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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엔 건강] “술 한 잔은 건강에 좋다”…그렇다 vs 아니다


하루 한 잔 ‘가벼운 음주’, 건강엔 거의 영향 없어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사람마다 서로 다른 이야기로 논쟁이 일어날 때가 있다. 그중 하나로 ‘하루 한 잔, 가벼운 술은 건강에 좋다’는 내용이 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상식과 판단 근거에 따라 ‘그렇다’와 ‘아니다’로 나뉜다.

만취가 아닌 밥 먹으면서 먹는 하루 한 잔의 술은 혈액 순환을 도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식사 시간에 ‘포도주 한 잔’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늘 저렇게 먹으면 알코올 중독에 걸리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이다.

연구에서도 ‘하루 한 잔’의 술은 건강에 좋다는 결과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나친 음주가 아닌 가벼운 술 한 잔은 좋은 콜레스테롤인 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고 혈소판 응집을 줄여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적이 있다. ‘가벼운 술 한 잔’은 알코올 30g 정도를 말한다.

포도주 [아이뉴스24 DB]
포도주 [아이뉴스24 DB]

최근 연구결과는 이와 다른 결론으로 이어졌다.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은 술을 안 마시던 사람이 하루 한 잔씩 술을 마시는 경우 심혈관계 질환과 뇌졸중, 각종 사망 위험이 줄어드는 건강상 이익은 없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가벼운 술 한잔이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과거 연구결과와 다른 결론에 이른 것이다. 가벼운 음주가 건강에 안 좋다는 것은 물론 아니다. 거의 영향이 없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이쯤 되면 또다시 ‘가벼운 술 한 잔’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 연구결과와 지금의 결과를 서로 근거로 들면서 논쟁한다면 그 끝을 알 수 없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장준영,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2007년~2013년)을 바탕으로 비음주자 11만2403명을 음주량 변화에 따라 비음주 유지군과 음주군으로 나눠 3년 동안 건강상태를 분석했다.

연구결과 하루 평균 10g 이하(한 잔 기준)의 알코올을 섭취한 소량 음주군에서 뇌졸중 발생위험이 비음주 유지군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게 감소하지 않았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 역시 비음주 유지군과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소량 음주군의 뇌졸중 발생위험은 비음주 유지군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 없었다. 위험비는 0.83이었고 95% 신뢰구간 0.68~1.02였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 또한 비음주 유지군과 비슷한 수준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위험비는 0.89, 95% 신뢰구간 0.73~1.09). 위험비는 실험군의 위험률을 비교군의 위험률로 나눈 값을 뜻한다.

연구대상자 가운데 두 번째 건강 검진(2009년~2010년) 때까지 비음주를 유지한 사람(비음주 유지군)은 86%였다. 하루 평균 알코올 섭취량이 10g 이하인 사람(소량 음주군)은 9.4%를 차지했다.

관상동맥질환 등 주요 심혈관계 질환이 발생할 위험은 비음주 유지군보다 ‘가벼운 하루 한 잔’ 음주군에서 21% 감소하기는 했다. 연구팀은 이 역시 비교 대상으로 삼은 비음주 유지군 내에 ‘건강이 좋지 못해 술을 마시지 못하는 사람(식 퀴터, sick quitter)’이 포함된 데 따른 결과로 추정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가벼운 음주가 주는 건강상 이점을 의학적으로 뒷받침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결과가 우세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루 한 잔 이하의 소량 알코올 섭취가 심혈관계 질환과 뇌졸중, 각종 사망 위험을 낮추지는 않는다는 사실이 이번 연구로 입증됐다고 연구팀은 평가했다.

장준영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과음이 신체에 주는 해악은 많은 연구와 임상을 통해 밝혀졌는데 비음주자에 있어서 소량의 음주량 증가와 건강의 상관관계는 명확히 입증된 바가 없었다”며 “이번 연구는 비음주자를 대상으로 소량의 알코올 섭취 증가가 심혈관계 질환과 뇌졸중 발생, 사망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첫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알코올 종류와 섭취량과 관계없이 알코올 자체가 주는 건강상 이점은 의학적으로 불분명하다“며 “비음주 습관을 유지해 온 사람이라면 건강을 위해 금주를 이어가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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