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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래현 탄생 100주년 기념 ‘삼중통역자’전 개막


회화·판화·태피스트리 총 138점…35년 만에 대표작 대거 공개

‘박래현, 삼중통역자’전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박래현, 삼중통역자’전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박래현(1920~1976)은 식민지시기 일본화를 수학했으나 해방 후에는 한국적이고 현대적인 회화를 모색했다. 동양화의 재료와 기법을 넘어 세계 화단과 교감할 수 있는 추상화, 태피스트리, 판화를 탐구한 미술가다.

일본 유학 중이던 1943년에 ‘단장’으로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총독상을 받았고, 해방 후에는 서구의 모더니즘을 수용한 새로운 동양화풍으로 1956년 대한미협과 국전에서 ‘이른 아침’ ‘노점’으로 대통령상을 연이어 수상했다.

1960년대 추상화의 물결이 일자 김기창과 함께 동양화의 추상을 이끌었고, 1967년 상파울루 비엔날레 방문을 계기로 중남미를 여행한 뒤 뉴욕에 정착해 판화와 태피스트리로 영역을 확장했다. 7년 만에 귀국해 개최한 1974년 귀국판화전은 한국미술계에 놀라움을 선사했으나, 1976년 1월 간암으로 갑작스럽게 타계함으로써 대중적으로 제대로 이해될 기회를 갖지 못했다.

‘박래현, 삼중통역자’전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박래현, 삼중통역자’전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이어 “가부장제 시대는 ‘박래현’이라는 이름대신 ‘청각장애를 가진 천재화가 김기창의 아내’라는 수식을 부각시켰다”며 “이번 전시는 김기창의 아내가 아닌 예술가 박래현의 성과를 조명함으로써 그의 선구적 예술작업이 마땅히 누렸어야할 비평적 관심을 환기시키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박래현, 삼중통역자’전 전경. [국립현대미술관]전시명인 ‘삼중통역자’는 박래현 스스로 자신을 일컬어 표현한 명칭이다. 미국 여행에서 그는 여행가이드의 영어를 해석해 다시 구화와 몸짓으로 김기창에게 설명해 줬는데, 여행에 동행한 수필가 모윤숙이 그 모습에 관심을 보이자 자신이 ‘삼중통역자와 같다’고 표현했다.

박래현이 말한 ‘삼중통역자’는 영어, 한국어, 구화(구어)를 넘나드는 언어 통역을 의미하지만, 이번 전시에서의 ‘삼중통역’은 회화, 태피스트리, 판화라는 세 가지 매체를 넘나들며 연결지었던 그의 예술 세계로 의미를 확장했다.

‘박래현, 삼중통역자’전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박래현, 삼중통역자’전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윤범모 관장은 “오랫동안 박래현의 작품을 비장했던 소장가들의 적극적 협력으로 평소 보기 어려웠던 작품들이 대거 전시장으로 외출했다”며 “열악했던 여성 미술계에서 선구자로서의 빛나는 업적을 남긴 박래현 예술의 실체를 조명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희 기자 eh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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