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사이트]미중(美中) 냉전의 서막…‘주사위는 던져졌다’①


사실상 선전포고 상황…무력 대치·통상 마찰·외교 갈등 등 전면전 양상

[아이뉴스24 김상도 기자]

[글로벌 빌리지 스페이스]

“중국이 원하는 것은 태평양 서부에서 미국을 밀어내는 것이다. 그러나 실패할 것이다. 우리는 겁을 먹지도 않을 것이며, 물러나지도 않을 것이다”라며 중국의 정치 시스템을 겨냥해서는 “자국의 국민을 억압하는 나라는 존재하기 힘들다”라고 덧붙였다.

만약 미래의 역사가들이 미중 냉전의 시작을 알리는 연설을 찾는다면, 그들은 지난 2018년 10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워싱턴의 허드슨협회에서 행한 이 연설을 지적할 수도 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2018년 10월 미국 워싱턴의 허드슨협회에서 행한 연설에서 미중 냉전의 서막을 알렸다. [허드슨협회]

이와 함께 지난 7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중국과의 50년 동반 관계는 실패였다고 경고한 연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과거 대중 외교 기틀을 마련한 리처드 닉슨의 캘리포니아 도서관에서 다음과 같이 역설했다.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궁극적으로 중국 공산당은 우리의 자유를 박탈하고, 자유 진영이 오랜 동안 열심히 노력해서 구축해 온 원칙에 기반한 질서를 전복시킬 것이다. 중국과 맺었던 눈먼 동반의 과거 패러다임은 완성될 수 없다. 그 관계를 중단해야 한다. 과거의 동반 관계로 돌아가면 안 된다.”

펜스 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의 연설은 70여 년 전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의 말을 상기시킨다.

“박틸해의 스테틴에서 아드리아해의 트리에스테까지, 대륙을 가로질러 ‘철의 장막’(iron curtain)이 내려져 있다.”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는 1946년 3월 미국 웨스트민스터 대학에서 행한 연설에서 미소 냉전의 시작을 알렸다. [웨스트민스터 대학]

처칠이 1946년 3월 미국 미주리 주 풀턴의 웨스트민스터 대학에서 행한 연설에서 한 말이다. 이 말은 반세기 가까이 계속됐던 미소 냉전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순간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러나 미중 냉전은 과거 미소 냉전과는 매우 다르다. 미소 냉전은 대체적으로 무력과 이념의 대결이었고, 통상 관계는 별로 없었다.

그러나 미중 냉전은 이미 우리가 목격하고 있듯이, 극단적인 적대와 동반 관계 해체로 시작됐다. 더욱 심화되고 다변화될 것이다.

소련 전성기 시절 국민총생산(GDP)이 미국의 40%를 넘지 못했다. 그러나 중국은 이미 65%를 달성하고, 이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과 중국은 전 세계 GDP의 40%를 담당한다. 따라서 미중 냉전이 지속된다면 미소 냉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충격이 세계에 밀어 닥칠 것이고, 이미 그 전초전은 시작된 느낌이다.

◇냉전의 원인

중국은 저물어 가는 미국이 자신들의 패권을 연장하기 위해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정당한 권리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또 미국인들은 중국이 미국의 안보 이익을 위협하고, 번영을 해치려 하고, 민주주의를 방해하며 미국적 가치관에 도전한다고 생각한다. 반중국 정서가 분열된 미국을 묶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통상과 첨단 산업에서의 충돌이 적대감을 증폭시켰다고 일반적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통상과 첨단 산업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은 전략적 야심과 상반된 정치 시스템에서 나온 보다 깊고 위험한 원인의 증상일 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중국과의 경쟁이 통상과 첨단 산업에서의 균형을 회복하고 미국 헤게모니를 공고히 하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부당함을 바로 잡고 과거 아시아의 패권국, 나아가 세계의 패권국이라는 ‘정당한 위치’로 돌아가려고 한다.

그러한 야망을 이루기 위해서 시 주석에게 주어진 시간은 별로 많지 않다. 인구 감소, 생산성 하락, 산적한 각국으로부터의 중국 외교에 대한 비난 등으로 인해 경제 중진국에서 탈출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냉전은 전 세계를 무대로 펼쳐질 것이지만 지리적 중심은 과거처럼 유럽이 아닌, 인도-태평양이 될 것이다. 세계의 무역과 통상의 중심이 유럽에서 아시아로 옮겨 갔기 때문이다. 아시아의 부상과 유럽의 추락을 의미한다.

미국과 중국은 모두 태평양 세력권이다. 따라서 냉전의 긴장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크게 느껴지는데, 특히 영해권을 둘러싼 대립이 가장 큰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북한·동중국해·남중국해 등이 가장 분쟁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이와 함께 대만과 홍콩도 잠재적인 후보지역이다. 정치적 중요성 때문만은 아니다. 대만은 미국과 중국에 중요한 산업 부품을 공급하는 생산국이다. 홍콩은 세계 무역에 쓰이는 기축 통화인 달러를 공급하는 중국의 관문이기 때문이다.

냉전이 무력으로 충돌하는 열전(熱戰)으로 쉽게 번지지는 않지만, 조심스럽게 관리되지 않는다면 가능할 수 있는 일이다. 역사는 열전이 피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님을 보여준다.

김상도기자 kimsangd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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