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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비용으로 최대 효과…우리금융, 스마트한 디지털 영토 확장 눈길


손태승 회장 "디지털 혁신은 그룹의 생존 문제" 강조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우리금융그룹]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우리금융그룹]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모든 산업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요즘, 금융권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키워드로 잡고 디지털 역량 강화에 한창이다. 내부에 디지털 전담 부서를 새롭게 신설하는가하면, 기존 금융 서비스를 언택트 흐름에 맞춰 개편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여기까진 여느 금융사들의 이야기다.

우리금융은 좀 다르다. 타업종과의 협력을 큰 방향으로 잡고 적극적으로 손을 잡고 있다. ICT의 핵심인 통신사는 물론이고, 최대의 경쟁상대가 된 빅테크와도 거침없이 제휴를 맺는 모습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18일 열린 그룹 경영협의회에서 "디지털 혁신은 그룹의 생존 문제"라며 앞으로 금융그룹 회장이자 우리금융의 디지털 브랜드인 WON뱅크 CEO라는 각오로 직접 디지털 혁신의 선봉에 서서 1등 디지털 금융그룹으로 변모시킬 것"이라 밝혔다.

특히 손 회장은 이 자리에서 디지털 인력들이 근무 중인 우리금융남산타워에 제2의 사무실을 마련해 매일 오후 장소를 옮겨 근무할 것이라 공언하기도 했다.

손 회장의 말대로 최근 우리금융은 디지털 혁신에 바짝 고삐를 당기는 모습이다. 특이한 건 외부 기업과 업무 협약을 맺는 등 네트워크 형성에 적극적인 모습이라는 점이다.

통신사인 KT와 손을 잡은 게 대표적 사례다. 우리금융은 지난 달 KT와 금융·ICT 융합을 위한 전략적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당면과제로 삼고 금융과 통신 데이터를 결합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또 양사 채널을 활용한 공동마케팅으로 고객 기반을 확대하는 공동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이 주목한 건 KT의 방대한 통신데이터다. 금융과 통신 데이터를 합치면 보다 정교한 개인화 마케팅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다수의 신규 고객을 끌어 모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최근 경쟁 상대로 급부상한 빅테크와도 거침없이 손을 잡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10일 카카오페이와 '디지털 금융서비스 공동 개발 및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각사의 기술을 바탕으로 ▲오픈 API 연동을 통한 비대면 대출 신청 ▲고객 맞춤 디지털 금융상품·서비스 개발을 위해 협력할 계획이다. 첫 번째 공동사업으로 카카오페이의 '내 대출 한도' 서비스에 우리은행의 비대면 대출상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다른 빅테크인 비바리퍼블리카와도 손잡고 토스의 '내게 맞는 대출 찾기' 서비스에 '우리WON하는 직장인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7월엔 네이버와 제휴를 맺고 네이버 지도를 통해 우리은행 영업점별 대기 고객을 확인하고, 모바일 번호표를 발급해주는 서비스를 내놨다.

우리금융이 외부 네트워크에 공을 들이는 건 그만큼 플랫폼의 힘이 강력하다는 방증이다. 이미 핀테크 플랫폼이 소비자들의 일상에 녹아든 만큼, 금융 서비스 하나만으로는 전세를 역전시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결합'이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 금융을 위한 플랫폼을 새로 만들기보다는, 기존의 플랫폼에 우리금융을 녹여낸다는 전략이다. 우리금융은 지난 상반기 'Digital for Better Life(더 나은 삶을 위한 디지털)'라는 디지털 비전을 선포하며 타업종과 적극적인 디지털 협업을 추진하는 등 개방형 혁신을 진행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플랫폼의 힘을 느낄 수 있는 단적인 예가 카카오뱅크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17년 7월 공식 출범 이후, 한 달여 만에 계좌 개설 고객수가 3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8월말 기준 고객수는 1천294만명, 수신잔액은 22조3천159억원, 여신잔액은 18조3천3257억원으로 그야말로 급성장했다. 여기엔 '카카오톡'이라는 막강한 플랫폼이 한 몫 했다.

우리금융의 전략은 비용 측면에서도 효율적이다. 인수합병을 위해 시간과 비용을 들일 필요 없이, 빠르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한 디지털 혁신'인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플랫폼이 무서운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그 안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라며 "아무리 금융 서비스를 잘 만들어놔도 고객이 사용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고객 관점에서 고객이 무엇을 선호하는지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우리금융이 외부 네트워크에만 신경 쓰는 건 아니다. 우리금융은 지난 5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함께 이끄는 컨트롤타워 '디지털혁신위원회'를 구축했다. 그룹사의 젊은 직원들로 구성된 '블루팀'을 혁신위원회에 참여시켜 동력을 배가시켰다.

그룹사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하루 10부 내외 분량의 'DT·IT 지식 콘텐츠' 온라인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DT·IT 트렌드, DT 전략, 인공지능 등과 같이 최근 부각되고 있는 핀테크 기술과 디지털 금융환경에 발맞춘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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