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부자' 경방의 재테크…한진 투자 직접→간접 선회


상반기 유동자산 3천443억원…PEF 통한 자본시장 투자 적극적

영등포 타임스퀘어[사진=경방]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경방이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자본시장에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대규모 자금을 사모펀드(PEF)에 투자한 데 이어 보유하고 있던 한진의 지분도 이 PEF에 넘겼다. 직접투자에 따른 시장의 관심은 덜고 투자효과는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경방은 전날 이사회를 열어 한진의 보통주 96만4천주를 'HYK제1호PEF'에 처분키로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한진이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경방이 확보한 신주인수권 18만140증서도 HYK제1호PEF에 넘겼다.

매각대금은 15일 종가(4만5천900원) 기준 442억4천760만원으로, 지분매각은 전날 장 마감 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방식)로 이뤄졌다.

◆경방, 한진 지분 96만4천주 PEF에 넘겨

이번에 매각한 한진 보통주 96만4천주(지분율 8.05%)는 지난 9월 24일 경방이 장내매매 방식으로 취득한 것이라고 공시했던 것과 같은 규모다. 당시 경방은 한진 지분 취득금액을 380억원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경방은 이번 한진 지분 매매로 16.4%(62억4천760만원)의 투자수익을 올린 셈이다.

경방은 지난 3월 19일 한진의 주가가 2만2천660원일 때 최초 투자를 시작해 장내 매수를 통해 조금씩 지분을 늘려왔다.

경방은 한진 지분 매각에 대해 "투자수익 창출"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실상은 한진에 대한 투자방식을 직접투자에서 간접투자로 형태만 바꿨을 뿐 한진에 대한 주요주주로서 지위는 계속 유지할 심산으로 보인다.

경방은 한진 지분 매각 발표와 함께 HYK제1호PEF에 200억원을 출자키로 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HYK제1호PEF에 700억원을 투자해 지분 87.28%를 확보한 바 있다. 5월 이후 PEF에 투자한 금액만 900억원에 달한다. 경방은 한진 지분을 관계회사인 HYK제1호PEF에 매각한 것으로, 사실상 한진 주주로서의 지위에는 변화가 없는 셈이다.

최근 한진그룹이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상황이다. 경방이 한진의 지분을 늘려 2대주주에 오르자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 보트'를 쥔 주요주주라며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경방은 이번 지분매각으로 시장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부담을 피하는 대신 한진에 대한 영향력은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섬유사업 저성장…새로운 성장동력 모색 주력 무엇보다 경방이 PEF 투자에 적극 나서는 것은 풍부한 현금성 유동자산을 바탕으로 기존 주력 사업 외에 투자처를 발굴해 저성장으로 정체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방은 2000년대 초 영등포 공장과 본사 부지를 재개발해 복합쇼핑몰(타임스퀘어)을 운영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쇼핑몰 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7.3%에 달한다. 전통적인 본업인 섬유사업부문(52.5%)의 매출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다르다.

경방은 광주공장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고, 용인공장도 지난해 12월 매각했다. 올해 반월공장도 가동을 중단하면서 경방의 국내 생산물량은 더 이상 없다. 섬유사업본부 자체도 베트남으로 이전한 상태다.

수익성에서도 올 상반기 섬유사업부문은 35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반면, 복합쇼핑몰 사업부가 105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경기가 침체되며 섬유산업 자체가 불황에 빠진 측면이 있지만, 기존 사업만으로는 한계를 느낀 경방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나서며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자본시장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한편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경방의 유동자산은 3천443억원에 달한다. 유동성자산은 1년 이내 자산을 팔아 현금화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지난해 말 2천648억원에서 반년 만에 30% 더 늘어났다.

김종성기자 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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