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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쏟아지는 보험사 매물…더 이상 성장 못하는 것일까


지난해 보험업계 관계자와 업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나온 말이다. 그는 산업이라는 것은 흐름이기에 호황과 불황의 사이클을 오가기 마련이지만 보험산업의 향후 전망은 불황이 계속될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놓았다.

그의 말처럼 최근 보험사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난해 롯데손해보험이 JKL파트너스에 매각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미국계 생명보험사인 푸르덴셜생명이 KB금융지주의 품에 안겼다. 푸르덴셜생명은 건전성과 수익성이 양호해 매각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에서 충격으로 받아들일 정도였다.

더케이손해보험도 하나금융지주에 매각돼 하나손해보험이 됐고, 프랑스 악사그룹의 악사손해보험도 매물로 나와 얼마 전 예비입찰을 실시했다. KDB생명도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잠재 매물로 거론되는 보험사들도 여럿이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지속적으로 매물 후보군으로 언급되고 있다. 메트라이프생명과 AIA생명도 잠재 재물로 거론되고 있고, 최근에는 라이나생명과 한화그룹 소속 한화손해보험도 매각설에 휩싸였다.

당시 흘려 들었던 이야기가 현실이 된 것은 생명보험산업은 구조적인 문제, 손해보험산업은 제도적인 문제라는 그의 말이 큰 틀에선 정답이기 때문이다.

생보사들은 고령화·저출산으로 인해 포화 상태에 직면하면서 제로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여기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자산운용의 어려움까지 직면한 상태다.

손보사의 경우에는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의 손실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보험료를 올리면 어느 정도 손해율을 잡아 실적 개선이 가능하지만 국민 여론과 당국의 눈치로 인해 이마저도 쉽사리 결정할 수 없다.

보험산업의 향후 전망을 어둡게 보는 것은 보험업계뿐만이 아니다. 최근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역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사견임을 전제로 "보험산업의 경우 현재로서는 성장 모멘텀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11개 보험주로 구성된 KRX보험지수는 2017년 8월 2일 2100.25로 고점을 찍은 이후 지속적인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19일에는 635.54까지 떨어지면서 70% 가깝게 쪼그라들었다.

보험사들의 찬란했던 봄날은 가고 혹독한 겨울이 다가오는 것일까. '알 수 없는 인생'이기에 국민들에게 꼭 필요했고, 이를 토대로 성장했던 보험산업의 앞날. 안타깝지만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허재영 기자 hurop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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