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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매·노화가 생체시계 교란, 수면 불안정 유발


KAIST 김재경 교수팀, 생체시계 작동 원리 연구

세포 내 PER 단백질의 양은 24시간을 주기로 증감, 생체시계 역할을 하여 수면을 포함한 우리 몸의 다양한 생리 작용의 시간을 결정한다.[KAIST]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우리 뇌 속에 있는 생체시계는 24시간 주기의 리듬을 일정하게 만들어낸다. 생체시계는 우리가 규칙적인 몸의 리듬에 따라 살아갈 수 있도록 행동과 생리작용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멜라토닌 호르몬이 일정한 시간에 분비돼 규칙적인 수면시간을 유지하게 하는 것도 이러한 생체시계의 리듬 덕분이다.

생체시계(Circadian clock)는 뇌하수체의 시신경교차상핵(Suprachiasmatic Nucleus, SCN)에서 작동한다. 2017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마이클 영, 제프리 홀, 마이클 로스바쉬 교수는 생체시계를 구성하는 핵심인 PER 단백질의 양이 12시간 동안 증가했다가 12시간 동안 감소하면서 우리 몸의 시계 역할을 하는 원리를 밝혔다. PER 단백질은 12시간 동안 세포질에서 축적된 뒤 동시에 세포핵 안으로 들어가 스스로 PER 유전자의 전사를 방해해 다음 12시간 동안 PER의 양이 감소하도록 한다.

하지만 다양한 물질이 존재하는 복잡한 세포 내 환경에서 12시간 동안 다른 시간에 생산된 수 천개의 PER 단백질들이 어떻게 매일 같은 시간에 핵 안으로 들어가는 걸까?

KAIST 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 연구팀과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학 이주곤 교수 연구팀은 세포 내 분자의 움직임을 묘사하는 수학적 모델 개발과 실험을 통해 PER 단백질이 일정한 시간에 함께 핵 안으로 들어가 안정적인 일주기 리듬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연구했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시공간적 확률론적 모형'으로 분석한 결과, 'PER 단백질이 세포핵 주변에서 충분히 응축되면 동시에 인산화돼 핵 안으로 함께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인산화 동기화 스위치 덕분에 수천 개의 PER 단백질이 일정한 시간에 함께 핵 안으로 들어가 안정적인 일주기 리듬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한 PER 단백질의 핵 주변 응축을 방해하는 지방 액포와 같은 물질들이 과도하게 많아져 세포질이 혼잡해지면 PER 단백질의 동시 인산화가 발생하지 않으며 그 결과 PER 단백질이 핵 안으로 들어가는 시간이 불규칙해져 일주기 리듬과 수면 사이클이 불안정해진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비만, 치매, 노화 등의 원인으로 세포 내 불순물들이 많아지면 생체시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되는 메커니즘을 수학적 모델과 실험으로 검증한 것이다.

김재경 교수는 "비만·치매·노화가 세포질 혼잡을 일으킴으로써 수면 사이클의 불안정을 가져오는 핵심 요인임을 규명한 연구"라고 소개하면서 "세포질 혼잡 해소를 통한 수면 질환의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온라인판에 10월 26일 게재됐다. (논문명 : Wake-sleep cycles are severely disrupted by diseases affecting cytoplasmic homeostasis)

KAIST 김재경 교수(공동교신저자, 왼쪽)과 김대욱 박사과정(공동 제1저자) [KAIST]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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