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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빈 충만 찾는 힐링게임 SIIMI(시미), 북미 유저들도 힐링할까


[아이뉴스24 이도영 기자] “버리고 비우는 일은 결코 소극적인 삶이 아니라 지혜로운 삶의 선택이다. 공간이나 여백은 그저 비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과 여백이 본질과 실상을 떠받혀주고 있다”

법정스님은 수필집 ‘버리고 떠나기’를 통해 비어 있음이 본질과 실상에 가깝다 했다. 하지만 우리 세상은 되도록 많은 것들을 나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 삶의 목표가 되곤 한다. 본질보다는 소유를 통한 우위와 안락함이 더 중요하고, 가상 세계인 게임들까지 고득점을 노리거나, 레벨업을 하거나, 인벤토리를 채워가는 것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여기 999개의 나뭇잎을 가진 주인공 '시미(SIIMI)'가 있다. 시미는 사막의 마을에 사는 미(MI)종족으로 신성한 나무 위그드라미를 따라하며 외적으로 더 나은 존재가 되기를 항상 꿈꾼다. 그들은 나무처럼 보이고자 더 많은 나뭇잎을 가지기 위해 꽃들의 잎사귀까지 떼서 모으고 하루를 치장하는데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꾸미는 것이 서투른 시미는 외모로 인해 마을에서 따돌림을 받고 지쳐간다.

게임 SIIMI는 시미가 더 이상 위그드라미처럼 보이는데 애쓰지 않기로 결심하고 마을을 떠나 999개의 나뭇잎을 잃어가는 과정을 모험과 미니게임으로 그려낸다. 레벨업도, 점수판도 없다. 그간의 게임들과 정반대의 구성이다.

퍼즐 요소가 가미된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 장르의 모바일 게임 SIIMI는 2020년 1월 구글에서 국내 출시된 후, 하루 만에 iOS App Store 어드벤처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다. “많은 울림과 생각이 담긴 게임이다”, “따뜻하고 여운이 남는다”, “유년시절의 상처를 보듬는 시간이었다”는 등 게임 유저들의 호평이 줄을 이으며 iOS APP Store FEATURED에 선정되기도 했다.

남의 기대에 맞춰 살던 모습을 비우고서야 진정한 나로 충만해지는 시미의 이야기는 외모와 자존감의 연결고리로 상처받거나 고민하는 이들에게 위로와 깨달음을 준다. 많은 이들이 공감한 SIIMI의 스토리는 ‘가짜 자존감 권하는 사회'라는 서적을 참고해 만든 순수창작 스토리이다.

SIIMI개발팀인 GOINDOL은 게임 비전공자인 서울여대 학생들로 이뤄져 있는데 SIIMI를 기획하며 사람들이 자존감을 위해 추구하고 신경 쓰는 것에 대해 생각할 계기를 마련하고 힐링 하기를 의도했다. 실제 게임에서 여러 캐릭터가 이를 대변하고 함께 변화하는데 이때문인지 주로 청소년층을 포함한 10대~20대의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으며, 귀여운 캐릭터와 파스텔 톤의 그래픽으로 5-7세 어린이 층에서도 반응이 좋다.

SIIMI를 개발하고 퍼브리싱 한 겜브릿지는 현재 SIIMI를 영어로도 지원해 모바일 게임 시장성이 있는 싱가포르에 9월 11일, 미국과 캐나다에 9월 16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해외시장 진출에 대해 높은 매출과 다운로드 수에 대한 기대보다는 ‘자존감을 위한 힐링 게임’을 널리 알려 많은 이들이 경험하는데 의미를 두고 기대를 싣고 있다.

겜브릿지 도민석 대표는 “한국에 ‘자존감’이라는 주제로 이런 게임을 만드는 팀이 있다는 걸 영어권 국가의 이용자들에게 알리고, 인디게임에 애정이 있는 더 많은 플레이어들을 만난다는 것에 중심을 두었다”고 전했다.

그렇기에 겜브릿지는 SIIMI가 ‘돈이 아깝지 않은 패키지 게임’이 되고자 노력했다. 유료게임 대부분이 구매 후 플레이를 하기에 플레이 전 기대감과 플레이 후 소감에 대한 큰 격차가 발생할 수 있는데, SIIMI의 경우 ‘돈이 아깝다’는 뉘앙스의 리뷰가 달리지 않는다. 다소 저렴하게 느껴질 수 있는 적정한 가격 정책과 잔잔하고 따뜻한 스토리 여정이 유저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긴 것이다.

한편, SIIMI 개발사 겜브릿지는 설립 이후 사회적 메시지와 게임성으로 유저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주는데 힘써온 ‘임팩트 게임’ 개발사이다. 기존 대중문화에서 주목받지 못한 사회, 환경 이슈에 대해 주의를 환기하고 인식을 개선하는 게임을 주로 개발하고 퍼블리싱해왔다.

2015년 네팔의 대지진의 현장과 아픔을 담은 게임 ‘After days’를 개발해 당시 참상을 널리 알리고 유저들에게 재난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했으며, SIIMI에 이어 현재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게임인 The Wednesday 출시 준비와 내년 상반기 모바일게임을 개발을 병행 중이다.

GOINDOL 개발팀은 “이번 3개국 출시로 다양한 국가의 이용자들을 만나게 되어 기쁘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에 답답함을 느끼신 분들에게 SIIMI의 여정이 힐링이 되었으면 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도영기자 ldy100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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