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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별세] 각별했던 '딸 사랑'…이부진, 父 마지막 길 눈물로 보냈다


'리틀 이건희' 이부진, 父 외모·경영 스타일 비슷…女 인재 양성에도 앞장 서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이부진 사장은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애통해했다. [사진=정소희 기자]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이부진 사장은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애통해했다. [사진=정소희 기자]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각별한 '딸 사랑'으로도 유명하다. 재계에선 한국 경제를 이끈 '거목'으로 평가되지만, 그 역시 집에서는 다정하고 평범한 '아빠'였다.

28일 이 회장은 나흘간의 장례식을 마치고 경기도 수원 선산에 영면했다. 이날 비공개 가족장으로 영결식과 발인을 마친 뒤 떠난 운구 행렬은 오후 12시쯤 장지에 도착했다.

영결식에는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고인의 동생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 고인의 조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특히 영결식에 참석하기 위해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이부진 사장은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애통해했다. 차에서 내릴 때 휘청거려 모친 홍라희 전 관장과 오빠 이재용 부회장의 부축을 받는가 하면 슬픔을 참지 못하고 흐느끼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8일 이건희 회장은 나흘간의 장례식을 마치고 경기도 수원 선산에 영면했다. [사진=정소희 기자]
28일 이건희 회장은 나흘간의 장례식을 마치고 경기도 수원 선산에 영면했다. [사진=정소희 기자]

재계에선 이 회장의 딸 사랑이 남달랐던 만큼 이 사장의 슬픔도 더욱 클 수밖에 없다고 본다. 특히 이 사장은 외모부터 성격, 경영 스타일 등에서 부친을 빼닮아 '리틀 이건희'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회장은 중요한 공식석상에 딸들과 함께하며 돈독한 부녀 관계를 보여주곤 했다. 이 회장이 지난 2010년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CES)에서 이 사장과 이 이사장의 손을 잡고 전시장을 둘러봤던 일은 대표적 일화다. 당시 이 회장은 "이번에 우리 딸들 광고해야겠다"라며 남다른 애정을 과시한 바 있다.

같은 해 이병철 선대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 '자랑스런 삼성인상' 행사 등에서 두 딸과 함께하는 모습이 자주 비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아들 이 부회장 외에도 두 딸에게 힘을 실을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또 지난 2005년 막내딸 이윤형 씨가 미국 유학 도중 사망하면서 딸들을 향한 이 회장의 마음이 더욱 각별해졌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딸 사랑은 이부진 사장이 전 세계 최초로 공항면세점에 '루이비통'을 유치할 때도 드러났다"며 "당시 이 회장이 '루이비통' 유치에 힘을 싣기 위해 같은 LVMH그룹의 '크리스챤 디올'이 청담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려고 할 때 자신이 소유한 건물을 내줬다는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회장은 둘째 딸인 이서현 이사장을 위해서도 자신이 소유한 건물을 지원하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며 "한 때 이 이사장이 있던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수입·전개하던 '토리버치' 매장도 이 회장이 매입한 청담동 건물에 들어설 수 있도록 지원했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이 회장의 '딸 사랑'은 여성 인재 양성으로 이어진다. 1987년 회장 취임 이후 남녀 차별 관행을 없애는 데 힘써왔고, 여성 전문직제 도입, 업계 최초 대졸자 여성 공채 시작 등 여성 인재 채용에 적극 나섰다.

지난 1997년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에서는 "다른 나라는 남자 여자가 합쳐서 뛰고 있는데, 우리는 남자 홀로 분투하고 있다. 마치 바퀴 하나는 바람이 빠진 채로 자전거 경주를 하는 셈"이라면서 "기업도 여성에게 취업 문호를 활짝 열고 취업 활동을 지원하는 인프라를 구비해줘야 한다"며 일찍이 여성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가정에서 '소탈한 아버지'로 통하기도 했다. 실제 이 회장은 지난 2002년 본인의 환갑에도 특별한 행사 없이 가족들과 간단한 저녁식사로 환갑 잔치를 대신했다. 가족들 역시 거창한 선물보다는 가족애와 정성을 담아 만든 수제품 책 한 권을 선물했다. 책 제목 역시 가족의 사랑이 느껴지는 '가족'이었다.

재계에서는 "이건희 회장과 딸들의 사이가 각별했다는 것은 업계 내 유명한 이야기"라며 "딸들이 아버지를 잘 따랐던 만큼 아버지의 죽음이 큰 아픔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 jisseo@inews24.com, 사진=정소희기자 ss0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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