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5G 요금 불만,국회·정부도 공범이다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국회와 정부가 5세대 통신(5G) 네크워크 품질과 값비싼 요금제를 이유로 이동통신사에 여전한 규제의지를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디지털 뉴딜의 성공적 추진을 도모해야 하는 이 때에 민간사업자 참여를 독려하기 보다는 오히려 압박하는 모양새다. 정부와 국회의 민간 사업자 팔 비틀기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을지 의문이 남는다.

이통사는 한국판 뉴딜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데이터 고속도로 구축에 공감하고 오는 2022년까지 향후 3년간 유무선 통신 인프라에 많게는 25조7천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통3사가 통상 연간 6조원 규모를 설비투자(CAPEX)에 쓰는 것을 감안하면 꽤 높은 비용이 책정된 셈이다.

이같은 이통사의 결단에 정부는 규제 완화를 약속하기도 했다. 최근 정부가 '디지털 뉴딜 민관 협력회의'를 구성, 민간 사업자들의 참여를 독려하면서 이같은 정책 방향을 강조한 게 대표적이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구현모 KT 대표이사,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LG유플러스 부회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조성우 기자]

하지만 국회와 정부의 행보는 정반대다.

가령 정부와 국회는 지난 5월 시장자율경쟁을 통한 가계통신비 절감을 목표로 전형적인 규제였던 '요금 인가제'가 폐지됐다. 이는 지배적 사업자가 새로운 요금제(이용약관)를 출시할 때 사전에 정부에 이를 제출, 인가를 받도록 한 것. 사실상 정부가 이통사의 요금 담합 빌미를 제공한다는 우려와 차별화된 요금정책을 펼치기 어렵다는 비판에 따른 결단이었다.

하지만 2개월만에 상황이 달라졌다. 과기정통부가 국정과제인 보편요금제 강행에 의지를 보이는 한편, 여당에서도 보편요금제 도입에 다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 보편요금제는 중저가 요금제 출시를 강제하는 것으로 정부의 요금제 설계 등 시장 개입 등 논란으로 과도한 규제로 인식되고 있다.

주파수 재할당 산정대가 역시 뜨거운 감자다. 업계는 전파법에 따라 재할당 대가로 1조5천억원 규모가 적정선이라 보고 있으나 정부는 과거경매대가를 적용, 2조6천억~ 4조원대 수준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최악의 경우 주파수를 회수해 재배치하는 방식까지 고려할 수 있다며 사업자를 압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국회와 정부도 이통사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5G 투자세액공제율을 상향하고, 지방 등록면허세를 감면하고 있다. 하지만 5G 투자세액공제를 통해 이통사가 절감할 수 있는 비용은 약 300억원 수준에 불과하고, 면허세 역시 예택은 10억원 안팎에 그친다. 실효성이 낮다는 얘기다.

게다가 5G 세액공제는 초기 수도권과밀억제권과 공사비를 제외해 큰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통상 이용자가 가장 많은 수도권부터 5G 구축이 이뤄지는데도 이에 따른 공제효과가 없어 수많은 공사업체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최근 여당을 중심으로 영업상 기밀에 해당하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5G 투자세액공제 일몰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또 코로나19에 온라인수업을 위해 지원된 EBS 등 교육사이트 데이터 무상 제공에 대해서도 이를 상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무상 데이터 지원은 월 약 1천억원 수준의 비용이 필요하지만 교육부 지원은 약 5억원 수준에 그친다. 모두 이통업계가 감당해야할 부담이 되는 셈이다.

최근 4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때는 정부가 직접 통신사업을 영위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우정사업본부를 통해 과거 체신부가 했던 것처럼 네트워크에 매년 1조원을 투자, 반값 요금제 등으로 가계통신비를 낮출 수 있다는 것. 현행 법상 정부의 직접 통신 사업은 불가능한 얘기다.

국회와 정부가 포퓰리즘 식 정책이나 입법으로 생태계에 대한 고민없이 이통사 멱살만 잡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가계통신비 절감을 명분으로 선택약정할인율 상향, 취약계층 요금감면, 보편요금제 등 사실상 규제 강화가 이어지면서 이통 3사의 무선(MNO) 사업 수익성은 날로 하락하고 있다.

이통사의 투자여력을 상실은 곧 네트워크 투자 감축으로 이어지게 되고, 제대로 된 투자가 이어지지 못하면 고객들의 품질 불만도 커질 수 밖에 없다. 또 5G 등에 막대한 투자비를 집행하는 이통사로서는 신규 서비스 요금을 무작정 낮출 수도 없는 상황이다. 5G 품질 및 요금 불만에 국회와 정부는 책임이 없는지 되묻고 싶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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