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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거리두기 2단계 복귀 1주일…활기 돌아온 서울의 저녁


종로 인근 유명 식당 '줄서기' 부활…일각에선 소규모 집단감염 우려도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지난주보다 손님이 늘어난 건 확실해요. 지금까지 '눌려있던 것'이 약간 폭발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해요. 코로나19 사태 진정과 회복이 반복되며 쌓인 스트레스를 풀겠다는 마음인 손님이 많아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울 종로에서 A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50·남) 씨는 지난 21일 저녁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복귀 이후 매출 변화가 어떻냐는 기자의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이어 "방역에는 각별히 신경 쓰고 있지만, 손님이 이렇게 많으면 살짝 긴장되는 것도 없잖아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에서 2단계로 완화된 지 일주일이 지난 이날 저녁 서울의 거리는 다시 고객들로 북적였다. 을씨년스러움마저 자아내던 먹자골목은 퇴근 후 식사를 하러 가는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졌고, 몇몇 유명 맛집에는 '줄세우기'까지 다시 한 번 벌어졌다.

실제 B 식당 앞에서 줄을 서고 있던 직장인 최진규(40·남)씨는 "거리두기 상황이라 기다리지 않고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예약을 하지 않았는데, 웨이팅이 40분정도 걸릴 것 같다고 한다"고 아쉬워하며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22일 저녁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이현석기자]
22일 저녁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이현석기자]

식당 내부의 분위기도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모든 식당이 입장 전 QR코드를 찍도록 하고, 손 소독제 사용을 요구했지만 옹기종기 모여 앉은 직장인들이 술잔을 부딪히는 소리는 예전 그대로였다. 또 시간이 지날 수록 무르익은 분위기에 대화를 나누는 목소리도 커졌다.

인근 카페의 풍경도 어느 정도 일상을 되찾은 느낌이었다. 다소 이른 시각이었지만 식사를 마친 직장인들이 커피를 한 잔 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노트북을 편 '카공족' 들도 예전보다 수가 줄어들긴 했지만 드문드문 눈에 띄었다. 다만 커피 외 음식을 주문 받지 않는 매장이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소홀해지는 모습이 보여 우려가 됐다. 취식 중이 아닐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규정이지만, 현실적 이유로 이는 거의 지켜지지 않았다. 카페에서도 빈 잔을 곁에 두고 마스크를 내린 채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대부분이었다.

또 식당에 막 들어설 때는 QR코드를 통한 인증 과정을 거쳤지만, 흡연 등의 사유로 잠시 밖에 나왔다 들어갈 때는 별다른 관리가 없었다. 실제 북창동 골목에 위치한 C식당 앞에서는 약 5명 가량의 손님이 집단으로 나와 좁은 골목에서 담배를 피우며 행인들과 접촉했지만 식당에 다시 들어갈 때 아무런 제지도 당하지 않았다.

21일 저녁 서울 중구의 '중리단길' 거리에 많은 시민들이 몰려 있었다. [사진=이현석기자]
21일 저녁 서울 중구의 '중리단길' 거리에 많은 시민들이 몰려 있었다. [사진=이현석기자]

C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던 직장인 양모(28·여)씨는 "회식이라 어쩔 수 없이 참가했지만 감염이 두려운 마음은 있다"며 "보다시피 이렇게 북적거리는데, 운이 좋길 바라면서 개인 방역에 힘쓰는 것 외 뾰족한 대책이 있겠는가"라며 한숨을 쉬었다.

업계는 코로나19 상황에 소비자가 익숙해지면서 골목상권에 활기가 돌아오는 것 자체는 반가운 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하지만 한 순간의 실수로 감염이 들불처럼 확산된 바 있는 것처럼, 사소한 상황에도 철저하게 방역 지침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다시 대유행하는 상황을 피할 수 있었던 것 같고, 방역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다시 안심하고 식당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한 것 같다"며 "하지만 소규모라도 식당 등에서의 집단감염이 발생할 수록 외식업 기피 현상은 더욱 크게 벌어질 것인 만큼 철두철미한 방역 지침 지키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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