘어났다.

전경련 관계자는 "규제비용을 절감한 부처는 줄어들고 규제비용이 증가한 부처가 늘어난 것은 규제비용 감축에 대한 인센티브 또는 제재가 사실상 없는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전경련]

규제비용관리제 대상 부처는 반기별로 운영현황을 규제개혁위원회에 제출하고 공표하도록 돼 있으나, 제도 시행 이후 반기별 공표의무를 모두 지킨 부처는 8개(25%)에 불과했다. 정부 전체의 종합적 운영현황은 2017년 이후 따로 공표되지 않고 매년 발간되는 규제개혁백서에 부처별 연간 건수와 금액, 주요 사례가 게재되고 있다.

공표되는 자료의 일관성과 투명성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처가 반기별로 공표한 내역이 이전 반기에 공표한 내역과 달라져도 이에 대한 설명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전 반기 공표 내역과 일관성이 있는 부처는 28개 부처 중 5개로, 반기별 공표 내역이 이전 반기 공표 내역과 모두 다른 부처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규제비용이 (+)인데 (-)로 집계하는 경우도 있었다. 개별부처 공표 자료와 규제개혁백서간 규제비용관리제 적용 건수, 금액 등이 다른 경우도 빈번했고, 규제개혁백서 자체의 집계 오류도 있었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우리와 유사한 제도를 운영하는 영국, 미국 등이 규제비용 감축에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의 규제비용관리제는 의도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 "그간의 운영상황을 정밀하게 검토해 실효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규제비용관리제의 근거를 법률에 규정함으로써 국민과 기업, 부처에게 정책이 지속될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며 "영국의 기업영향제도(Business Impact Target)와 같이 규제비용 절감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는 등 획기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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