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성인지 감수성' 부족 드러낸 환경부와 조명래 장관


[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이것은 성희롱 사건이며 성차별과 성추행, 성희롱은 성폭력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지난 24일 환경부 종합감사에서 환경부 산하 기관의 성희롱 사건에 대한 지적에 대해 이같이 답변했다.

지난 6월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인재개발원 한 팀은 A 사무관의 송별회를 열었다. 이어 간 노래방에서는 여직원들이 있는 가운데 도우미가 등장했고 이 자리에서 성희롱이 발생했다는 내용이 환경부에 신고됐다.

하지만 환경부는 국정감사 답변자료를 통해 "성차별·성추행·성폭력은 발생한 바 없으며, 최근 5년간 직장 내 성폭력 발생 및 처리 현황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조치된 사건이 없다"고 답변했다.

환경부의 답변과 조 장관의 발언은 그간 수많은 패러디를 만들어냈던 '술을 마시고 운전을 했지만 음주 운전은 하지는 않았다'를 연상케 한다. 성폭력은 모든 성 관련 범죄를 아우르는 상위 개념이기 때문이다.

성폭력은 성을 매개로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이뤄지는 모든 가해행위를 뜻하며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 등 성과 관련된 여러 가지 범죄를 포괄적인 개념이다. 따라서 육체적인 것 외에 정신적인 부분까지 포함된다.

육체적인 성폭력에는 폭행이나 협박을 수단으로 추행을 하는 성추행과 폭행 또는 협박을 통해 강제로 성관계를 하는 성폭행이 있다. 정신적인 성폭력에는 성과 관련된 언행이나 행동으로 상대방이 성적 불쾌감 또는 성적 굴욕감을 느끼게 하는 성희롱이 있다.

환경부와 조 장관은 육체적인 성폭력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당시 성희롱 사건을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음을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

앞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전직 비서 성폭력 의혹이 폭로되며 공공기관 내 성폭력이 큰 화두가 됐다. 하지만 이번 일을 보더라도 아직도 그 심각성을 크게 인지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아 안타깝다.

성 관련 사건은 중대한 범죄다. 이번 일을 계기로 실종된 성인지 감수성을 되찾고, 성범죄에 대해서는 경중을 떠나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인식이 뿌리깊게 자리하는 건강한 사회가 되기를 기원한다.

한상연 기자 hhch11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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