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新라이벌 삼성 vs SK ①] 재계의 지형변화…미래먹거리 경쟁관계 부각


SK의 하이닉스 인수로 경쟁 관계 구축…배터리·바이오 정면대결도 시간문제

삼성과 SK그룹이 재계의 새로운 라이벌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서초사옥(왼쪽)과 SK그룹 서린사옥.
삼성과 SK그룹이 재계의 새로운 라이벌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서초사옥(왼쪽)과 SK그룹 서린사옥.

[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삼성그룹과 SK그룹이 재계 신 라이벌로 떠오르고 있다. 두 그룹 모두 반도체를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는 가운데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고 있는 사업 분야도 전기차 배터리와 바이오로 겹친다. 그동안 협력 관계가 더 깊었던 양 그룹은 앞으로 경쟁 관계가 더욱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에게 전통의 라이벌은 현대와 LG가 꼽혀왔다. 삼성과 현대는 재계 1, 2위 구도를 수십년간 형성해왔고, 서로가 상대방의 주력 사업인 전자, 자동차 등의 시장에 진출했던 역사 때문이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삼성과 현대의 관계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삼성이 자동차 사업에서 철수하고, 현대는 반도체 사업에서 손을 떼면서 사업적으로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서 벗어난 영향이다. 2세 경영이 본격화된 것도 불필요한 라이벌 의식을 해소시켰다는 평가다.

삼성과 LG는 TV·가전 시장에서 영원한 앙숙이다. 냉탕과 온탕을 오고가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관계는 신제품 출시 시기에는 특히 날카로워진다. 최근까지도 TV, 의류관리기, 건조기 등을 두고 신경전이 끝이지 않는다. 가전을 제외하면 삼성과 LG의 경쟁 관계는 미미하다.

SK그룹 역시 전통적으로 LG와 경쟁관계를 유지해왔다. GS그룹이 계열분리하기 전까지 정유 사업에서 경쟁했고, 지금까지도 통신 시장에서의 경쟁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법정 공방까지 진행할 정도로 감정이 악화된 상태다.

반면 삼성과 SK는 오히려 협력 관계가 더 부각돼 왔다. 특히 삼성이 단말기를 제공하고 SK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동통신 시장에서 양사는 끈끈한 관계를 보였다. SK가 아이폰의 국내 출시를 늦추면서 삼성이 스마트폰 시장에 대응할 시간을 벌어준 일화는 유명하다.

우호적인 삼성과 SK의 관계도 변화가 감지된다. 기존 먹거리부터 미래 성장 동력까지 주요 사업 분야가 모두 겹치기 때문이다. 시작은 SK의 하이닉스 인수다. SK는 2012년 2월 하이닉스를 약 3조4천억원에 인수했다. SK그룹의 하이닉스 인수를 두고 '승자의 저주'에 대한 우려도 나왔지만 오히려 SK그룹의 복덩이가 됐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슈퍼호황 등에 힘입어 눈부신 실적 성장을 이루고 SK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성장했다. 또한 SK그룹은 SK하이닉스 인수 이후 반도체 관련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을 차례로 진행하며 그룹 주력 사업을 반도체로 삼았다.

다만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3사의 과점 체제인 만큼 그동안 삼성과 SK의 경쟁 관계가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013년 반도체 관련 포괄적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며 오히려 협력을 추구하기도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돈독한 관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화웨이 사태로 인해 양사의 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 화웨이 제제로 글로벌 큰 손을 잃게 된 만큼 대체 수요처를 찾는 과정에서 경쟁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로 인한 반도체 시장 지각변동도 양사의 경쟁 관계를 부르는 변수가 될 수 있다.

삼성과 SK가 신사업으로 육성 중인 전기차 배터리와 바이오 분야에서도 정면대결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이 2010년 발표한 5대 신수종 사업에 배터리와 바이오를 포함시킬 때부터 예견된 일인 셈이다.

SK그룹은 1982년부터 석유를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 개발을 천명했고, 1992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연구를 시작했다. 또한 SK는 1993년 신약개발연구팀을 만들고 바이오 사업에 첫 발을 들였다.

삼성이 한발 늦은 셈이지만 특유의 추진력과 자본력을 앞세워 단기간에 업계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왔다. 최근 삼성과 SK 모두 전기차 배터리와 바이오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결실을 맺고 있는 만큼 본격적인 경쟁 관계가 시작된 셈이다. 관련 사업이 확대될수록 양사의 경쟁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배터리나 바이오 모두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인 만큼 삼성과 SK 모두 미래 먹거리를 대비하는 과정에서 사업을 키우고 있다"면서 "반도체는 물론 배터리와 바이오 분야에서도 경쟁보다는 각자가 잘하는 영역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新라이벌 삼성 vs SK ①] 재계의 지형변화…미래먹거리 경쟁관계 부각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