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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진 KIST 원장, "평가 혁신으로 한국적 R&D 재확립하겠다"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 열어 기관운영계획 설명

윤석진 KIST 원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기관운영계획을 설명하는 기자간담회를 27일 서울 홍릉 본원에서 가졌다.[KIST]
윤석진 KIST 원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기관운영계획을 설명하는 기자간담회를 27일 서울 홍릉 본원에서 가졌다.[KIST]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연구성과에 대한 평가체계를 현재의 양적 성과 중심에서 질적 성과로 혁신하는 것이 한국적 R&D를 재정립하기 위한 핵심 조건이다. 설사 실패하더라도 꼭 해야 하는 연구에 도전하는 문화를 만드는 데 힘을 쏟을 생각이다."

윤석진 KIST 원장은 27일 취임 100일을 맞아 서울 홍릉 KIST 본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적 R&D'라는 말이 그동안 부정적인 의미로 쓰여 왔으나 평가체계 혁신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의미하는 말로 바꾸어놓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윤 원장은 "지난 50년간 한국 과학기술계의 역할이 기술모방을 통해 선진국의 오늘을 우리의 가까운 미래로 만드는 것이었다면 앞으로의 50년은 혁신과 도전을 통해 미래를 오늘로 만드는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연구원에 대한 평가체계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KIST 뿐만 아니라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연구성과에 대한 평가는 논문, 특허, 기술료 등 정량적 평가로 이루어져 왔다. 기관 평가는 물론 연구자에 대한 평가도 SCI논문 1편에 몇 점, 특허 1건에 몇 점 하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승진이나 인센티브의 기준이 된다. 연구개발 성공률 98%라는 한국적 R&D의 고질적 병폐의 출발점이다.

윤 원장은 이를 위해 평가체계 혁신을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연구자들이 중심이 돼 새로운 평가체계를 만든다는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논문은 JCR(저널인용지수) 상위 2% 안에 든 것만 인정하고, 1년 단위 연차평가를 폐지하고 3년 단위로 평가하는 등의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내년 2월까지는 새로운 연구 평가 체계를 완성해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질적 평가 중심으로의 과감한 전환을 위해 '그랜드 챌린지' 사업을 도입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KIST의 그랜드챌린지는 연구성과 평가를 위한 정책용어로 자주 등장하는 '성실실패'의 다른 말이다.

윤 원장은 '실패'보다는 '도전'에 방점을 찍기 위해 '그랜드 챌린지'라는 개념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탑다운방식 과제를 수탁해서 진행하는 사업을 제외하고 연구원이 직접 운영 관리하는 '기관고유사업'의 경우에는 모두 도전적 연구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생각이다.

윤 원장은 "기관고유사업을 통해서는 미지의 영역, 답이 없는 연구, 세계 최초 연구를 시도해 볼 생각이다. 아마도 목표 달성은 거의 못하겠지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조직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역시 도전적 실패를 성과로 인정하고 포상하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2030년 KIST의 미래 [KIST]
2030년 KIST의 미래 [KIST]

윤 원장은 이 날 간담회를 통해 '홍릉 강소특구'의 비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지난 7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서울에서는 처음으로 지정한 '홍릉 강소연구개발특구'는 KIST를 중심으로 경희대, 고려대 등이 핵심 R&D 기관으로 포진해 있다.

윤 원장은 "홍릉이라는 과학단지가 한강의 기적을 가져왔듯이 홍릉강소특구를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드는 대한민국 혁신생태계의 모범사례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홍릉강소특구를 '원캠퍼스화'해 학교와 연구소에서 개발된 기술이 상용화를 위한 데스밸리를 극복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데 헌신을 다할 생각"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기존의 의공학연구소를 해체하고 바이오메디털연구본부를 새로 만들어 홍릉특구지원 전담조직 역할을 맡겼다.

윤 원장은 KIST 경영의 핵심가치로 '도전, 자존, 책임'을 내세웠다. 정부출연연 내에서 KIST의 역할에 대한 질문에 "12년전에는 KIST의 역할이 대덕연구단지의 출연연들과 거의 중복됐으나 이제는 다학제 융합을 통한 새로운 연구분야 개척이 KIST의 존재이유"라고 설명하면서 ▲국가 현안에 과학기술 해법 제시 (대학·기업은 할 수 없는 국가 R&D 플랫폼) ▲과학기술 기반 미래 성장동력 발굴(경제·사회적 파급효과 큰 대형성과 창출) ▲국가 R&D 구심체 역할 강화(개방형 혁신과 융합연구의 허브)를 KIST의 미래 역할로 제시했다.

전기공학 전문가인 윤석진 원장은 1988년에 KIST에 입사해 평생을 KIST에서 연구한 KIST맨이다. 2014년부터 3년간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의 융합연구본부장을 역임한 뒤 KIST로 돌아와 부원장을 거쳐 지난 7월 제25대 KIST 원장으로 취임했다.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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