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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韓 코세페가 美 블프· 中 광군제 이기려면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시작된 '코리아 세일 페스타(코세페)'가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역대 최다 규모 참가 기업을 기록하는 등 과거보다는 한결 위상이 높아지는 흐름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한국의 '블랙프라이데이(블프)'와 '광군제'로 자리잡겠다는 과거 구상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번 코세페는 코로나19 사태라는 사상 최악 수준의 상황에서 온·오프라인 병행 개최됐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민간 주도 행사로의 전환도 순조롭게 이루어졌고, 정부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대형 유통업체 등에 대한 세제 지원도 활발하게 행해졌다.

이 같은 조치 때문일까. 올해 코세페는 예년과 달리 실질적인 소비 진작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 업계는 코세페 기간 동안 최저 6%에서 10% 이상의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에서도 크게 향상된 실적을 제출하는 등 유통업계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올해 '코세페'는 과거와 달리 주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일 서울 롯데백화점 명동점. [사진=아이뉴스24 DB]
올해 '코세페'는 과거와 달리 주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일 서울 롯데백화점 명동점. [사진=아이뉴스24 DB]

하지만 코세페가 처음 시작된 이래 줄곧 목표로 삼아온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나 중국의 광군제에 버금가는 쇼핑 행사로의 성장은 아직 요원하다.

과거에 비해 높은 인지도를 가지게 됐지만 아직까지는 '아는 사람만 아는' 행사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매출 성장 자체는 사실이지만 블프, 광군제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에 비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는 코세페의 구조상 한계라는 지적이다. 현재 코세페는 상당 부분 대규모 유통 기업에 의존해 전개되고 있다. 해외 유통업체들 대부분은 직매입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지만, 국내 유통 기업은 매장을 빌려주고 수수료를 받는다. 이에 유통업체 자체적으로 큰 폭의 할인을 제공하기 어렵다.

제조업체의 참여가 다소 미미한 점도 코세페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제조업체 차원에서 큰 폭의 할인이 적용된 상품이 유통망을 통해 판매될 때에는 '반값' 급의 세일이 가능하지만, 유통업체가 일정 기준 단가로 매입해 판매하는 상품에 대해서는 이 같은 특가를 적용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 한 업계 관계자는 "코세페 추진위원회 차원에서의 지원이 그렇게 크지 않아 대폭 할인을 위해서는 출혈성 지출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유통업체 중심으로의 행사 진행에서는 결국 통상적인 세일 행사와 차별화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다만 업계는 예년과 달리 올해 코세페가 지난 코세페에 비해 '실속있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부정하지 않는 모습이다. 이는 정부의 전향적 지원 정책,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참가 업체가 과거에 비해 크게 늘어난 올해 코세페의 상황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에 정부는 얼마 남지 않은 올해 코세페의 성과와 미흡한 점을 신중히 검토해 매년 나아지는 코세페를 자리잡게 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또 유통업계에 의존하던 관행을 벗어나 제조업체 중심의 '폭탄 세일'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적재적소에 지원을 행해 나가야 한다.

코세페는 매년 11월 진행된다. 약간의 간격을 두고 성탄절, 연말 행사가 이어진다. 충분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시기적 이점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의 코세페가 지금보다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 나아가 온 국민이 손꼽아 기다리는 진정한 '쇼핑 축제'로 자리잡기를 기대해 본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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