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KB금융지주에 네번째로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한 우리사주조합이 외국인 주주들의 표심을 노리고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를 설득할 계획이다. 지분 65%를 갖고 있는 외국인 주주가 '찬성' 표를 던질 경우 주주 추천 이사제 도입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략에서다.
26일 KB금융 우리사주조합에 따르면 국제사무직노조연합(UNI) 글로벌유니온은 최근 KB금융 이사회 사무국에 우리사주조합의 주주제안을 지지하며 이사회의 동참과 지지를 촉구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발송했다.
UNI 글로벌 유니온은 "KB금융지주가 우리사주조합의 주주제안을 수용하는 것은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고 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경영 정책의 방향성과 부합하는 일이다"라고 밝혔다.
UNI 글로벌 유니온은 전 세계 150여개국 2천만명 이상의 조합원을 보유한 국제 노동단체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오는 11월20일 임시 주주총회를 목표로 주주추천 사외이사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전문가인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내용을 담은 주주제안서를 정식 접수했다.
지난 9월14일부터 21일까지 접수한 결과 주주제안을 위해 필요한 최소 지분율(0.1%)을 훌쩍 넘는 약 234만주(0.6%)의 주주가 주주제안에 동의했다.
이는 우리사주조합이 주주제안을 통해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라는 설명이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2017년부터 세차례에 거쳐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추진했으며 이번이 네번째 시도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2017년과 2018년 각각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지만, 주총에서 부결됐다. 2019년에는 후보를 추천했다 자진 철회했다.
주주들의 표 행방이 중요한데, KB금융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이지만 9.97%밖에 보유하고 있지 않다. 65% 이상의 지분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어, 외국인 주주들의 표심이 중요하다.
하지만 외국인 주주의 표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는 그동안 우리사주 추천 사외이사에 대해 두차례 모두 반대 의견을 냈다.
기존 이사회 내에 이미 충분한 해당 분야 전문가가 있어, 전문성이 충분히 갖춰져 있기 때문에 새로운 이사 선임이 불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이번에는 처음으로 직접 외국인 주주 및 ISS 설득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번 UNI 글로벌 유니온과의 연대는 금융산업노동조합이 가입돼 있는 UNI 한국협의회를 통해 이뤄졌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 관계자는 "그동안 외국인 주주들의 표심을 잡지 못해 사외이사 입성에 실패했기 때문에 국제적인 연대가 가장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우리사주조합은 UNI 글로벌을 통해 ISS 측에 우리사주조합의 주주제안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이번 주주제안을 통한 사외이사 선임이 KB금융이 내세우고 있고 세계적인 트렌드인 ESG 경영과 사회적 책임 경영에 부합한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라며 "ISS가 찬성 의견을 낸다면 승산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국내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와 한국우리사주조합청연합회도 지난 23일 KB금융의 우리사주조합 주주제안에 지지 의사를 밝혔다.
한편 정치권에서도 주주·근로자 추천 이사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어, 금융업계에서는 국책은행 등을 대상으로 이 같은 제도가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6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이 대표 발의한 상법 개정안에는 우리사주조합 및 소액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1명을 반드시 사외이사로 선임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지난달에는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하고, 금융회사의 임원을 추천하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 근로자를 대표하는 위원 1명을 포함해 구성하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김다운 기자 kdw@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